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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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난지 2개월 반. 시간은 빨리 갔다. 지금까지 내가 병실에서 한일은 가사 쓰기 또는 핸드폰. 3개월이란 긴 시간동안 맴버들은 자주 병실에 방문했다. 하지만 지민 만큼은 절대 내가 깨있을때는 오지 않았다. 아니 조금 정확하게 말하면 밤 10시 전에는 절대 오지 않았다. 하지만 난 항상 깨있다. 지민이가 그사실을 모를뿐. 오늘은 마지막 바로 전날. 의사가 마지막으로 진단을 한후 지단서를 때주면 내일 바로 퇴원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거기다 오늘은 내 생일 바로 전날인 3월 8일.

거짓말 없이 오늘만큼은 나도 들떠있다. 거의 3개월동안 병원에만 있어서 몸도 뻐근했다. 연습실에 가서 뭘먼저 할까. 일단 곡작업을 먼저 하는것도 있지만 안무를 직접해보고 싶다. 가끔씩 호석이가 비디오로 찍은걸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지민이는... 매일 왔다. 정말 매일. 다른 이야기를 들고 내 병실에 왔다. 그때마다 나는 항상 느낀다.

'아... 나는 이녀석을 절대 미워할 수 없겠구나..'

처음에는 화나는 마음도 있었다. 왜 나를 떠난건지. 제대로 들은것은 없지만 왠지 알 수 있었다.... 지민이도 많이 힘들었다는걸. 얘기를 해줄때마다 느낀다.

'미안해..'

'사랑해..'

'너 만큼은 미워할수 없다.'

오늘도 올지는 모르겠다. 만약온다면... 지난번처럼 그냥 자는 척만 할 예정이다. 그냥.. 내가 깨있었다는 걸 지민이가 알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니까... 모르는게 더 나을 수 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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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지민이는 아직 오지 않았다. 항상 10시면 병실 문이 열리고 지민이가 들어오는데 오늘만큼은 아니였다.

10시 20분 아직도 오지 않았다. 무슨일 있나? 불안한 느낌만 든다...

10시 45분... 오지 않는다... 그냥 오기 싫어서 안온건가? 아니면....

사고..?

불안하다... 너무 불안하다... 설마 사고라도 난건가? 납치? 경찰에 전화해야 하나? 어떡해... 이럴땐 뭘 해야 하지? 뭘 어떻게...

드르륵

문이 열렸다.

"형 미안해요. 빨리 올려고 했는데 성득쌤이 안보내 주셔서."

아....

"항상 느끼지만 여기 진짜 어둡다. 형 얼굴도 안보이고"

다행이다....

"오늘 저 칭찬 받았어요ㅎㅎ 춤잘춘다고. 그리고 저 복근도 만들어야 한데요. 안무중에 윗옷 올리고 배 까는 부분이 있는데.. 원래는 전부다 까기로 했는데. 형들이 싫다고 항의하니까 센터에 있는 저만 까기로 했어요"

알고 있다. 항상 카톡으로 비디오를 보내주는 호석이 덕분에 다 보고 있다. 처음에 보고 당장 연습실로 달려 가고 싶었지만 참았다. 지민이는 한참을 얘기 했다. 거의 안무 연습과 곡작업 얘기들이였다.

"형... 내일 퇴원이네요..."

지민이가 잠시 우물쭈물 거린다.

"형은 기억 다 돌아왔죠...?"

저말을 하는거면.. 역시 지민이도 기억이 있다..

"저.. 사실은 오늘 말하고 싶은게있어서 온거에요.."

잠시 정적이 흐른다.

"옛날....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거예요... 그땐.... 저때문에 형이 힘들어하는 모습이 너무 미안해서.... 떠날 수 밖에 없었어요.... 제가 떠나야지.. 형이 기억을 잃어버리고 더이상 안아파할 꺼니까.... 엄마한테.. 말도 안되는 거짓말 했어요... 따돌림 당한다고... 혼자 막 자해를 했어요... 주먹으로 얼굴 때리고... 일부러 어디막 부딪히고.. 전학가고... 형은 더이상 만나지도 못하고...그리고나선... 저도 기억을 잃어버렸어요... 그러다 빅히트 연습생 알아보려고 회사를 갔는데 상황이 안좋아서 못했어요. 그래서 집에 가기 전에 옥상에 올라갔는데 그때 형을 처음 만났죠ㅎㅎ 그때도 아직 기억이 없을때 였어요. 처음엔 입도 험하고 좀 그랬는데... 갑자기 형을 멈춰세우고 이상했죠. 저도 제가 왜이러는지 몰랐으니까..."

지민이에게서 처음듣는 이야기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계속 얘기를 해줬다.. 어떻게 기억이 돌아왔는지 부터 점쟁이 얘기까지...

"그때 점쟁이 아줌마가 한말... 저한테 한말 아니였어요... 내가 형한테 다가가면.. 형이 상처받으니까... 다가가지 말라고 한거예요.. 상자를 열면 안된다고 했는데.. 하하... 결국 형이 열어버렸으니.."

얘기를 계속 해나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얘기 한후 지민이는 내손을 살며시 잡으며 고개를 숙였다.

"형.... 저 또 떠나야 하나요?"


에....?? 또?

운명을 믿으십니까? (방탄소년단 슙민, 슈짐)Место, где живут истории. Откройте их для себ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