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지낸 방학이 끝나고 학교 첫날이 왔다. 학교 안에 들어서자마자 지나가시던 상담쌤과 눈을 마주쳤고 나는 애써 최대한 "나 괜찮아요" 하는 웃음을 지니고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고 어쩐 일인지 쌤은 웃으며 그냥 지나가셨다. 나는 의아해하면서 교실로 갔고 교실 안으로 들어갔을 때에는 은지와 유정이가 이미 거기 있었다.
"첫날부터 늦냐"
유정이다
"안 늦었어. 아침부터 시비야."
"시비라니. 내가 시은찡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나는 간신히 내 볼에 지 볼을 부대끼는 개 한 마리를 떼어내고 내 자리에 가서 앉아 팔베개를 하고 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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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넌 어떻게 첫날부터 혼나냐"
그렇다. 첫날부터 신유정은 수업 시간에 졸다가 혼나고 벌까지 섰다.
"아 진짜 개 억울해. 유시은은 대놓고 자고 있었잖아!"
"꼬우 면 니도 다음부터 졸지 말고 그냥 대놓고 자던가."
"아우 얄미워"
선생님들은 내가 수업 시간에 무얼 하든지 신경을 안 쓰셨다. 정확하게 말하면 뭐라 하기 무서워하셨다. 그것 때문에 반에서 나를 싫어하는 애들도 몇몇 있었다. 여러 가지 소문도 돌아다녔고. 내 부모님이 큰 회사에 사장이라든지. 조직폭력단에 머리라든지 등등.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아주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계셨고 집안도 부유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은 아주 평범한 집안이었다.
선생님들은 나의 뒷백이 두려우셨던 게 아니라 나의 침침한 과거와 손목에 상처들이 두려우셨던 거다. 나는 "특별한" 아이였으니까. 나는 주요 대상이었고 항상 지켜봐야 되는 학생이었다.
밥을 다 먹고 급식실을 나오고 있을 때였다.
"아!"
옆에서 뛰어나가고 있던 무리 중 한 남자애가 유정이 어깨를 치고 나갔다.
옆반이자 유정이 옆집에 사는 동현우였다.
"어 미안 괜찮냐"
"괜찮겠냐"
신유정 빡쳤다.
"하여튼 성격 *랄 맞아요"
뒤에서 킥킥대고 있는 나와 단비를 본 건지 동현우는 씩 웃었다.
"쪼개지 마라 진짜."
유정이의 말을 무시한 채 자기 무리에서 한 명을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야! 전학생, 하 씨 이름 뭐더라."
그런 현우를 들었는지 무리에서 어떤 남자 애가 우리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유정이는 한참 현우를 한심하게 쳐다보다가 뒤돌아서 전학생을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우리 반 전학생이야. 이름이 뭐라 했더라?"
"한결."
"아 맞다. 이름이 한결이래. 성이 한. 이름이 결. 신기하지 않냐? 야. 신유정. 결이 얼굴에 구멍 날 일 있냐. 그만 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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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mma
Romance낭떠러지 끝에 있는 서로를 구할 수 없다면 우리 같이 뛰어내릴까? 서로의 비슷한 모습에 끌려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는 시은과 결. 하지만 그 빛도 꿈에서만 존재할 뿐, 둘은 곧 꿈에서 깨어나 마주칠 운명을 알지 못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