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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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뿌려진뒤 담장에 핀 호박꽃은 눈이 아릴 정도로 선명하다. 옆에 덩달아 핀 나팔꽃도 졸지에 만나게 되면 소녀의 입가에선 환한미소를 보낸다. 뒷꼍에 도라지도 질세라 흰디흰백색과 청명한 남색의 꽃을 피워냈다.

하얀 눈속에 보냈던 할아버지의 어머니가 이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한바가지의 물로 등쌀이 서늘할정도의 바람을 몰고 와서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얼음산으로 사라지고 난다음 우리는 그렇게 맑게 갠 하늘아래서 눈으로 인사를했다.

헤이! 친구들 일어나서 일을해야지?

도자기를 굽는다고 파헸친 옆산 고령토는 빗물에 쓸려서 누런 황금흙이 속살까지 다내놓고 있는데 .....사람이 없네. 혼자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있으면 누군가 등짝을 밀어 집안 마루에 걸터 앉아있는데 봉당에 앉아있는 누렁이개도 고개만 끄덕끄덕.....

너무 빨리 왔나. 보고픈 마음에 허겁지겁 온것이 .... 아무도 없네.

만남도 기억하는이가 있어야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잊어버린것이 잦은 전쟁탓에 정신줄을 놓고들 살았다는 여실한 증거속에 소녀는 흐르는 구름속에 소리를 실려보냈다. 어서 돌아오오.


만남Donde viven las historias. Descúbrelo aho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