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그녀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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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랑그리아. 그녀는 왜 여기 이렇게 혼자 와 있는지 모르겠다만 분명히 어떠한 사정이 있을것이다. 말못할 그런 사정이...

그녀의 말들은 다 차가웠지만 어딘가 외롭고 아픈 가시가 있었다 그녀의 말투라고도 할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방어막인 것 같았다.

나는 그녀가 날 또 공격할걸 감안하고 말을 꺼냈다 "당신은 왜 여기에 있나요? 어쩌다가 이렇게 외진곳에서 뭘 하는거죠?" 그녀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내가 여기에 있고 싶어서 있는거같은가보네? 하...인간들 때문이네요 인간들!"

그녀가 말을 꺼낸 후부터 나의 질문들은 눈덩이같이 불어버렸고 결국 이 질문까지 하게 되었다 "당신은 귀족인가요? 포션이 안통하는걸 보니 평범한 마족은 아닌것 같아서 하는 얘깁니다. 그리고 왜 마을에서 살지 않죠? 사람들은 착한것 같은데...그들이 무었을 했길래..." 이말을 하면서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미동도 없던 그녀가 손을 떨었다. 무언가 큰 문제가 있었는듯 했다.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더 이상 해버리면 죽을것 같았기 때문이여서. 신기하게도 내가 말을 멈추자 그녀가 그간의 이야기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아까 내가 왜 여기 사냐고 물었지? 인간들 때문이야. 여기에 떨어지기 전에 귀족 의식때문에 엘의 동굴에서 결계를 치고 있었는데 갑자기 빛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왔어. 그 후로 인간계 시간으로 한달이 지난 후 사람들은 나를 받아주기 시작했어. 모든게 완벽했지. 사람들은 내 치유 능력  때문인지 나를 마을 의사로서 사랑해주었고 걱정없는 나날들을 보냈어. 그러고 나서 한 두세달 후에 마녀사냥이 시작됐어. 어른아이 할것 없이 여자 의사라면 다 심문을 받아야 했지. 나를 보살펴주던 아주머니도 고문을 받아 죽었어. 나도 똑같은 고문을 받았지만 퓨어인지라 늘 안통했어... 사람들은 나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고 나는 그틈에 이 숲으로 와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며 살고 있었어. 몇년이 지나도 늙지를 않아서 다행인것 같아. 여기서도 벌써 12년이네..."

그녀의 이야기는 슬펐다. 심장 깊숙히 파고드는 그녀의 이야기가 나에게도 일어날수 있다는 불안감, 그리고 빨리 로페를 찾아내야한다는 압박감을 주었다. 로페 생각에 눈앞이 아른해졌다. 그 바보가 잘 할수 있을지, 공격은 안받을지. 그 모든것이 겁났고 두려웠다.

나도 세라한테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니 이걸 왜 나한테 말하냐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한참을 얘기한 후, 그녀도 내가 이제 귀찮은지 도와주겠다고 말을 했다. 아무래도 물리적인 공격이 안통하면 좀 나을듯해서... 그리고 그녀의 경력을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그녀가 제대로 도와줄지 안그럴진 몰라도 일단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버텼다.

일단 지금 제일 급한건 이 숲을 비밀리에 나가는 것이고 그 다음이 이제 로페의 소식을 알아가는게 될거다. 긴 여정이겠지만 어쩔수 없으니 그냥 무작정 숲을 빠져나갈 방법을 모색했다. 잘 되기를...

그날의 숲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