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ch31-ch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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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31화. 소소한 기적 (1)

101동 밖으로 밀려난 두 남매는 한참을 가만히 서 있었다.

설지후는 머리를 떨구며 한숨을 푹 쉬었고, 설진희는 얼떨떨한 얼굴이었다.

뜻하지 않게 도움을 받았다.

적절한 상황이 만들어졌으니 십분 활용해야 했다.

"됐냐?"

설지후는 넥타이를 내리며 말했다.

"이제 만족하냐고. 네 덕분에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야."

설진희는 쥐구멍이라도 찾으려는지 시선을 살그머니 돌렸다.

유구무언이라고, 할 말이 있을 턱이 없었다.

"뭐, 너무 신경 쓰지 마."

설지후는 넥타이를 주머니에 꾸겨 넣으며 피식거렸다.

"어차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 번 더 들어가 보려고 했어."

"......."

"천 차장이 그랬거든. 난 모르겠고, 집을 찾아가서라도 무조건 약속받아 와! 라고. 안 된다고, 어렵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도."

"천 차장이라면... 어제 오빠 뺑뺑이 돌렸던 그 꼰대?"

설진희가 나직이 물었다.

호칭이 다시 오빠로 돌아왔다.

"맞아. 맨날 상사맨 기백으로 부딪쳐 보라는데,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댄데. 나 참."

설지후는 적당히 대꾸하며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내심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첫째는 이로써 SY 주상 복합 아파트에 출입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

이 난리를 쳐놨는데 제집처럼 드나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진희가 언제 잠복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둘째는 상황이 약간 부족하다는 것.

보아하니 설진희도 흔들리는 중인 게 분명하다.

그러나 김한나 같은 성격상 의심을 깨끗이 지우지는 못했을 터.

넘어올락 말락 한 상태인데, 결정타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때였다.

- 그럼 좀 더 도와드리죠.

문득 머릿속에 중저음의 음성이 울렸다.

설지후는 깜짝 놀라 머리를 들었다.

'이 목소리는...?'

윙윙!

그때 휴대 전화가 맹렬히 울렸다.

깜짝 놀라 전화를 받은 설지후는,

- 너 미쳤어!?

갑작스러운 고성에 한 번 더 움찔거렸다.

- 도대체 뭔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왜 갑자기 그쪽에서 나한테 연락 와서 지랄하냐고!

김한나는 몹시 화난 듯 외쳤다.

설지후는 어물거렸다.

- 한 번 거절당했으면 조용히 돌아와야지! 도대체 뭔 자신감으로 또 쳐들어갔어!?

2nd coming of avarice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