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글지글'
"캬아~형수님 최고! 이게 얼마만의 한우야~"
"야, 정호석 그 오글거리는 형수님 집어치울래? 아주 혜은이가 밥만 만들어줬다면 형수님이래!"
"내 맘이지 넌 뭔 참견이야!"
"너어언?!!! 뒤질래?! 야 니 이리 안와?!"
송은우를 기다리다 손님들이 배고파 보여 고기 20인분 중 4인분을 남겨놓고 먼저 점심식사를 시작했던 송혜은.
가족의 달이라고 보너스를 받아 특별히 한우를 사기로 마음 먹었었는데,
9명이 하도 먹성이 좋은지라 2인분씩 먹을 것이라 예상하여 18인분을 사려다 자기 오빠가 제일 많이 먹는다는 것을 기억하여 송은우가 먹을 고기만해도 4인분 어치였다.
근데 식사를 시작한지 얼마 안가 정호석과 이혜선은 티격태격 싸우기 시작했고,
이젠 아예 탁자가 경주 코스라도 되는지 한 명은 도망가면서도 쌈을 싸먹고 있었고,
또 한 명은 그런 놈을 죽어라 쫓고 있었다.
"애 앞에서 뭐하냐, 둘 다 앉아."
싸늘한 민윤기의 한마디에 둘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한껏 들떴던 분위기가 갈아 앉았을 이때,
'딩동 딩동!'
"혜은아! 오라방 왔다 얼른 못여냐~!
'쾅쾅쾅!'
"어? 오빠 왔다~"
송은우는 도착했고, 이 어색한 공기를 얼른 피하고 싶었는지 송혜은은 얼른 자리를 떴다.
'띠리리 달칵.'
"킁킁 야, 이 냄새는 혹시 고기? 킁킁 그것도 소고기?! 킁킁 그.것.도....한우?!!!!!"
역시 개코...사람이 어떻게 고기 굽는 냄새 하나로 소고기인지 한우인지를 구분할 수가 있지?!
송혜은은 문 열자마자 냄새부터 맡고 바로 한우인지 맞추는 자기의 오빠를 보고 놀랐다.
"이 나쁜 동생아 이 오라버니가 얼마나 고기를, 그것도 소고기를....그것도 한우를!!! 좋아하는지 알면서 먼저 먹고 있었냐?!"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서운하다는듯 말하는 오빠를 보며 난 피식 웃었다.
"에이~삐졌어?"
"허! 삐지긴 무슨!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으누 삐졌따?! 찐 삐졌따!!"
허탈한 웃음으로 쿨하게 말하나 싶었던 송은우는 이내 29살답지 못한 몹쓸 애교를 하고 있었다.
송은우는 누구였더냐, 어른스러운 흉내를 낼 땐 내더라도 남편, 딸, 그리고 단짝 이혜선한테는 애교를 물 마시듯 부리는 송혜은의 친 오빠가 아니었더냐.
"삐띠디 마~~나 오빠 꼬기! 그것두 소꼬기! 그것뚜 한우꼬기를 4인분이나 남겨놨따?? 혜운이 잘했띠? 우리 잘쌩긴 으누오빠 동생 혜운이 잘했디??"
송은우 앞에 손을 뻗어, 손가락 4개를 펴 방방 뛰며 한수 더하는 송혜은이었다.
"웅~우리 이뿐동생 최고오!!!"
그런 송혜은이 익숙했는지 자연스럽게 두 볼을 꼬집으며 웃어주는 송은우였다.
하지만 이 해괴망측한 광경을 목격한 한 사람이 있었으니...
"오늘 내가 죽는 날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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