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란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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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을 벗어난 마차는 왕궁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달렸다.

에덴라 왕궁을 벗어나 수도를 지난 마차는 힘차게 굴러갔다.

다그닥.다그닥

말 발굽 소리가 한 밤중에 고요히 울려 퍼졌다.

'이제 슬슬 한계다'

한참 동안 매달려서 마차를 탑승한 이리나는 감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손을 바라보았다.

'이 짓도 정말인지 사람이 할 짓이 못 되는군'

다시는 마차에 매달려서는 안되겠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녀는 피곤한 얼굴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그러고 보니 그날 아침에도 잠을 설쳤다.

두 밤 연속으로 잠을 자지 않는 것은 건강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또 악몽을 꾸고 싶지는 않아'

이리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항상 끝없는 악몽에 시달렸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전부 잊었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조차 알 수 없으니 답답하군'

한숨을 내쉰 이리나는 생각의 흐름을 돌렸다.

'그나저나 이 마차는 도대체 언제쯤 멈추는 거지?'

마차 안에 있는 귀족 영애도 잠든 상태였다.

'설마, 납치는 아니겠지?'

불안한 마음에 그녀는 마부가 있을 마차의 앞 부분을 바라보았다.

덜컹.

갑작스럽게 마차가 멈추자 이리나는 놀란 마음에 본능적으로 몸을 긴장시켰다.

주변을 둘러보니 마차는 작은 해안 마을에 있는 여관 앞이었다.

'마침, 잘됐어 .해안 마을이라면 에덴라를 벗어나는 배를 찾을 수 있겠군'

똑똑.

"아가씨, 잠시 쉬었다 가겠습니다"

'마부가 주인을 깨우나 보군'

마음이 급해진 이리나는 서둘러 마차에서 몸을 뗐다.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선 이리나는 어둠속에 몸을 숨기며 걸어갔다.

'얼굴을 가릴만한게 로브에 달린 후드밖에 없으니 조심해야겠어'

이리나는 굳은 손을 문지르며 옷 꾸러미를 챙겼다.

'한밤중이니 있을 만한 여관을 찾아야 할 텐데..'

저벅 저벅

밤이라서 그런지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여관을 찾아 주변을 둘러본 이리나는 건물 사이에 수상한 그림자 두 개를 발견했다.

"야, 뭐라고 했냐?"

그 순간 갑자기 그림자에게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리나는 소음에 한숨을 내쉬며 그들을 무시했다.

'귀찮은 일에 일부러 휘말릴 필요는 없지'

그녀는 싸움이 터지고 있는 골목길을 지나쳤다.

그때였다.

"어, 거기 너 후드 걸치고 있는 놈"

멈칫.

'시력도 쓸데없이 좋군.쯧'

속으로 혀를 찬 이리나는 그녀를 지목한 이들을 돌아보았다.

그녀를 부른 이는 덩치 큰 남자였다.

그의 옆에는 동료로 보이는 마른 남자가 있었다.

'뚱뚱한 남자 와 마른 남자라니 조합이..'

피곤해서 그런지 이 상황에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수상한데? 이곳 사람은 아닌 것 같고"

덩치남의 말에 빼빼마른 남자가 히죽거렸다.

"그렇네, 야 너 이리 좀 와봐"

귀찮은 표정으로 그들을 응시하던 이리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11번째 삶에 왕녀가 되었다.Nơi câu chuyện tồn tại. Hãy khám phá bây gi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