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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의 일 때문인지 히미코는 나만 보면 자리를 피하려 한다 왜? 혹시 내가 뭔 잘못이라도 했나? 누워있는 동안에 꽤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가 뱉은 한 마디들을 생각하며 무언가 이상한 말을 한건지 떠올려보지만 역시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설마 내가 뱉은 중2병스런 대사에 나를 싫어하게 되었다거나 그런 이유일까... 아직도 히미코는 누워있는 내 옆에 앉아있지만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지 않는다
"저... 히미코?"
"네...넵! 이즈쿠 뭔가 불편하신게 있으신가요오...?"
말투부터 뭔가 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게 느껴진다 저번보다 날 대하기 어려워보이는게 확 느껴질정도로 불편해 하는 듯 하다
"혹시 나 저번에 너한테 뭔 짓 했었어?"
"....아니요 이즈쿠"
잠깐 곰곰히 생각해 보는 듯 보였지만 이내 얼굴이 붉어진 채로 고개를 푹 숙이며 작게 대답하였다
"그렇구나... 다행이네"
전혀 다행스럽지 않았다 아직도 내 마음속에는 그 문제만이 남아있다 친구같은 관계지만 엄밀히 따지면 히미코는 메이드다 그런데 그 둘 사이가 서먹해 진다니... 여러모로 꽤 불안한 사태이다
"히미코 우리 어디 가볼래?"
다리가 박살났기에 히미코가 끌어주는 휠체어에 타고 있었다 그래서 히미코에게 조금 미안했지만 지금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있었다 지도를 꺼내서 히미코에게 목적지를 알려주었다
"진짜 거길 가려구요 이즈쿠...?"
아마 한시간정도 걸었을까 저번 소풍에 왔었던 그 평야에 도착했다 근처에 가기만 해도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머리아 아파오지만 지금은 저 아름다운 노을을 보기 위해 모든걸 잠깐 내려놓았다
"히미코 저기 봐봐, 예쁘지?"
"진짜 이쁘네요 이즈쿠..."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니 꽤 좋아하는 눈치였다, 마침 노을도 딱 지고있었고 저번 전투로 풀만 사라지지 않았다면 더 예쁜 광경이긴 할텐데...
"요즘 나한테 기분 상한거 있으면 미안했어 히미코"
"ㅇ...아니에요! 전혀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요 이즈쿠..."
예쁘게 지는 노을을 같이 앉아서 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그날 왜 날 지킨거야? 도망갈수도 있었을텐데..."
대답하기 약간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떨구며 말한다
"그냥 한 순간 지켜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즈쿠..."
그 말을 듣고 나는 곰곰히 생각해보다 끝내 잠들었다

무제)제목 추천받습니다 (연재중)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