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만, 설탕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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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시점-
대충 손에 잡히는 대로 재료와 반찬을 사고 서둘러
마트를 나왔다.
지갑을 주머니에 넣는데 뭔가 딱딱하고 차가운 물건이 만져졌다.
꺼내 보니 그 여자애 목걸이었다.

아. 이거 돌려주려 가야하는데.

장을 보고 온 재료와 반찬을 냉장고에 성의없이 쑤셔 넣고 308호로 향했다.

* * * * *
한참을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려도
안에선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 더 누르고 가려는 순간,
철커덕- 문이 열리며 눈을 비비며 그 애가 나왔다.

"야, 거기 너 ㅇ ㅣ..."

말을 거는데 갑자기 그 애가 속사포처럼 말을
터뜨렸다.

"누구세요? 설마 아까 전 엘리베이터 일 때문에 오신 건가요? 그 일은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이제 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사정이 있어서..."

...뭔가 오해한 모양인데?

"아니 무슨 소리야. 아까 급히 나가느라 들고 있던 목걸이를 흘리고 가서 전해 주려고 했던 건데. 목걸이를 왜 들고 다니냐? 목에 걸고 다녀야지."

"아...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 여기서 혼자 사는 거야?"

"네...오늘부터 혼자 살게 되었어요.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좀 사정이 있어서..."

"그래, 난 309호에서 살아. 앞으로 자주 보겠네. 이웃인데 통성명이라도 하자. 이름이 뭐냐?"

"저, 이...하민이라고 해요. 아저씨는요?"

아저씨라니. 이제 거의 30에 가까워지는 나이라지만 아직은 앞자리가 2라는데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나인데!

"아저씨...? 야, 나 27살 밖에 안 되었거든? 어쨌든 내 이름은 민윤기."

"예! 민윤기 아저씨,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지내요."

여자애는 끝까지 꼬박꼬박 아저씨라고 말하면서 악수를 청해왔다.

"그래,"

라고 말하며 손을 살짝 잡았다.

쓰다 만, 설탕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