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얘기 한거야?
-네가 몰라도 되는 얘기.
-그래? 뭐.
-웬일로 얌전하대?
-그럴 수도 있지. 난 당주니까!
-그런 마음가짐 좋아요 당주!
메구미가 외쳤다.
-아하하.. 그런가..
-그래요, 당주님. 그런 마음으로 저희에게..
-이치로, 이 틈을 타서 말하는거냐.
수웬이 핀잔을 주었다.
-어쩌라고..
-정말이야, 이치로?
그 말을 듣고 이치로를 멀뚱멀뚱 쳐다보는 이시카와. 이치로는 자신보다 어린 당주의 맑은 눈에 진실을 고백할 뻔했다.
-윽.. 아닙니다..
-정말인가 봅니다만.
수웬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웃음을 참으며 메구미도 거들었다.
-뭐, 뭐래. 아니거든!
이치로가 당황한듯 소리쳤다.
-정말..입니까?
갑자기 경어를 사용하는 이시카와.
-당황한거야. 이시카와?
히마이가 짓궂게 물어본다.
-아아? 내가 뭘..
이시카와가 태연한 척한다.
-급 태연한 척이네. 당주.
히마이가 그런 이시카와를 놀린다.
-헤에, 히마이 군이 더 세구나.
메구미도 합세했다.
-합세야?! 메구미도?
이시카와가 소리쳤다.
-그렇다기 보다는 사실이려나요.
장난스럽게 말하는 메구미.
-야야, 당주님. 당주님. 그만해.
수웬이 다그쳤다.
그때 이시카와가 고개를 푹 숙였다.
모두의 생각은 같았다.
'당주님이 삐지셨다..!'
-렌 군? 삐지셨나요?
히마이가 고개를 숙이고 이시카와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몰라..그런거 아니야..
자신보다 한 살 많은 고귀한 당주님은 조금 울먹거렸다.
-죄송합니다. 당주.
메구미가 사과했다.
-괜찮습니다..
여전히 울먹거리는 채로 말하는 이시카와.
-의기소침 당주님.
-유센 씨는 빈정거리는 거야..?
이시카와가 의기소침하게 말한다.
-아, 아. 유센 씨는 그런 거 몰라요. 착하니까.
-뭐야, 그게..
-흐음, 일단 네 분은 먼저 나가주세요. 제가 처리할게요.
-살벌하네.. 처리..
요루키가 말했다.
-수고하세요, 히마이 군.
-당주님, 편안한 밤 되시지요.
남은 사람들도 그렇게 인사했다.
그들이 모두 나가자, 히마이가 말했다.
-자, 우리 당주님. 뭘 해줘야 기분이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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ℓ. 후일담으로는, 먼저 나간 네 명이 각자의 침소에서 바닥을 치며 굴렀다는 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