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은 시점>
"으아아아앙!!!"
"혜정아~아빠 곧 오신다니까??"
"옴마눈 고짓말쟁이야!! 오제도 오씬다했닪아!!..요!!"
에휴...이걸 도대체 어찌해야하나...이게 다 전정국 때문이야!!
전혜정은 아빠를 못 본지 4일밖에 안 됐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 아이인지라 울어 젖히며 엄마인 송혜은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간만에 방방유치원에서 휴가를 내줘서 기뻤던 혜은이였지만,
휴가를 내준 이유가 방학이었다는 걸 깜빡 했었다.
이틀째 딸 혜정이를 달래느라 체력방전된 상태였다.
훗. 아직도 혜정이는 울고 있지만, 미소가 지어진다. 너무 귀엽잖아~
꽃무늬 원피스에 정국이 닮은 큰눈망울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며 입은 삐죽 나온 상태에서 아직 발음이 서툴지만,
새침하게 엄마한테 따져 들어도,
배운대로 존댓말을 끝까지 붙이는게 어느 부모라도 이뻐보이지 않겟어?
'딩동~딩동'
때마침 초인종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혜정이는 눈물을 그쳤고,
이내 혜은에게 안아 달라는 듯 작은 팔을 쭉 뻗었고,
혜은이는 그런 혜정이를 안아들어 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네~가요~"
'띠리리~달칵'
"혜은아!!! 꺄아아아!!!"
잠금장치를 풀고 문을 열자마자 요란스러운 소리를 지르는 혜은이의 단짝, 혜선이와 그 뒤에 김태형이 서 있었다.
"혜선아~어서 와!! 태형오빠 안녕하세요~"
"아, 오랜만입니다...어?! 우뤼 혜쭁이네에?? 우리 이뿐 혜쭁이네에에?!!"
혜은이가 인사하자 차분하게 인사하려던 김태형은 송혜은의 품에 폭싹 안겨있는 2살배기 전혜정을 보자 혀 꼬은 말투로 혜정이에게 다가갔다.
"에헤헤헿! 때형땀똔이따!"
그게 또 좋았는지 이미 예전에 안면이 있던 태형에게 꺄르르 웃으며 반기는 혜정이였다.
"지랄을해요 아주...아아아아!!!!!! 아 왜!!!"
그걸 아니꼽게 쳐다보던 혜선이가 욕을 하자 송혜은은 눈에 불을키고 혜선이를 때리기 시작했다.
"내가 어?! 내가! 애! 앞에서! 욕하지 말랬지이이!!!!"
이게 처음이 아닌 듯 태형인 혜정이를 살포시 안은 상태에서 두 큰손으로 혜정이의 눈과 귀를 가려주며 폭력현장을 벗어나 거실로 향했다.
"아! 쫌! 깜빡 했어! 알겠다고 안하겠다고오!!"
이혜선이 괴성을 지르자 송혜은은 때리던 걸 멈추고, 혜선이를 똑바로 지시했다. 그리고...
"혜선아아아~보고싶었또...흐잉"
유부녀, 유치원 선생님이자 2살짜리 아이를 둔 24살 엄마답지 않게 단짝에게 안기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걸 평소 같았으면 질색하며 피했을 이혜선이었지만, 혜은이를 본지 너무 오래되어 맞장구를 쳐줬다.
"흐잉...나두나두ㅠㅠ"
살과 살의 마찰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질 않자,
김태형은 안심하며 다시 현관 쪽으로 돌아왔지만,
두 친구가 무슨 이산가족처럼 부둥켜 안고 있자 말이 헛 나왔다.
"쌩쇼를해요~누가 보면 레즈인줄 알긋다."
"땡뚀? 뢔쮸? 때형땀똔 구게 모야??"
"아~ 쌩쇼는..."
원래는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갔을 둘이었지만,
태형삼촌이 가버리자 따라온 2살의 순수한 아이가 그걸 듣고,
묻자 그걸 또 혜정이의 키에 맞춰 쭈꾸려 앉아 설명하려는 김태형을 본 이혜선과 송혜은은 동시에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