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로브의 남자들

72 9 0
                                    

"칸 내뒤에 가만히 있어." 세라도 엄청난 살기를 눈치채고 칸을 자신의 뒤로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붉은 로브를 걸친 남자 네명이 시퍼런 칼날을 들이밀며 천천히 다가왔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냥 한발짝 한발짝씩 다가왔다. 초점 없는 눈에선 살의만 흘러나왔고 영혼이 없어보이는 몸에선 온기라는건 사라진지 오래된것 같았다.

"따라오시죠...세라님"

"날 아는 사람인가보네. 후...대충 어디서 왔는지 짐작이 간단말야. 그럼 내가 왜 가지 않을건지도 잘 알겠죠? 아버지의 충실한 개들?" 순간 로브를 걸친 하나가 움찔했다. 그나저나 아버지의 개라니...무언가 말못할 사연이 있는듯했다.

"페로 칸을 데리고 주인 아줌마가 말하던 가게로 가" 무언가 결심한듯 세라가 말했다.

"하지만-"

"걱정마. 금방 갈테니까 먼저 어디 가면 안돼~!" 그녀는 나의 걱정을 덜어주려고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세라는 정말 강한 사람인것 같다.

"칸 가자...세라는 걱정하지 마 걔는 강한 마녀니까."

"...응" 칸은 꽤나 걱정되어 보였지만 세라의 결정을 되바꿀수 없는걸 아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따라왔다.

세라는 우리가 자신의 시야에세 없어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말이지 가면 갈수록 헷갈린다. 그녀의 정체부터 시작해서 그녀와 관련된 모든것들이.

한 오분정도 더 걸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말하시던 가게가 보였다. 가게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어서 찾기가 쉬웠다. 십분이 더 지나면 폐점을 할거라고 하길래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가기로 했다.
"띠링-"

"죄송합니다 손님들 오늘 영업은 끝났습니다. 내일 찾아주세요~" 긴 금발의 소녀가 조용히 말했다. 촌장님의 부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앳되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손엔 기다란 담배를 든 뚱뚱한 아줌마 하나가 나왔다.

"가게 영업은 끝났는데 뭐 필요한게 있으시다면 내일 와주시죠."

"아...저희는 물건이 필요해서 온게 아니라 뭐좀 물어보려고 온거라서요."

"네 제가 대답할 수 있는거라면 기꺼이 해드리지요." 첫인상은 별로였지만 좋은분인듯했다.

"최근에 여자 아이 하나가 그쪽 집에 묵었다는 소식을 듣고 왔습니다. 제가 그 아이 오빠라서요."

"르오라면 어떤 로브를 입은 남자들이 데려갔는데? 서로 아는 사이같아 보였단 말이야." 로브라면...아까 우리를 쫓아오던 그 사람들이 확실하다. 마침 세라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와 칸은 충격을 먹었다.

"큭...예삿놈이 아니야. 그리고 물리적 공격이 안통해." 이말과 함께 상처투성이의 세라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물리적인 공격이 통하지 않는 그녀일텔데 상처가...아무래도 상대편도 퓨어인것 같다. 같은 퓨어끼리는 상처를 입힐수 있으니까.

"금발머리에 녹색 눈동자..." 세라가 중얼거렸다. 아마 그 남자의 얼굴을 본것같았다. 하긴...그냥 가만히 맞고만 있으면 세라가 아니니까.

그나저나 로페를 그 사람들이 데리고 갔다면 문제는 지금 심각하다. 그들이 무슨 목적으로 그 아이를 데려갔는지 모르고 우리는 지금 무슨 손을 쓸 방법이 없다. 돈도 없고 정보도 없는 현재의 우리로선 말이다...그리고 만약에라도 그들과 마주칠 경우 나와 칸은 할 수 있는게 전혀 없다. 물리적인 힘이 통힌지 않고, 그렇다고 또 정신적인 마법을 배우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 게다가 칸은 아직 마법을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고민들이 내 머리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졌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건 일단 세라를 쉬게 해주는 일이 제일 시급해서 근처 건물에서 하루 묵기로 하고 피곤함과 걱정에 찌들어서 잠을 청했다.

그날의 숲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