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무섭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충격적이다.
하긴 만든것이 있으면 없어지는것도 있기마련인데, 이런기분 일찍 만난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볼수있는것과,볼수없는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충격이 크다. 벌써 그무엇인가가 방구석까지 처들어 온 기분..... 왠지 이그림자가 오래 따라다닐것 같은.....
소녀는 밖으로 나가 가시를 뚫고 손을 뻗어 빨간 산딸기를 따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꼍으로 달려가 이제겨우 열매가 맺힌 청포도를 까치발을 들고 따먹었다. 먹어야된다. 냄새가나도..
묘지옆에 핀 털달린 보라색할미꽃도....... 달맞이꽃을 잊으면 안돼듯 ......
남색도라지꽃이 보라가 되기전에 부지런히 일해야되는데, 발목을 붙들리면 걷기가 힘들텐데, 차리리 나무위를 기어올라가 보자고 원숭이처럼 나무에 납짝붙어서 오르기 내려오길 반복해서 하다보니까 숨소리가 커칠고 살아있는 느낌에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이별에 만남은 유쾌하지는 않지만 ,소녀는 문득 커진것 같은 ,그래서 작은 제비꽃이 안쓰럽기만 했다.
할아버지는 쌀위에 새발자국을 남기고 떠나셨다. 쉬고나서 만나자 하시면서.....
소녀는 어두운 곳에서도 잘볼수 있었다. 참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