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자는 이런 엔딩이 싫습니다! 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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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왠지 사람이 너무 적은 것 같은데?

문득 주변을 둘러보다 인원이 평소와 같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증거로, 백이강의 호위라곤 고작해야 나와 아셀뿐이었다.

사실 나와 아셀만 해도 충분히 초과 전력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보통 황족들은 호위병을 한가득 이끌고 다니다 보니 그런 걸 두고 보면 확실히 적은 편에 속했다.

내가 보기에도 이렇다면 다른 이들의 눈에는 상당히 적어 보일 거다.

자고로 황족이란 보이는 것에 의의를 두는 법. 그걸 백이강이 모를 리 없는데?

“원래 이런 큰 행사가 있으면 기사단장이 호위하지 않나?”

켄이 아무리 배신한 전적이 있다고 한들 호위를 마다할 이유는 없을 거다. 무엇보다 켄은 이제 완전히 피엘과 돌아섰으니까.

물론 백이강이 켄을 못 미더워하는 건 여전하니까 이해는 가지만.

“말씀대로 보통은 기사단장이 호위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마법사가 호위하는 것이 더 격이 높습니다. 그 수가 적고, 능력이 더 가치 있기 때문입니다.”

곁에 있던 아셀이 내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넌지시 대답을 건네왔다.

“으흠, 그 말은…… 황실 기사단보다 내가 더 귀한 인력이라는 말씀?”

“예. 청도운 님께서는 마탑보다도 더 귀한 황실 소속이시니 더없이 충분합니다. 특히 최근에 능력을 손수 보이신 것도 있으니 모두들 경외할 겁니다.”

으으음, 이거 뭔가 기분 좋은데? 내가 낙하산이라고 욕먹었던 것도 사실 전부 귀한 자리를 꿰찬 내가 부러워서라는 뜻이잖아?

엣헴,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나를 하찮게 보던 백이강, 똑바로 들었냐? 내가 바로 기사단보다 더한 든든한 아군이다, 이 말씀이야!

“저리 쓸데없이 콧대만 높아질까 봐 말하지 않았는데, 용케 듣고 마는군.”

이 기쁜 순간에 초를 치는 자그마한 한숨이 앞쪽에서 들려왔다. 하여간 망할 백이강. 말을 해도 꼭 저렇게 얄밉게 한다니까.

“그런……! 송구합니다.”

심지어 아셀은 곧바로 사과했다. 주군의 깊은 뜻을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얼굴 위에 어려 있었다.

“뭐야, 아셀이 여기서 사과하면 내가 뭐가 돼요?! 송구하지 마! 송구하지 말라고!”

“흠흠.”

황당해진 내가 소리치자 아셀은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에잉 쯧, 윗물이나 아랫물이나 똑같네.

“청도운.”

백이강은 아셀에게 불만을 쏟느라 뒤처졌던 나를 제 쪽으로 다시 이끌었다. 다시 백이강의 곁에 서게 된 나는 어느새 파티장 앞에 도착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웬만하면 나와 아셀 곁에서 떨어지지 마.”

이상한 조언을 하는 백이강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묘했다. 무슨 뜻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왜?”

“보면 알 거다.”

이렇다 할 설명을 해주지 않은 백이강에게 다시 한번 물으려던 순간, 파티장 앞에서 대기 중이던 필립과 켄이 우리를 발견하고 서둘러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전하, 에툴담 백작이 노텔드 산맥 광산 사업 건에 관해 알현 신청한 것을 오늘 처리하셔야 합니다. 그 전에 먼저 귀족들과 간단히 담소를 나누신 뒤, 단상에 나가셔서 간단히 축사해 주시면 됩니다.”

“폐하께서는?”

“단상에서 합류하실 겁니다. 본래라면 이곳에서부터 함께하셔야 하나…….”

빠르고 정확하게 일정을 설명하던 필립은 점차 말끝을 흐렸다.

최근 동상의 머리통이 번개를 맞고 날아간 그 사건을 지칭하고 있다는 게 암묵적으로 느껴졌다.

아무튼, 그로 인해 황제의 심기가 여전히 불편한 모양이었다. 그 사건에 대해 귀족들이 전부 알고 있으니 웃는 얼굴로 나서기 뭣하겠지.

그렇다고 불안에 떨고 있을 제국민에게까지 그를 티 낼 수는 없으니 단상에서 합류할 계획인 듯했다.

필립의 말을 단숨에 이해한 듯, 백이강은 간단히 고개를 주억이며 켄을 바라보았다.

অধিকাৰীয়ে এনেধৰণৰ অন্ত ঘৃণা কৰে!Donde viven las historias. Descúbrelo aho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