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러니까, 이노치시타세를..
이치로가 설명을 마치기도 전, 긴이 말을 끊었다.
-싫어요.
-뭐?
수웬이 말했다.
-당주께서도 이제 16살이시고, 히마이 형도 15살이잖아요. 어린 나이에 죽는 게 아깝지 않아요? 나도 이제 할거 다 하는데. 오히려 곱게 자란 당주님보다 거칠게 자란 내가 그들을 죽일지도 몰라요!
긴이 반박했다. 슌은 가만히 듣고 있었다.
-....
-그래, 뭐. 어느 정도 동의해. 그런데, 우리는 너희를 그냥 이대로 못보내. 너무 소중하고, 작아서. 이시카와가 곱게 자란 것도 맞지만 당주가 되어 가문을 이끌기 위해 자객훈련이든, 격투술이든 자신의 사람을 지키기 위해 배웠어. 거칠게 자랐다고 볼 수 있지. 하야테 군보다는 나은 삶이긴 하나, 그 나름대로 거칠게 살았다고. 물론 나도.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좋지 않은 시작이였거든. 여기있는 모두 마찬가지야.
히마이의 말이 끝나자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만, 나는요..
-알아, 네 마음. 그런데, 너희가 전장에서 싸우는 걸 원하지 않아. 우리는 열 살이 채 되기 전에 사람을 죽여봤지만, 너희는 어릴 때부터 그러지 않았잖아. 심격으로도 좋지 않을 거야. 그게 심히 우려되니까 말한거야. 만약, 정말 도우고 싶다면 후방에서 도와줘. 그러면서 칼을 잡는 법이라던가, 간간히 배워. 그리고 나서 복수를 하는거야.
-.....
그 제안에 마음이 꺾인 듯 싶었다.
-알았어요.
긴은 순순히 물러났다.
-슌은?
-나는, 나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차라리 여장을 하고 그들을 죽이고 싶은 마음에 머리도 기른 건데. 난 안될 것 같아요. 후방에서 도울래요.
-정말, 고맙다. 모두.
-응, 대신 모두 살아주기에요.
-죽으면 안돼요.
-응. 안 죽어. 늙어서 죽을 테다.
환하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