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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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는 샌즈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다. 그리고 블루와 드림이라는 친구들을 두고 있다. 블루와 드림은 잉크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며, 잉크와 모든 걸 항상 같이한다. 잉크는 성격이 열려있고 사교성이 좋아서 학생들에게 관심을 받아도 잉크에게 절친이란 그 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잉크는 학교에서 꽤 알아주는 편이었다. 거의 모든 학생이 잉크의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할 정도로 말이다. 잉크도 그런 만큼 모든 학생, 선생님들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했고 그들도 잉크에게 좋게 대해 주었다.

하지만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이라고 해도 안티팬은 있는 법이다. 그리고 잉크에게 안티팬이란 일진 패거리, 또는 나이트메어의 패거리라고도 불리는 학생들이었다. 그들은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고, 돈과 물건을 빼앗고, 맘에 들지 않으면 때리곤 했다.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으며, 선생님들조차 그 일진들을 제대로 혼을 내주지 못했다. 신고할 만큼 용기가 있는 학생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신고한다고 해도 증거가 부족했다. 그들은 일진 짓을 할 때 항상 은밀하게, 최대한 증거를 없애면서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잉크는 그들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잉크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일진들이 심하게 상처를 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잉크의 학교생활은 비교적 평온하고, 항상 고민이 없었다.

뭐, 고민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 세상에 고민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나. ‘좋아해 주는 사람도 많고, 절친도 있으면 고민이 또 어디에 있겠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런데 잉크의 고민은 누구나 다 흔하게 경험해본 것이다.

바로 ‘사랑’ 이다.

잉크는 ’에러’라는 조용하고 소심한 학생에게 관심이 있다. 공부도 꽤 하고, 친구도 많아서 긍정적인 잉크가 그런 학생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하여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잉크는 에러를 마음에 두었다.

드림과 블루는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기에 항상 잉크를 도와주려고 한다. 잉크는 도움은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아이들이 그런 잉크의 속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그래서 항상 필요 없다고 말하는 잉크를 무시하고 뒤에서 몰래 도와준다.

그리고 미술을 좋아하는 잉크는 여느 때와 같이 책상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에러의 그림이었다. 에러의 그림을 그리는 잉크를 본 드림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오늘도 에러 그리네.”

드림의 말에 얼굴이 살짝 붉어진 잉크는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드림은 또다시 웃으며 그림을 관찰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발견한 것인지 눈을 크게 뜨고 그림을 더 자세히 보았다.

“어? 이거 뭐라고 쓴 거야?”

잉크는 그림을 그린 종이를 드림에게 보여주었다. 드림은 글을 읽었다. 그 글을 읽을수록 드림의 얼굴에는 큰 미소가 번졌다.

“오오, 드디어 하려고?”

“응, 계속 숨기고 있을 수는 없잖아.”

드림은 더 큰 미소를 지으며 잉크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래, 잘 생각했어!”

드림에게 칭찬을 받은 잉크는 그를 올려보면서 같은 웃음을 지었다.

“뭔 일로 그렇게 실실 웃냐?”

드림의 쌍둥이 형인 나이트메어가 팔짱을 끼면서 그 둘에게 다가갔다. 나이트메어를 본 드림은 인상을 구기며 그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아, 네 알 바 아니잖아.”

“이게, 형이라고 불러라!”

나이트메어도 쏘아붙였다. 그러자 드림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고작 몇 분 차이 밖에 안 나는데 뭔 형.”

드림을 향해 눈을 가늘게 뜨고 잉크에게 돌아선 나이트메어는 피식- 웃으며 양손으로 잉크의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됐고, 저게 뭐냐?“

잉크의 그림을 발견한 나이트메어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그림을 낚아챘다.

"야! 돌려줘!“

당황한 잉크는 반사적으로 의자에서 재빨리 일어섰다. 하지만 나이트메어는 잉크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림을 높이 들어 올렸다. 나이트메어보다 키가 작은 잉크는 그림을 손에 넣지 못했다.

"키도 작은 게 어딜.“

그렇게 한 마디를 남긴 나이트메어는 절망하는 잉크를 비웃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다른 일진들, 킬러와 호러는 킥킥 웃으며 나이트메어를 둘러쌌다.

”아, 저것들이.“

드림이 팔짱을 끼며 나이트메어의 패거리 쪽을 노려봤다. 잉크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나이트메어의 자리로 달려갔다. 뒤에서 뭐 하는 거냐고 소리치는 드림의 말이 들렸지만, 잉크는 그런 드림의 말의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나아갔다.

”야, 오징어 왔다.“

호러가 큰 소리로 잉크의 별명을 불렀다. 이 별명은 나이트메어의 패거리만 쓰는 별명이었으며, 다른 학생들은 안 쓴다. 평소 같았으면 발끈할 잉크가 호러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나이트메어를 노려봤다.

”뭘 봐.“

잉크의 눈빛을 뚫으면서 나이트메어가 비꼬았다. 그런데도 잉크는 지지 않는 강한 눈빛으로 그에게 내뱉었다.

”돌려줘.“

”싫은데?“

잉크의 한마디에 나이트메어는 피식- 웃고 자신의 패거리를 한 번 쓱- 쳐다봤다. 킬러와 호러는 나이트메어와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돌려달라고.“

”내가 왜 줘야 하는데.“

진지하게 잉크를 싸늘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나이트메어는 자신의 책상에 놓여있는 잉크의 그림에 한 손을 내리쳤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는 잉크는 두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그 그림의 주인은 나니까.“

이쯤 되니 교실에 있는 모든 학생이 나이트메어와 잉크에게 눈길을 돌렸다. 평소에는 나이트메어의 패거리를 피해서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기에 직접 그들과 한 판 붙는 일은 흔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신기하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잉크를 바라보았다. 친구에게 수군대는 학생도 있었고, 자신은 못 보겠다는 듯 두 눈을 가리는 학생도 있었고, 흥미진진하다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보는 학생도 있었다. 잉크는 그 모든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강하게 나이트메어를 쳐다봤다.

”오호, 그래? 이거 에러 꺼 아니었어?“

에러의 이름이 나오자, 학생들은 작은 소리로 서로 귓속말을 나누었다. 책상에 조용히 앉아있던 에러도 자신의 이름이 들리자, 급격히 고개를 들었다. 잉크는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혀는 입속에서 꼬였고, 괜히 긴장도 되었다.

”아, 아니야.“

잉크의 더듬거리는 말투와 붉어진 얼굴을 본 나이트메어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잉크를 비웃었다.

”뭐가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 나이트메어는 그림을 한 손으로 잡고 들었다.

”어디 한 번 읽어볼까?“

나이트메어의 그 말에 잉크는 눈을 크게 뜨며 그림을 가져가려고 했다. 하지만 잉크는 나이트메어의 키를 이기지 못했다. 잉크는 나이트메어의 팔을 잡고 힘껏 당겼지만, 나이트메어는 이미 그림에 있는 글씨를 읽고 있었다.

"'에러, 넌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이야. 널 좋아해. 나랑 사귀어줄래?'"

잉크는 얼굴이 터질 듯 붉어졌고, 너무 긴장한 탓에 나이트메어의 팔을 손에서 놓았다. 교실에 있는 모든 학생들은 잉크와 나이트메어를 쳐다보며 속닥거리고 있었다. 잉크는 관심을 받는 건 좋아했지만, 이런 관심은 원하지 않았다.

잉크의 오른쪽 눈동자는 보라색 원 모양이었고, 왼쪽 눈동자는 초록색 느낌표 모양이었다. 잉크는 두 눈동자를 굴리며 교실을 살펴보았다. 드림은 잉크를 동정심 가득한 눈빛으로 보았다. 잉크는 드림의 눈길을 애써 무시하고 더 둘러봤다. 잉크가 본 눈빛들은 모두 기분이 나빴고,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한 광경은 잉크의 존재하지 않는 영혼을 아프게 했다.

바로 에러의 충격 먹은 얼굴이었다.

단어는 880, 개!!!

에러샌즈 X 잉크샌즈 잉에러Tempat cerita menjadi hidup. Temukan sekar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