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걸 묻지?"
그녀의 질문에 말을 건 남자 그모스가 안경을 치켜세우며 웃었다.
"그냥, 나랑 같은 방향이면 같이 갈려고"
"..하, 어딘지나 알고 하는 말인가?"
"아니"
어이가 없어 순간 말이 없어진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ㅎㅎ 레브 네가 알려줘야지"
그는 한껏 웃어 보이며 그의 뒤에 서있던 기사 용병?들에게 명령했다.
"먼저 가있어"
고개를 주억거린 그들은 업무에서 해방된 것이 기쁜지 서둘러 가버렸다.
그모스는 낮게 중얼거렸다.
"이래서 용병들이란..쯧"
얼굴을 찌푸린 이리나는 그를 무시한 채 무작정 앞으로 걸어갔다.
"야, 알려 달라니까?"
그모스는 그녀를 따라잡으며 말했다.
"쿠데타 길드"
".....?"
"쿠데타 정보 길드로 간다고"
뒤늦게 알아들은 그모스는 밝게 말했다.
"잘됐다, 마침 나도 거기 들러야 했거든"
"......"
그 이후로 도착하기 전까지 그는 쉴세 없이 떠들어 댔다.
그러면서도 용캐 중요한 정보를 흘리지 않는 것을 보니 화법이 숙련된 귀족이 맞기는 한 모양이다.
'분명, 가만히 그의 수다를 들으면 중요하지 않은 정보 같은데..'
또 그렇지도 않았다.
주제를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의 폭이 넓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리나는 한창 혼자서 떠들고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모스는 자신의 이름을 제외하고는 그에 관련된 그 어떤 정보도 흘리지 않았다'
정체를 숨겨야 할 이유라도 있는 걸까?
처음부터 그모스의 하얀 피부, 세련된 옷 차림, 그리고 비싼 안경을 보고 귀족이라는 추측은 했었다.
그러나 평범한 신분의 귀족이 그처럼 깊은 학식을 공부하기에는 어려웠다.
'설마, 아카데미와 관련이 있는 인물인가?'
'애초에 목적지가 칼리오스트 아카데미라는 말도 있었고..'
한숨을 내쉰 이리나는 생각의 흐름을 끊었다.
확실하지도 않은 정보를 섣불리 추측해 보았자 좋을건 없었다.
그때 .
그모스의 눈을 피해 고개를 돌리던 이리나는 문득 한 광경을 보았다.
정복을 입은 사내들이 몰려 다니고 있었다.
흠칫.
'설마, 이리나 왕녀를 찾는 추격대인가?'
그런데 추격대가 타지 까지 쫓아올까?
그 의문이 들어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그들은 허름한 옷차림의 소년을 쫓고 있었다.
'이 지역의 치안대인가 보군'
안심하며 그들을 지켜보니 소년은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요! 여기!"
아이는 일부러 치안대를 더 도발했다.
"이 녀석 이리 오지 못해?"
그들은 불거진 얼굴로 소년을 쫓으며 헐덕거렸다.
"당신들 같으면 순순히 잡히겠어요?"
소년은 혀를 내밀며 그들의 손을 피해 능숙하게 도망쳤다.
그녀가 보기에도 그 장면은 매우 희한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이미 익숙한 모양인지 치안대가 지나갈 자리를 터 주었다.
그 모습이 조금 의아했다.
'저 소년은..'
"저곳이야!"
".....?"
그모스의 말에 그녀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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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째 삶에 왕녀가 되었다.
Romance그녀는 오랜 시간 동안 빙의를 반복해왔다. 그리고 그녀의 11번째 삶, 항상 무시 당해왔던 왕녀의 몸에 빙의했다. 하지만 이번 삶은 뭔가 좀 이상한 것 같다. '유난히 남자들이 많이 꼬이는 것 같은데..기분 탓이겠지?' 빙의한 몸의 남동생인 왕태자, 우연히 만난 녹색 머리의 미남 그리고, 제국의 2황자 와 재능을 숨기고 있는 공작까지 . 온갖 미남들이 그녀에게 다가오는 와중에 유난히 한 남자가 눈에 거슬리는데. '10번의 삶을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