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시간이 끝난 후.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주어진 짝과 여러가지 방법으로 멘델의 유전법칙 증명' 이었다.
" 멘델의 유전법칙 증명이라... 중3 때 배운걸 왜 고1 때 하는거야? "
" 우리 어떻게 증명할래? 초파리의 교배? "
" 짜증나는 과제군 그래, Huh. "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들과, 흥미를 보이는 학생들과, 아무 생각 없는 학생들이 뒤섞여 과학실에서 우르르르 쏟아져 나왔다. 쉬는시간, 반으로 돌아가는 복도에 짝인 코어 프리스크와 잉크를 맞는 것은 다름아닌 4반 교실에서 막 나온 에러였다.
" ...에러. "
그들을 보기 전까지 평온했던 에러의 눈빛이 불만스럽게 변하며 잉크를 노려보자, 잉크는 침을 꿀꺽 삼키고 에러를 마주 응시했다.
" 잉크, 가자. 상대할 필요 없잖아. "
" 할 말 있어. "
코어 프리스크가 잉크의 교복 소매를 잡아당기며 안절부절하는 걸 보면서 에러가 입을 뗐다.
" 잉크. 야자 전에 화장실로 와. "
" 뭐-어? "
코어 프리스크가 얼굴을 티 안나게 구겼다. 잉크도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잉크가 왜? 라는 시선을 조심스럽게 보내자 잉크의 눈이 동그랗게 떠지더니 곧 폭소를 터트렸다.
" 잠, 깐. "
그가 웃기 시작함과 동시에,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잉크와 코어, 에러를 향했다.
" 왜 웃는거야, 에러. "
잉크가 당황해서 말했다.
" 아, 아하하. 아하하! 뭐에도 순응적이고 그대로 받아들인 네가 왠일이야, 창조자! 왜, 탁 트인 곳도 아니라 화장실로 오라니 의심스럽니? "
코어가 잉크를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잉크도 에러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아 약간 어깨를 으쓱거렸다.
" 어쨌든, 난 화장실에 갈 이유가 없어. "
잉크가 단호하게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에러의 표정이 점차 식어갔다.
" ....뭐, 그래. 넌 후회하게 될 거야. "
에러가 코웃음을 치며 돌아섰다. 흘러내리는 소매를 걷고서는.
" ....흠, 잉크. 네 생각엔 그가 왜 너에게 만나자고 한 것 같아? "
에러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코어 프리스크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물었다.
" 내가 알겠어? "
잉크가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다시 코어 프리스크와 함께 교실로 돌아가려던 찰나, 그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건 드림과 나이트메어의 대화였다.
" 그러고 보니 프리스크, 드림이랑 나이트메어랑 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걸까? "
" 드림에게 가서 물어보자. ...드림 과학수업에 참여는 했지? "
코어 프리스크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 응. 머니랑 짝이 되었잖아. 수업 중간에 왔긴 했지만- "
그들이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걸아가자 어느샌가 교실 앞이었다. 잉크와 코어가 들어가서 우선 반을 살폈지만, 기이하게도, 드림은 그곳에 없었다. 코어와 잉크 둘 다 놀라, 서로를 홱 쳐다보았다. 3초의 침묵. 그 후 2반 애들이 어느정도 모인 것 같자, 코어 프리스크가 칠판으로 나가 분필로 칠판을 탁탁 치며 모두의 집중을 모았다.
" ...드림 본 괴물? "
고요했다. 그 고요 속에서, 머니가 손을 들었다.
" 그 꼬맹이, 나랑 과제 토론도 하지 않고서 급하게 옥상으로 올리가던데. "
옆자리 캔디 샌즈의 따가운 눈초리에 담배를 슬그머니 집어넣으며 머니가 말했다. 옥상? 잉크가 눈을 치켜 떴다. 옥상엔 왜...
" 아, 참고로 그 뒤에 걘 안 보였다. 아직 옥상에서 땡땡이 치는거 아냐? "
" 걘 땡땡이 같은 거 안 쳐. "
잉크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얼굴만큼이나 차가운 어조였다.
" 그럼 어쩔 수 없지. 옥상에 가보자, 잉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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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ink x Another universe R18
Fantasy웰프 작가가 새로운 소설로 다시 시작하다! 한국 잉에러 x 또다른 au 컾링 팬픽 소설입니다! #Underhighschool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