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자는 이런 엔딩이 싫습니다! 4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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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강이 몰락한 뒤 황태자가 된 피엘이 일은커녕 흥청망청 욕망 채우기에 급급하자 그 또한 단칼에 쳐낸 게 이안이다.

고작해야 3황자 신분, 황위 계승권에서 가장 마지막인 자가 그런 일을 해냈다는 것 자체로…… 나보다 먼치킨이란 소리다.

나는 힘은 있지만, 힘만 있으니까.

이안은 실질적인 무력을 가졌다기보다는 그를 가진 자들을 이용하고, 상황을 적절히 분배하여 목적을 이룬다.

역시 주인공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니까.

방금 일만 해도 결론이야 어찌 됐든 그림자가 이안의 위세가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 마음에 한 말이니까.

말을 던졌던 그림자는 끽소리도 못 하고 바로 물러났다. 스스로 근신하러 간 모양인데, 이래저래 말을 잘 듣는 편인 것 같다.

“마법사님, 죄송합니다. 오랜 시간 동부에서 지내다 보니 수하들이 수도의 소식에 둔합니다.”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황자 신분인 사람이 이렇게 곧잘 사과하는 모습은 썩 낯설게 느껴졌다.

이게 원래 이안의 성격이니까 놀랄 건 없지만.

그건 그렇고…… 성력을 뜯겠다는 목적을 이뤘으니 슬슬 돌아가야겠는데? 지금쯤 분신의 효력도 떨어져서 소멸했을 테고.

아셀은 진작부터 내가 사라졌다는 걸 알고 찾으러 다니고 있겠지. 그림자들도 마찬가지고. 백이강 또한 내가 없어진 걸 알고 있을 거다.

사실 성력을 이렇게 병아리 눈물만큼만 흡수할 생각은 없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필요한 성력을 홀라당! 단숨에 빼먹고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가려 했는데.

……그랬는데, 이렇게 면전에서 따악 마주치는 바람에 그러지 못하게 됐다. 그래도 소다 향에 이끌린 결과가 3황자라니, 나름대로 선전했다.

그럴 리는 없지만, 혹여 만나지 못했다면 내 능력에 자괴감을 느꼈을지도.

문제가 있다면…… 결론적으로 나쁜 건 없었으나, 한 방에 해결하지 못했으니 백이강에게 둘러댈 말이 없었다.

차라리 단번에 빼먹었다면 성력으로 불치병 치료해 준 다음 이걸 위해 잠깐 자리를 비웠다고 말하면 되는데, 그러지 못하게 됐으니…….

그때, 누군가 찾아왔다.

문이 열려 있음에도 그 남자는 문과 밖의 경계선에 서서 안쪽으로 발을 들이지 않았다.

“저하, 건국제 축사가 모두 끝났습니다.”

단정하고도 피곤해 보이는 낯익은 인상을 대충 보아하니 보좌관인 듯했다.

“그럼 슬슬 폐하께 인사드리러 가야겠구나.”

어, 그럼 이제 술 안 마셔도 되는 건가? 이안이 잔 채워줄 때마다 술 먹는 기계처럼 냅다 들이켜지 않아도 된다고?

마침 잘됐다 싶은 마음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벌떡 일어선 나는 세상 화사하게 웃으며 빈 잔을 내려놓았다.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취기가 올라오기 전에 어떻게든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도수가 높은 술은 아니지만, 그마저도 지속해서 들이켜다 보면 도수고 뭐고, 술은 술이게 된다.

“전하께 가시는 겁니까?”

이안은 다소 무례할지도 모르는 내 행동을 조금도 지적하지 않고 부드럽게 나를 올려다보며 넌지시 물음을 던졌다.

“네, 뭐…… 그렇죠.”

딱히 백이강을 만나러 갈 생각은 없었는데, 이안의 말을 듣고 보니 만나러 가는 게 맞을 것 같다.

지금 누구보다 간절하게 나를 찾고 있는 사람은 아셀과 그림자들이겠지만, 그들을 조종하는 놈은 백이강이니까…….

“조만간 다시 뵙겠습니다.”

매끈하게 웃어 보인 이안은 마지막 잔을 쭉 들이마셨다.

이젠 더 비울 술도 없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빈 병만 벌써 다섯 병이었다.

내가 두 병 마셨다고 치면, 저 괴물 같은 주인공 놈은 혼자서 세 병을 마셨다는 소리다.

অধিকাৰীয়ে এনেধৰণৰ অন্ত ঘৃণা কৰে!Hikayelerin yaşadığı yer. Şimdi keşfe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