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시작될 무렵의 어느 날 저녁, 아모트 부부의 집에는 행복한 기운이 감돌았다. 아모트 가문은 역사가 깊지는 않았지만, 고귀한 성품을 가진 마법사 가문이었다.
모든 것이 싱그럽고 생생해 보이는 날이었다. 그 날은 아모트 부부의 쌍둥이 아기가 태어난 날이었다. 아모트 부인이 아모트 씨에게 말했다.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에요. 오늘처럼 아름다운 날에 아이들이 태어나서 행복해요. 세드릭, 이 아기의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요?"
아모트 씨가 말했다.
"리나, 당신이 한 번 지어 봐요."
"알았어요. 그리스어로 평화라는 뜻의 아이린은 어떨까요?"
"좋은 이름이네요. 아기야, 너는 이제부터 아이린이야."
리나가 말했다.
"세드릭, 이 아이의 이름은 당신이 짓는 게 어때요?"
"그러지. 이 아이의 이름은 로티가 좋겠어요."
리나가 꿈꾸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로티. 아이린."
그러고는 두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건강하게 잘 자라렴, 나의 귀여운 아기들아. 사랑해."
세드릭이 말했다.
"리나, 아기가 깨겠어요. 이제 그만 침대에 눕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요."
리나와 세드릭은 아기들을 아기 침대에 살며시 눕혔다. 그 사이 해가 졌고, 모두가 잠자리에 들었다.
아이린과 로티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자라났다. 아이들의 7살 생일이었다. 세드릭이 말했다.
"아이린, 로티, 소풍 가자. 빨리 내려오렴."
위층에서 콩콩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은 계단을 뛰어내려왔다. 계단이 몇 칸 남았을 때, 아이린이 발을 헛디뎠다. 리나가 소리쳤다.
"아이린, 조심해!"
하지만 리나와 세드릭의 걱정과는 다르게 아이린은 넘어지지 않았다. 아이린은 아무 일 없이 계단을 내려왔다. 아이린이 처음으로 마법을 쓴 것이다.
"아빠, 내가 난 거야? 내가 날 수 있는 거야?
내가 날았어, 날았다고!"
"그래, 아이린. 너는 마녀란다. 마법을 쓸 수 있는 여자 말이야."
아이린이 흥분해서 말했다.
"우와! 그러면 나도 아빠처럼 마법을 쓸 수 있어? 어떻게 마법을 쓸 수 있어? 가르쳐 줘, 응?"
"아직은 안 돼. 마법은 나중에 가르쳐 줄게."
로티가 말했다.
"나는? 나도 마법을 쓰고 싶어. 나도 마녀야?"
"아직은 잘 모르겠어, 로티. 그래도 언젠가는 쓸 수 있을 거야."
아모트 가족은 소풍을 다녀왔다. 하지만 로티는 즐겁지가 않았다. 자신만 마법을 쓸 수 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떠올랐다. 마법을 쓰고 싶었다.
'나는 언제쯤 마법을 쓸 수 있을까? 아빠가 말한 언젠가가 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혹시 내가 스큅은 아니겠지? 나도 마법을 쓰고 싶어. 엄마아빠처럼 마법을 쓰고 싶어 '
그 뒤로 로티는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로티가 10살이었을 때 아빠의 서재에서 책을 한 권 발견했다.
신비한 동물사전
로티는 책을 펼쳐 봤다. 내용이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들었다. 특히 들어보지도 못한 동물들에 매력을 느꼈다. 그 때 누군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로티는 책을 숨겨서 가져가고 싶었다.
갑자기, 로티는 책을 들고 자기 방에 있었다. 걸어오지도 않았고,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로티는 생각했다.
'내가 뭘 한 거지? 어떻게 여기로 온 거야? 설마, 이게 순간이동? 그렇다면 나는 마법을 쓴 거야!'
하지만 로티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아직은 확신이 없었다.
1년 후 6월 3일, 쌍둥이의 11살 생일이었다.
창밖에서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부엉이 두 마리었다. 세드릭과 리나는 부엉이의 다리에 묶인 편지를 아이린과 로티에게 줬다.
"아이린, 로티, 너희가 곧 호그와트에 입학하겠구나. 드디어 너희가 원하던 마법을 배울 수 있겠어."
아이린이 소리쳤다.
"만세! 이제 곧 나도 마법을 배운다! 내 요술지팡이는 어떨까? 빨리 가고 싶어!"
로티는 호그와트 입학 허가서를 읽으며 미소를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