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이 활동 중단한다는 기사에 대중들의 반응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 그동안 잘 쉬다오고."
"네."
주현은 한쪽 팔에 부상을 당했는데 깁스를 해서 2개월 동안 배우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배우라서 깁스하고 TV에 나올 수도 없고, 대표님과 잘 상의해 이참에 쉴 겸 해서 활동 중단을 결정했다.
매니저는 주현을 차로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비 오네."
주현이 제일 싫어하는 날은 비 오는 날이다. 신발이 축축하고, 우산을 썼다 하더라도 팔에 빗물이 다 튀어서 싫어한다.
그래도 집에 안 갈 순 없으니 주현은 차에 있던 우산을 쓰고 갔다.
"뭐지, 나 택배 시킨 것도 없는데."
집 앞에 한 박스가 놓여 있어서 자세히 보니 추워서 덜덜 떨고 있는 아기 고양이와 장난감, 그리고 메모지가 놓여 있었다. 메모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 우리 고양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 ❞
"하필 왜 우리 집에 버리고 갔대..."
그냥 지나치려다가 아기 고양이가 냐아옹- 하고 울면서 초롱 초롱 한 눈빛으로 주현을 쳐다보는 데 도저히 지나칠 수 없어 그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오게 된다.
"많이 추웠지."
주현은 물기를 털어주고 입고 있던 가디건을 벗어 아기 고양이에게 덮어주었다.
급하게 보일러도 켜서 방 안을 따뜻하게 하고 나선 고양이 사료와 간식을 사기 위해서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음..."
주현은 도대체 무슨 사료와 간식을 사야 하는지 몰라서 무조건 비싸면 되는 줄 알고 제일 비싼 사료와 간식을 샀다.
"네- 5만 9천 원입니다."
배고팠는지 허겁지겁 사료를 먹는 아기 고양이를 보며 주현은 속으로 살짝 울컥했다.
"그나저나 이름은 뭘로 짓지."
나중에 정하자는 생각으로 물을 마시러 냉장고로 갔는데 엄마는 언제 왔다 갔던 건지 포스트잇에 '주현아~ 배추김치 해놨으니까 묵어라~' 라고 냉장고에 붙어 있었다.
그렇게 해서 아기 고양이는 배추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배추야, 다 먹었으니까 이젠 씻자!"
아기 고양이는 갑자기 주현의 스웨터를 손톱으로 할퀴더니 경계했다.
"목욕하는 걸 싫어하나..."
그러고선 욕실로 가더니 아기 고양이가 스스로 점프를 해 샤워기를 잡고 바디워시도 듬뿍 짜서 혼자 씻는 광경을 본 주현은 충격으로부터 벗어나질 못했다.
"...미친."
아기 고양이는 주현이 계속 쳐다보는 걸 못마땅했는지 눈치를 주고 나선 욕실 문을 닫았다.
"세상에 이런 일은 없어에 제보할까...?"
아기 고양이가 다 씻고 주현은 진짜 낚싯대에 진짜 생선 매달은 걸로 놀아 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기 고양이는 생선 비린내의 눈살을 찌푸리며 주현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이게 아닌가...' 싶어 주현은 상자 안에 들어있던 장난감을 꺼내니 고양이가 막 달려들어서 놀려고 했다.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