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세라 랑그리아. 망할 놈의 귀족이다. 어렸을 때부터 내게 친구라곤 갈색 털의 커다란 곰인형 하나가 전부였다. 3살 때부터 마법 공부를 시작했다. 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나야 했었고 내가 원치도 않은 퓨어로 태어나서 늘 혼자였다. 언니가 있었지만 얼굴 한번 본적도 없다. 나와 다르게 언니는 늘 아름다웠고 지적이였으며 많은 사람들의 우상이였다고 들었다. 같은 배에서 나왔는데도 나는 망나니 소리나 듣고...
하여튼 내 삶은 10살까지 지루했다. 10살부터는 지루함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하도 오랫동안 재미라고는 개미 눈곱 만큼도 없는 늘 반복되는 기계적인 삶을 살다 보니 그때부터는 그 지루함에 내성이 생겨 버렸다.
12살 생일에는 갑자기 친하지도 않은 아버지께서 갑자기 잘해주시기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찝찝한 기분이 들기에 뭔가 했더니 생일 파티때 아버지께서 나에게 내가 16살이 되면 약혼을 할 상대라면서 딱 봐도 별로인 어떤 인간을 데려 와서 소개시켜줬다.
나는 이때 내 삶이 어땠는지 그리고 어떨지를 생각 해 봤다. 그러니까 나온 답이 이거였다: 어려서부터 귀족이니까 온갖 . 공부는 다 시키고 천박하다고 유일한 친구였던 곰인형도 다 갖다 버리고 텅 빈 큰 방에서 메이드들이 읽어주던 거짓부렁 투성이인 이상한 신화나 전설들을 듣고...나는 딱 하나 친구만 있으면 됬는데 왜 그걸 모를까...쨌든 지금은 12살 꼬맹이한테 약혼자라고 20대 중순의 이름 있는 가문 자재를 보여주고. 이젠 12살이 됬으니까 엘의 동굴에 가서 죽을 힘을 다해서 또 결계 치는 일같은걸 하겠지. 나는 귀족이고 게다가 퓨어니까. 그럼 사람들은 또 기대를 하고 내가 볼때는 내 칭찬만 근데 내 뒤에선 욕이란 욕은 다 해대겠지.
하지만 괜찮아. 익숙한 일이잖아? 나도 또 가면을 쓰고 그들을 마주하면 돼. 진짜 나. 약하고 어리고 쓸데 없는 나는 숨기고 말야. 이렇게 또 몇백년을 살다 죽겠지 뭐. 나는 앞으로도 엄마 아빠 딸로 영원히 살면 돼. 이것도 익숙하잖아? 이게 내 심리상태였다. 솔직히 자살시도도 해봤다. 하지만 그놈의 퓨어라 또 물리적인 공격이 안통한네? 정말이지 방법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냥 착한 딸로 지내기. 하지만 결혼 직전의 월식 날, 내 삶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일탈을 하게 되었다 비록 그 일탈 장소가 인간계라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설레고 좋았다. 이 기계적인 생활 속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는게. 그냥 숨이 탁 트인 난생 처음 느껴보는 일이였다. 그리고 생각해봤다, 내가 얼마나 좁은 세상을 살고 있었는지. 푸른 끝이 긴 드레스를 입고 손에는 스펠북을, 머리에는 은빛 장식과 하얀 베일을 쓰고 진주알들이 박혀있는 마계와 인간계를 이어주는 검은 거울 앞에 서서 5살때부터 지긋지긋하게 암기했던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몇분 후,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려 칠흑같은 어둠이 밀려올때, 나는 미리 챙겨둔 짐을 가지고 거울 속으로 들어갔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봤는데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언어이긴 한데 알아듣지를 못해서 통역 마법 없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듯 하다.
"Ôm łangűe écţ"
사람들이 이 하고 있던 말은 나를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해서이다."어! 일어났다." 어떤 아주머니가 다른 사람들에게 기쁜듯이 말했다.
아주머니-"어머 얘, 말할 수 있겠니?"
세라-"네...제가 실례지만 여기가 어디죠?"
아주머니-"여기는 매그놀리아라고 하는 도시란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여기 사람은 아닌것 같고, 뭐 어디 다른 곳에서 왔니?"
세라-"하하...네 상당히 먼곳에서 왔죠. 상상도 못할만큼 먼곳에서요." 이 순간 확신했다. 이곳은 인간계란걸.
아주머니-"뭐 그래~ 그나저나 너 혹시 마법의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뜬금없는 질문인건 아는데 그냥 궁금해서 말이지..."
솔직히 이때 흠칫했다. 혹시라도 정체가 발각됬을까봐. 하지만 내색하면 안돼니 태연하게 말했다.
세라-"개인적으로는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존재들이나 능력이."
아주머니-"어머 잘 됐네 왜냐하면 이곳은 아직 마법의 존재가 살아있는 곳이거든. 뭐 나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세라-"에이...설마요 혹시 그런 마법이 깃든 물건이나 마법을 쓸수 있는 사람을 보여줄수 있으신가요?" 이때는 설마설마 했다.
아주머니-"그럼! 언제든지 보여줄 수 있지. 캘리! 잠깐 내려와볼래? 아 참, 네 이름은 뭐니?"
세라-"아 아직 말씀을 안드렸구나...제 이름은 세라예요. 세라 샤를로트 랑그리아요."
???-"헤에...예쁜 이름이네~ 좋겠다 나도 그런 이름 갖고 싶어!"
아주머니-"으유 이 철부지같으니라고! 세라 이쪽은 내 딸 캘리야.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친하게 지내렴. 당분간 너도 여기에 있어야 될 것 같으니까."
캘리-"와! 또래 여자애다~ 있지 네 능력은 뭐야?"
세라-"ㄴ능력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ㄴ난 몰라 그런거." 이때는 필사적으로 내 존재와 능력을 숨기려고 했다.
캘리-"에이 부끄러워서 그러는구나 그럼 내 능력부터 말해 줄게~ 나는 식물을 피어나게 할 수 있어 그리고 사람의 마력을 볼 수 있지. 근데 세라는 여태까지 내가 본 사람중에 마력이 제일 많고 강해. 대단하다. 난 네 마력의 5%도 없어 보이는데!!!"
이 아이의 능력은 블루밍. 식물을 자라나게 할 수 있고 클리어 비전 (clear vision) 이라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지닌 눈이 있었다. 이 능력은 자신의 마력을 써서 앞에 있는 인물의 정보를 볼 수 있는데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이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고 대부분 일찍 눈이 먼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아직 눈이 멀지 않은걸 보니 익셉션. 즉 예외인 것이다. 아니면 그냥 별종이거나.
마계에서는 클리어 비전같은 특이 능력이 5개 나라의 영주들 가문 즉 귀족한테서 많이 발현되는데 나는 물의 땅 영주의 막내딸이고 혈족 계승 능력이 있지만 그 능력 (공간 구현화)을 쓰지를 못한다.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능력을 쓰려고 할때마다 가슴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들어서 공간이 살짝 뒤틀리려고 할 때마다 목이 메여서 늘 실패한다. 그럴 때마다 언니랑 비교되고. 정말 싫었다. 얼굴도 본적없는 언니를 있다고 해야하는지 없다고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캘리-"저...세라랬지? 나한테 마법좀 가르쳐줄수 있을까?"
세라-"...마법을? 갑자기 왜?"
캘리-"별다른 이유는 없어. 그냥 강해지고 싶을 뿐이야. 축복받은 힘이니까 잘 쓸려고." 이 아이에게는 마력의 존재가 축복인가보다. 나에겐 저주와도 같은 힘인데.
세라-"캘리...마법은 그렇게 좋은게 아니야. 겉보기에는 완벽하지만 사실은 불완전하고 오히려 쓰면 쓸수록 너를 집어삼킬수 있어. 그래도 마법을 써야겠어?"
캘리-"응. 그 힘을 쓰는게 이곳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니까. 사실 네가 아까 본 아줌마가 내 진짜 엄마가 아니야. 내 친부모님들은 마녀사냥으로 돌아가셨지. 그분들도 마력이 있었지만 그 힘을 다루지를 못하셔서 고문 끝에 화형당했어. 나는 그때 어떤 여자분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했고 이곳 매그놀리아로 와서 도움을 청한거야. 그리고 여기도 마법사들이 많기 때문에 곧 나라에서 군인들이 나와 전쟁을 치르게 될것같아. 그래서 너같은 강한 사람이 필요해. 이 마을을 지킬 수 있게."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옛날 마계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인간들의 침략. 내 언니도 그곳에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말론 언니가 선두에 서서 군대를 지휘하며 마계를 지켰다고 한다. 공간 구현 능력을 응용해서 공격을 가하다가 스펠에 휘말려 사라졌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 행방불명이고.
세라-"...알겠어" 아마 이 말 한마디 때문에 평생 후회할 것 같다. 지금도 그렇구...
---------------------------------------------------------...Jinsiran입니다... 요즘 업뎃이 뜸했네요. 이젠 개인사정 때문에 한달에 약 1번 몰아서 올리는 식이 될것 같습니다. 기다리신분들 (없겠지만)께 죄송하단 말밖에 못하겠네요ㅠㅠ 그래도 올리긴 할게요.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