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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시점>



'지글지글'

"(킁킁)음~역시 죽은 본죽이지!"


새벽 5시, 부엌은 정호석이 차지했다. 얼핏 봐선 무언가를 열심히 만드는 듯한

모습이었는데...배달 온 죽을 지가 한것 마냥 자시 뎁히고 있었다.


'똑똑똑'


"누나! 나 들어간다?"

'벌컥'


"음...이게 뭔 냄새냐~"

"에우 암튼 개코 납셨어, 아무리 슬퍼도 먹을거라면~쯧쯧"


호석은 죽과 물이 든 쟁반을 갖고 혜선의 방으로 들어갔고,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시켜 혜선은 일어났다.


"하~암, 왠일이냐? 죽도 다 만들고?"

"훗. 그래도 누나가 우울한데, 내가 뭘 해줘야지."

"호~호~쓰읍...야."

"응?"

"너, 이거 너가 끓인거 아니지."

"허! 지금 나 의심 하는거야?!"

"그럼...왜 예전에 송혜은이 나 몸살 났을때 끓여준 죽이랑 맛 똑같은데?!"

"그 누나는 항상 레시피 인터넷에서 찾아 보잖아!"

"그래서 너도 그 똑같은 레시피 썼어?"

"내가 미쳤냐, 본죽에서 주문했지~~"

"그럴줄 알았다 내가!....고맙다ㅎㅎ맛있네~"


혜선은 죽을 먹자마자 전호석이 끓이지 않은걸 눈치 챘지만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니야....왜 이래....난 이럴 때가 정말 싫단 말이야...그냥 평소처럼 굴어 누나....

뭔일 일어날 것 같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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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2월 18일 정호석 4살.}



"정말이에요?! 진짜요?!"

"그러엄~진짜지~우리 아들한테 왜 엄마가 거짓말하겠어? 안 그래요 여보?"

"그래~우리 호석이 4살되는 생일인데, 당연히 놀러가야지~"

"아싸!!"


4번째 생일을 맞이한 정호석은 평소 까칠하고 엄격하신 부모님이

자기에게 잘해주고, 친절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왜 이러시지? 작년 생일땐 안 챙겨주셨는데...헤헤 좋으다~


'덜컥'

"호석아, 안전벨트 매는 거 잊지 말구?"

"네 엄마~"

'철컥'


차에 타 안전벨트까지 맨 호석의 얼굴엔 행복함이 가득했다.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호석의 얼굴엔 빛이났다.

완전히 발달되지도 않은 치아였지만, 정호석의 미소는 참으로 예뻤다.


"엄마! 아빠! 우리 어디루 놀러가여?"

"응~비밀이야~가보면 알아~"

"도착할 때까지 조용히 있어~?"

"네에!"

차 옆을 지나가는 풍경을 감상하며 간만의 외출에 정호석은 콧노래를

화양연화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