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의 이야기는 파랑만장한 드라마와도 같은 이야기이다. 지민에 관해서는 다행히 병원 측에서 잘 막아주어 지금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 아니, 딱 한 명은 알고 있다. 바로 시연이다.
그러니까 현실판 왕자님 지민의 이야기는 현재 서른인 지민이 스물다섯 졸업반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민은 인턴으로 시작해 몸담을 병원을 물색하고 있었다. 지민은 평균 전교 5등의 성적표로 윤설병원을 찾았지만, 딱 5명을 뽑는 임용시험에 탈락했다. 성적 외에는 아무것도 보지 않는다는 윤설병원인데도 말이다.
곧 지민은 뒷조사를 시작했고, 이내 전교 9등인 누군가가 집안 재력을 이용해 자기 대신 임용시험에 붙었다는 걸 알게 된다. 사회 초년생, 겁이 없던 지민은 결국 윤설병원에 고소장을 들고 찾아간다. 사회적으로 비리가 큰 문제였던 만큼 잘못 알려지면 윤설병원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 있을 터였다.
그래서 학과장과 병원장, 이사장이 모두 몰려와 결국 지민에게 고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임용과 3년 후의 조교수 자리를 약속한 것이다. 스물여덟의 나이에 조교수가 된 지민은 곧 서른다섯에 부교수가 된 이례적인, 전례 없는 케이스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그 계약 자리엔, PK실습을 온 의대생이 한 명 있었으니 이시연이었다. 시연의 입을 막기 위해 지민은 시연에게 잘 대하기 시작했다. 누구라도 그렇게 잘생긴 사람이 이름을 부르고 완벽한 왕자님 매너를 보이면 동네방네 그 사람의 비리를 떠들어 대는 걸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물며 남자에게는 목을 매는 이시연인데 오죽할까. 그래서 지금은 시연이 지민을 쫓아다니는 상황이다.
얼마 후 지민에게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응급의학과 펠로우, 권은비였다. 그런데 은비와 가까워지면 자신이 어떻게 교수가 되었는지 물어볼 것이고, 그럼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대로 말하거나 둘 중에 하나일 텐데 둘 다 상상하기 싫었다.
지민은 그런 상황에 빠져 있다. 어떤 걸 골라도 누군가는 불행해지는 그런 상황.
그러나 그 이후에 그들에게 닥쳐올 불행을 알았다면, 이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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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설병원 응급실입니다
Fanfic윤설병원에서의 평범한 하루하루, 그러나 평범함의 정적을 깨버린 많은 사건들 그 사이 단 하나의 진실을 찾아가는 윤설병원 의사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