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삼킨 왕관 / CROWN SWALLOWED BY FIRE

10 - 의사, 성녀, 그리고 마법사

아이린은 차를 끊임없이 마시며 생각에 잠겨있는 듯 보였다.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네가 살아서 다행이야... 다시," 디아스가 말했다.

"자기야!" 줄리샤가 그의 말을 꾸짖었다.

디아스는 아내를 말리며 말했다. "너 차를 너무 많이 마셨어. 네 상태를 고려해서 차 마시는 거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아이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제 완전히 깨달았어. 이 두 아이들이 있는 존재가 필요한 것 같지는 않아."

"그들은 아주 잘 지내고 있어."

"알겠어." 아이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자기 소개하고 내가 누구인지 설명해봐."

"나는 디아스 호라에, 이파리아 제국 아래 호라에 지역을 통치하는 대공이다. 너는 디아스 호라에와 줄리샤 호라에의 둘째 딸인 아이린 호라에야," 디아스가 설명했다.

아이린은 컵을 내려놓고 다시 물었다. "대공이라면 왜 하녀가 나를 공주로 호칭했나요?"

"왕조의 이전 황제는 단 하나의 자식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장관들과 왕실 구성원, 귀족들은 호라에 가문의 자녀들에게 공주의 지위를 부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은 호라에 가문이 이파리아 제국과 여전히 직접적인 계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내려진 것입니다."

"공주, 맞네요?" 아이린은 혼잣말로 생각했다. "그들은 그 아이에게도 아이린이라는 이름을 지어줬어요. 이런 저런 저주들도 이렇게 존재하는 줄은 몰랐네요!"

아이린은 디아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저는 과거로 시간여행한 것 같지 않아요. 느낄 수 있어요, 이곳은 제 세대나 과거와도 다른 세계예요. 이 세계는 다른 세계 같아요. 이게 바로 대체 세계라고 부르는 건가요? 제가 살았던 세계와 극명하게 다른 세계인 건가요?"

"아이린, 기분이 안 좋아?" 줄리샤가 걱정을 가지고 물었다.

아이린은 줄리샤를 향해 돌아섰다. "이 여자가 나의 어머니라고 주장해요. 응, 그녀의 어머니적인 분위기는 느낄 수 있어요. 걱정스러운 표정과 언제든 눈물이 흘러날 듯한 모습을 보세요. 그런데 그 옆의 남자, 디아스 호라에 대공... 저는 그에게서 아빠적인 분위기는 느끼지 못해요. 그는 나를 매우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있어요."

아이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만약 줄리샤의 말이 이 아이린의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관한 진실이라면, 이해가 돼요. 그 남자는 단지 말을 나눈 적도 없는 딸에게 아버지가 될 수 없어요."

"아이린..." 줄리샤가 다시 불렀다.

"괜찮아요," 아이린이 대답했다.

"더 알고 싶은 게 있어?" 디아스가 물었다.

아이린은 이 시간 동안 조용히 있던 알파와 베타를 쳐다봤다. 질문하기가 망설여졌지만, 묻지 않으면 답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제 두 형제에 대해 알고 싶어요."

줄리샤는 남편의 손을 잡고 설명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디아스는 그것을 무시했다.

"네 둘째 형제의 이름은 아이모누에 호라에예요. 그는 불의 힘을 조종하는 자예요. 한편, 다이케 호라에는 네 세례 형제이자 물의 조종자였어요. 안타깝게도 다이케는 돌아가셨고, 그들--" 디아스는 알파와 베타를 가리켰다. "--그들은 다이케와 황제의 자식이에요."

아이린은 알파와 베타를 바라보았다가 디아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이케가 왜 죽었어요?"

"다이케는 5년 전 궁전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로 인해 사망했어요," 줄리샤가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그 화재로 여왕의 궁전은 파괴되었고, 다이케의 생명을 빼앗았으며, 이 두 아이에게 불행을 안겼어요."

"화재? 궁전? 그리고..." 아이린은 다시 알파와 베타를 쳐다보며 말했다. "두 아이?! 이 이야기가 제 꿈 같아요. 하지만 만약 이것이 정말로 제 꿈이라면, 이 두 아이는 이미 죽어있을텐데요? 그리고 도움을 청한 그 남자, 그가 황제일까요?"

아아!

갑자기 머리가 아파서 아이린은 얼른 양손으로 머리를 붙잡았다. 줄리샤가 즉시 다가가는 동안, 디아스는 지시를 내렸다. "아이린을 방으로 데려가서 검진을 해. 나가지 못하게 하고 쉬게 해."

***

아이린은 의사, 알파, 그리고 베타에 둘러싸인 채 침대에서 잠에 빠졌다. 세 사람은 아이린을 철저히 조사했다. 제국에서는 이와 같은 사례가 처음이었고, 아이린이 다시 살아난 사실은 모두에게 이야기거리가 되었다.

"아직도 이 모든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 정말로 나는 죽었을까? 엄마, 아빠, 그리고 플루토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참혹한 죽음을 맞이했는데, 그들은 분명히 충격을 받았을 거야. 하지만 지금 내가 여기서 깨어나서 호라에 가문의 둘째 딸의 몸에 깃들이게 되었어," 아이린은 혼잣말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전혀 이해가 안 가! 이게 내 새로운 삶인 건가? 그리고 디아스와 줄리샤가 내 새로운 부모가 되는 건가? 그건 불가능해! 내 부모님들이 아직 살아있는데 어떻게 새로운 부모가 생길 수 있을까?! 이 세계에는 마법사까지 있다니까!" 아이린은 분노에 휩싸여 소리쳐 움츠리기 시작했다.

"폐하! 무슨 일인가요? 어떤 기분이신가요?" 알파가 물었다.

"당연히, 그건 마법사가 그녀의 몸에 손을 대었기 때문이죠! 그녀 폐하께서는 그런 생물에게 손을 대받아 기분이 나쁘실 테니까요," 의사가 말했다.

아이린은 침묵하다가 곧장 침대에서 일어나 의사 앞에 서 있었다. "야, 넌 뭐라고 말한 거야?"

의사는 머리를 숙였다. "폐하, 저는 사실만 말한 겁니다."

"무슨 사실이라고요? 이해가 안 가요."

의사는 알파를 가리켰다. "그는 마법사예요. 마법사들은 항상 악의적인 의도를 품어요. 그들은 제국에 반대하고 마음대로 행동해요."

"그렇군요."

의사는 손을 내리쳤다. "물론, 폐하. 저는 거짓말이 아닙니다."

아이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게서 살아났으니까요. 마법사들이 그렇게 사악하다는 걸 몰랐어요."

알파는 고개를 숙이고, 베타는 즉시 그의 손을 잡아 힘을 실어주었다. 이파리아 제국에서 왕실과 귀족들을 제외하고도 제국 내에서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 가지 기탁이 있었다. 그것은 성녀, 의사, 그리고 마법사였다.

성녀는 귀족들과 동등하거나 그보다 더 높은 지위를 가졌다. 그들은 순수한 신성한 힘을 지니고 있었으며 항상 제국 사안에 관여했다. 반면 의사들은 귀족들과 성녀 아래의 지위를 가졌다. 그들은 신성한 힘과는 상관없는 의학 분야에서의 지적인 능력으로 인정받았다.

마지막으로, 마법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종족들보다도 낮게 여겨졌다. 그러나 그들의 힘과 제국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로 인해 마법사들은 자신들만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이들은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은 종종 마법사들의 존재를 경시했다.

그들은 마법사들이 제국에만 해를 끼친다고 믿었다. 마법사들은 황제로부터 온 명령마저 무시하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며, 높은 보상을 제시하지 않으면 일하지 않았다. 이는 마법사들의 평판을 더욱 손상시키는 요인이었다.

물론, 모든 마법사들이 그런 것은 아니었고, 악 중에도 선이 있었다. 그러나 선을 악으로 인식한다면 결국 선은 악이 되어버릴 것이다. 결국 어떤 마법사도 선을 행하려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들은 항상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이유를 갖고 있었다.

"당신들이 말하는 대로 그렇다면, 왜 아버지—아... 즉, 제 아버지가 그를 저를 진찰하도록 불렀을까요?" 아이린이 물었다.

"대공이 실수한 게 분명하겠군요," 의사가 대답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다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제발, 제 공주님..."

"의사, 성녀, 그리고 마법사 중에서 빠르게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첫 번째는 성녀입니다. 그들은 높은 신성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의사들인데요," 의사의 대답이 여기서 멈추었습니다.

아이린은 기다렸지만, 기대하던 대답의 계속은 없었습니다. 그녀는 혼란스러워하며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세 번째는 어떤 건가요? 세 번째는 마법사 아니었나요?"

"아니오, 폐하. 마법사들은 치료를 제공할 수 없으며, 해를 끼치고 죽음을 가져올 뿐입니다."

팡!

아이린은 감정이 폭발하는 것을 느꼈고 소리쳤습니다. "에이프릴!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설명해!"

"제가 설명해드릴 수 있습니다, 폐하," 의사가 끼어들었지만, 아이린은 즉시 그에게 말했습니다.

"입 다물어! 당신한테 말한 게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