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삼킨 왕관 / CROWN SWALLOWED BY FIRE

12 - 어제의 나

디아스는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 아이린의 행동은 호레 가족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에게도 위험을 가져왔다. 아이린은 그녀의 상태 때문에 아직 공식적인 데뷔를 하지 못했다. 소수의 사람들만 그녀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호레 가족은 그녀의 상태가 얼마나 계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아이린을 숨겨왔다.

게다가 황후가 된 에이모뉴는 호레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실수를 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 한 번의 실수라도 하면 모든 시선이 그들에게 집중될 것이다. 이는 제국을 그들의 사건에 휘말 수도 있는 잠재적 위험을 가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호레 가족은 평범한 가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때, 아이린이 일어나 다시 앉았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입을 열어 말했다. "아버지..." 아이린은 가슴이 메어올라 숨이 막히지만, 디아스를 영원히 칭호와 이름으로만 부르는 것은 불가능했다.

"피곤해요. 나 좀 혼자 있을 수 있을까요?" 아이린이 부탁했다.

디아스는 한숨을 내쉬고 방을 나갔다. 아이린은 그 후 안도감을 느꼈다. 그녀는 낯선 방을 둘러보며 새로운 삶에 대해 생각했다.

"이게 너무 갑작스럽잖아요! 왜 모든 게 이렇게 빨리 변해버린 거죠?! 만약 이게 제 새로운 삶이라면, 과거 생에 대한 기억이 없어야만 했어요. 정말 괴롭습니다!" 아이린이 울며 소리쳤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디에 있나요? 왜 여기 없어요?" 아이린은 가족을 그리워했습니다.

"아아아아악...!" 아이린의 광란의 비명이 모두에게 들려왔습니다. 주스티티아는 그녀를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 디아스가 그녀를 막았습니다.

"만나지 마세요,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디아스가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우리 딸이에요!" 주스티티아가 항의했습니다.

"그녀도 제 딸입니다!" 디아스가 외쳤습니다. 그는 분노에 얼굴을 문지르며 말했습니다. "아이린만 적응해야 하는 게 아니라, 나와 너도 적응해야 해요."

주스티티아는 무력하게 침묵해야만 했습니다. 디아스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린은 그들에게서 잠든 어린 아이로만 알려져 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제 아이린이 깨어났으니, 물론 이 모든 새로운 일들은 그들에게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다시 아이린의 부모로서 배우고, 아이린은 그들의 자식으로서 배워야 했습니다.

***

[3일 후]

아이린은 자신의 방에 잠긴 채로, 혹은 오히려 방 안에서 소리 지르고 울며 웃는 것을 계속했던 후에 드디어 문을 열고 방에서 나왔습니다. 에이프릴은 아이린의 돌보미로 지정되어 있었으며, 매일 세 번의 식사와 음료를 아이린에게 전달했습니다.

에이프릴은 아이린의 방 앞에 준비한 탁자 위에 음식과 음료를 올려놓았습니다. 디아스의 지시에 따라, 에이프릴과 다른 하녀들은 아이린의 방 지역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되었습니다. 디아스는 딸을 방해받지 않게 하고 싶어했습니다. 게다가 주스티티아도 하녀들과 종사원들에게 아이린에 관한 소문이나 외부세계로의 뉴스 전파를 금지했습니다.

그리고 3일 후, 아이린은 방에서 나왔습니다. 그녀는 바로 아이린의 아침을 가져오던 에이프릴과 마주쳤습니다. 이로 인해 에이프릴은 놀라서 손에 들고 있던 트레이를 떨어뜨렸습니다.

"에이프릴..." 아이린의 목소리에 에이프릴은 놀랐습니다.

"왜 매번 내가 일어날 때마다 넌 항상 무언가를 흘리게 되는 거야?" 아이린이 묻었습니다.

에이프릴은 가능한 한 몸을 낮추고 말했습니다. "저... 저의 실례, 폐하! 의... 의도치 않았어요--"

아이린이 말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냥 '양'이라고 불러. 궁전에 있거나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아니니까. '폐하'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 그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아이린은 그 후 바닥에 흩어진 트레이의 내용물을 바라봤습니다. "아침은 항상 이렇게 일찍 나오는 거야?"

"아... 아니요. 보통 마님과 주인님은 여덟 시에 아침을 드십니다."

아이린은 그때 방 안의 큰 시계가 아침 일곱 시를 보여주는 걸 기억했습니다. "얼굴 좀 씻고 싶어요.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요?"

"욕실로 가실 수 있거나, 저가 목욕 용품을 가져다 드릴 수도 있습니다."

아이린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나는 겁주기 같은 사람인가요?"

"뭐... 뭐라구요...?"

"제 말을 들리지 못하나요?"

"아... 네... 들리는데요... 양은 겁주는 사람이 아니십니다."

"그렇다면 두려움 가득한 목소리를 그만 해주세요. 저는 당신에게 아무런 해를 가하지 않을 거예요."

"네, 양..."

"다시 말하면서 떨지 마세요."

"네, 양!"

아이린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좋아요... 화장실로 가고 싶어요. 길을 안내해 줄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

[화장실]

아이린은 꽃 향기에 감싸인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며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일찍이 에이프릴이 여럿의 하녀들을 데려와 아이린의 목욕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아이린은 아직 모든 것에 익숙하지 않아 도움을 거절했습니다.

화장실 안에서 혼자인 아이린은 다시 고뇌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을 털어놓고 반성한 지 벌써 3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아요. 아직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어요. 하지만 더이상 스스로를 타락시킬 수는 없어요. 현재의 삶에 직면해야 해요."

"예전 세계에서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어요, 비록 제 선택이 아닌 목적이었지만요. 적어도 그 세계에서는 따라갈 길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 새로운 세계에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디아스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어요."

아이린은 꽃잎으로 가득한 물 표면에서 물놀이를 하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런 호화스러움을 보면서 웃어야 할까요? 부유한 가문에 태어났으니 행복하게 웃어야 할까요? 비록 아빠는 이 정도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제 삶은 그냥 괜찮았던 것 같아요."

콸콸...!

아이린은 다시 울음에 휩싸였고, 가족을 그리워하며 말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울고 있는데, 그들은 어떨까?"

아이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강하게 버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세계에 대해 배우고, 살아남는 법을 알아야 해요. 네... 살아남아야 해요. 가족과 다시 만날 때까지 강해야 해요. 아빠와 엄마는 분명히 내가 포기를 선택한 것을 알게 되면 화를 낼 거예요. 그리고 플루투스... 그 아이--"

아이린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우리는 분명히 말싸움을 벌이고 말했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더 패배할 거예요."

***

두근두근... 두근...

식당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아이린이 아프릴을 따라 식당으로 들어왔습니다. 디아스는 아이린을 묵묵히 바라보았고, 주스티티아는 기쁨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아이린--"

아이린은 급한 말을 하려는 주스티티아의 말을 멈추게 하기 위해 손을 들어올렸습니다. "이전에 내가 한 일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들은 아침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음식으로 가득 찬 탁자를 보며 아이린의 눈동자가 확장되었지만, 그녀는 빠르게 자제력을 차리고 있었습니다. 디아스와 주스티티아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으며, 접시 위에서 나이프가 스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테이블 매너입니다. 다행히도 아이린은 이를 이전에 배웠기 때문에 적응하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폭발적인 감정에도 불구하고, 아이린은 여전히 자제력을 유지하며 귀족과 공주다운 행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명분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전에 아이린은 단지 살기 위해 먹고 마셨지만, 이제 그녀의 몸으로 들어오는 각 입과 모든 한 모금은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는 목적이었습니다. 이전에는 그녀는 모든 것을 삼키기 위해 강제로 자신을 설득해야 했지만, 이제는 소화가 쉬웠습니다.

식사 중에 아이린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세계는 분명히 내가 온 세계와 다릅니다. 특히 여기에서 적용되지 않는 법률에 대해서 말이죠. 여기에는 마법사와 성녀도 있습니다. 알고 있는 대로, 여기에 적용되는 규칙은... 죽이거나 죽는다, 살아남거나 항복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