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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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훈련장이에요.

자한 스님이 조금 더 넓은 운동장과 온갖 운동기구들이 있는 곳을 보여주었다.

불교에서는 살생을 하지 않지만 아수라는 불살주의가 아니었다.

아수라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혹은 높은 필요도에 의해서 누군가를 죽여야 할 때가 온다고 한다. 첫 살생이 아수라의 가장 깊은 내면을 깨운다고 하며, 이것은 성인식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흘려듣고 싶었다.

붉은 아수라들은 에너지를 쓰는 훈련 뿐 아니라 신체적인 훈련도 동반해야 한다고 한다. 전쟁에 줄곧 휘말렸던, 혹은 주도했던 자들이니 그들의 적은 그들이 할 수 있는 많은 방식으로 붉은 아수라를 죽이려 할 것이다.

스님은 기본적인 에너지 흐름과 운용법을 알려주겠다 한 후 아이들 모두와 함께 훈련하는 방으로 들어갔다. 태권도장같은 도장이었다. 주술 물품들이 잔뜩 걸려있단 점을 빼고.

붉은 아수라에게는 딱히 필요한 기구가 없죠.

스스로 창조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야 눈치챘건만 나는 자한 스님이 말을 입으로 소리내는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발화기관은 제 목이 아닙니다. 저는 에너지 파동을 통해 말하고 있어요.

그래서 듣고 싶은 사람에게만 전달하는거죠.

오! 멋진 일이었다.

그리고 저희에게 가능한 일이면 거진 붉은 아수라도 할 수 있을 겁니다. 힘의 시초라고 볼 수도 있죠.

자한 스님은 나에게 명상을 가르쳐주었다.

우선 몸의 감각에 집중하고, 눈을 살짝 뜨고 몸 내부의 혈류와 심장 소리를 느껴야 했다.

다른 생각에 빠지거나 길을 잃지 말고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여...

심상이 나타난다.

자한 스님은 마음의 이미지를 따라가도 좋다 한다.

심장 주변은 따뜻하다. 체온일 수도 있고...

줄기가 보인다. 이건 에너지인가?

줄기는, 그 붉은 불꽃은 골반부터 올라가 심장에서 큰 빛, 내 두 눈과 이마, 그리고 머리칼을 따라 올라갔다.

그리고 손바닥에도 큰 에너지 흐름이 보인다.

손바닥에서는 마치 둥글게 회전해서 퍼져나가고
발바닥에서는 땅에 박힌 나무뿌리같이 땅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머리는 화염마냥 타올라 이들을 상승시킨다.

잘 하시는군요.

밖을 보니 나는 붉게, 이전보다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에너지의 순환과 고동을 즐기게 되었다.

마치 춤추는 불꽃 같았다.

내 몸은 밝게 빛나고, 금빛으로 빛나는 내 이름은 약간 따끔거렸으나 나는 이름의 뜻인 환희를 그 즐거운 불에서 알 수 있었다.

춤추는 불길, 에너지의 상승

그리고 두 눈과 머리칼 심장과 척추를 타고 올라가는 가지결

나는 이윽고 이마 위의 무언가 빛을 발하는 것이 보였다.

이마는 빛나고 있었다. 내 몸이 빛을 발한다.

나는 기쁘다고 생각했다.

타이머가 울리자 한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꼬꼬마 아이들은 벙쪄있었고 소리지르며 호들갑을 떤다.

나는 울고있지 않았지만 내 손을 내 두 눈에 갖다댄다.

에너지의 흐름, 광활한 에너지의 흐름과 불의 즐거움, 스트레스나 피로를 장작으로 해서 나를 즐겁게 하는 힘이었다.

자한은 이것이 본연의 에너지를 느낀 것이라고 했으며, 처음 성공한 이는 거의 없다고 했다.

오늘의 초자연 훈련은 여기서 끝이라고 했다.

이후 에너지가 다 활성화 된 나는 조깅을 해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법을 배웠다.

조깅은 확실히 나를 깨우는 느낌을 주고 자신에게 집중하게 할 수 있었다.

나는 신이 나서 달리다가 팔을 머리위로 뻗었고, 그 순간 용트름같은 불길이 손 밖으로 나와버렸다.

나는 정말 놀라 주저앉았지만 이윽고 웃음보가 터져 깔깔거린다.

아이들은 나에게로 뛰어와 이것 저것 묻는다.

나는 그 최초의 해방감에 겨워 이것저것 답한다.

마치 내 생일같았다.

5월 28일.

나는 이 날을 생일로 기억하고 싶다.

(한국어판) 생물로 사는 즐거움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