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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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이야."

"신병이요..?"

"그래. 그 아이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절대 안 나."

내 신어머니와 나의 첫만남은 내가 6살때였다. 원인 모를 병에 걸려 며칠을 사경을 헤매다 내 부모님은 뭐라도 하자라는 심정으로 훗날 내 신어머니가 될 무당을 찾아갔다고 한다.

"신병이라니..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됐어 여보. 일어나!"

"아이를 죽일셈인가?"

"뭐? 죽기는 무슨. 당신! 내가 당신 같은 사람들 모를줄 알아? 그냥 아츤 애한테 신병이니 굿이니 그렇게 몇백만원 뜯어 갈 사기꾼인들인 거!!"

"..."

무당은 남자를 매섭게 바라보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씩씩 거리던 남자는 그녀의 눈빛에 기가 눌린듯 점차 흥분을 가라 앉혔다.

"다 했나?"

조용해진 남자를 보며 무당은 그에게 물었다.

'이제 조용히 앉아 내 말 들어'라는 말이 저 세 단어로 함축 돼 있었다.

남자는 무당의 카리스마에 침을 꼴딱 삼키며 뻘쭘하게 서있었다. 보다못해 남자의 아내가 그의 손을 툭툭 치며 앉으라고 눈치를 줬다.

남자는 그제서야 못 이기는 척 한숨을 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죄송해요. 저희 남편이 이런 걸 잘 믿지 못 하는 편이라.."

남편과는 달리 여자는 훨씬 차분하고 얌전한 성격이었다.

여자는 말을 하며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표정에서는 슬픔이 가득했다. 제 배 아파 낳은 첫 아이가 신병이 있다는 소리에 마음이 복잡했다.

그리고 그걸 눈치 챈 무당 역시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신병이라면 어떻게 해야 해는 건가요? 우리 수아... 신내림 받으면 괜찮아지는 건가요? 비용은... 얼마든지... 우리 수아만 괜찮아진다면 얼마든지 상관 없습니다."

여자의 표정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이 아이의 나이 때문이었을까?

무당은 여자의 질문을 들으며 마음 한켠이 욱씬거렸다.

어릴때 신내림 받던 제 자신의 생각이 났었다. 그게 제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었는지... 제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었는지...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더 마음이 약해졌다.

"하..."

한숨을 쉬며 아이를 바라봤다.

"6살이라고 했는가?"

"네.. 며칠 전에 생일이었습니다."

"너무 어린 아이인데..."

신도 참 매정하시지. 그렇게 많은 몸들 중에서 굳이 이 어린 아이를 마음에 들어 하셔서 평범한 삶을 누려보기도 전에...

"비용은 됐으니 아이의 안전을 위해 하루 빨리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

"네? 아니 그래도 어떻게 공짜로..."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아라."

무당은 여자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됐다. 날짜는 내일 모레 수요일로 하지."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내 운명은 평범한 아이에서 어딘가 조금 특별한 아이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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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 오랜만에 글을 써보네요. 무속인 이야기.. 제가 기독교라..ㅋㅋㅋㅋㅋ 잘 써나 갈 수 있을지 진짜 모르겠지만 어떻게 잘 써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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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Nov 07,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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