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콜드힐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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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간신히 차린 나는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내 비상용 포션들, 가방, 스틱 등 모든 것들이 다 있었다는걸 알면서도 이 허전함은 그대로였다. 그제서야 나는 로페가 없어진것을 알아챘다. 바보같이...나는 오빠 자격이 없는 듯 하다.

순간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수풀에서 무언가 튀어올랐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어린 아이가 작고 귀여운 빨간 열매를 들고 서있었다. 어색한 정적 사이에 한줄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내가 뒤돌아보는 사이, 아이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모든것이 혼란스럽던 난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해봤다. 여기가 어디쯤일까, 로페는 어디에 있는걸까, 온갖 잡생각들이 머리 속에서 섞여서 걱정만 더 늘어나 버렸다. 확실한 것은 내가 여기에 처음 와본다는 사실과 이곳은 마계랑은 느낌이 다르다는것.

한참을 걸었다. 그러니 수평선 너머로 마을이 보였다. 조금 걱정이 됐으나 그래도 지금은 머물곳부터 찾아야한다는 본능이 나의 걱정을 덜어줬다. 우연히도 근처에 지나가던 나룻배를 보았고 태워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어 수고는 좀 덜 수 있었다.
"나그네여, 외람된 질문이지만 어디서 왔는지?" 나룻배 주인인 노파가 점잖게 물어보았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시점에서 나는 그냥 저 멀리 서쪽 땅에서 왔다고 어색하게 둘러댔다. 노파는 미심쩍은듯 웃음을 지었다.

한 한시간 동안의 탑승 후에 마을에 내려서 정보라도 캐어내 볼려고 주점이라는 곳에 가서 매우 자연스럽지 못하게 앉아있었다. 몇가지 알아낸것은 여기는 캐논이라는 나라이고 지금  있는 곳은 콜드힐이라는 추운 마을이라는것과 이 마을 외곽에는 저주받은 숲이란 곳이 있는데 그곳에 마녀가 산다는 것이다. 만일 진짜 마녀가 산다면 그녀는 우리들의 세계에서 넘어온 것이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수도 있을 것이란 설렘과 기대에 당장 내일 그 숲으로 갈 채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나의 희망이 가득찬 눈동자를 보았는지 앞에있던 직원이 나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경고하는데 그 숲에 가지 말아요. 냉혈한인 마녀가 사술로 이뤄진 푸른 결계를 치고 당신을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죽일거니까요."

이 한마디에 등골이 오싹했지만 내게 다른 선택사항은 없는것 같았고 나는 마법사인지라 그정돈 감당할 수 있을거같은 근거없는 자신감이 앞서서 내 자신을 말리지 못했다.

주점에서 나온 후 나한테 있던 작은 금붙이를 팔아서 잠자리를 구했고 작은 냄비, 주걱, 유리병들을 사서 예비용 힐포션과 다른 공격형 포션들을 만들었다. 이제 내일의 아침이 밝는 그 즉시 나갈 준비만 하면 된다.

그날의 숲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