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시점/
민진은 혜은이 혜진 행세를 하며 학교에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이 한 행동은 기억하지 못한채 오로지 자신이 평택에서 쫓겨나 아빠의 눈치를 보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예지, 즉 혜은을 한시라도 빨리 학교에서 쫓아내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증명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혜은 또한 마찬가지로 민진이 거슬렸다. 자신을 왕따시킨것도 모자라 뻔뻔하게 대응하는 태도도 자신의 친구들을 뺏어가는 그 사악함도 몽땅 다 말이다. 가능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민진의 본 모습을 알리고 이 학교에서 쫓아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두 사람 더. 유한과 현우. 유한이야 원래부터 혜은과 친했고 한상 혜은 편이었으니 그렇다 하지만 현우는 두 사람의 관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늘 자신을 개무시하던 류혜진의 쌍둥이 여동생과 그런 여동생을 왕따시킨 가해자. 알고보니 죽은 사람은 여동생이 아니라 류혜진. 이 모든 상황을 알게되자 현우는 혜은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현우가 혜은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소연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소연은 현우의 소꿈친구로 재현과 같은 상황. 어릴적부터 현우를 짝사랑 해왔다. 그래도 그나마 소연은 경쟁자가 없음에 마음을 놓고 현우에게 티를 내지 않고 좋아해올 수 있었다.
그런데 평소 여자는 물론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갖지 않던 현우가 혜은에게 관심을 갖는다? 그건 누가봐도 그냥 평범한 관심이 아님을 알 수 있던 소연이었다. 소연은 혜은을 혜진으로 알고 있으니 평소에 현우를 개무시하던 친구가 갑자기 다정해진 이유도, 그런 친구에게 관심을 갖는 현우도 이해할 수 없었다.
재현도 마찬가지로 유한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단지 혜진과 닮은 강예지라는 사람을 알았다는 이유로 매번 혜진를 따라다니는 것도, 친한척하는것도, 강예지라는 이름을 매번 불러 사람 헷갈리게하는 것도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유한 또한 재현이 거슬렸다. 유한 입장에서는 혜은은 본디 자신과 친했는데 혜은이 혜진인 줄 알고 자신과 더 친하다고 생각하는게 우습기 짝이 없었다. 안그래도 거슬리는데 현우가 비밀을 알아버리고 관심을 갖는것도 짜증이 날 뿐이었다.
/류혜은시점/
"뭐야, 왜 불렀어?"
한민진이 날 따로 옥상으로 불러냈다. 박유한도 모르게 혼자 오라고한 것은 류혜진이 아닌 류혜은, 아니 강예지에게 할말이 있다는 의미. 예전의 나였다면 한민진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었을 테지만 이제의 난 더 이상 그러지 않는다.
"너, 언제까지 여기서 류혜진 행세 할래?"
"하.... 그게 너랑 뭔 상관인데"
"거슬리니까 그렇지. 가짜가 자기는 죽은척하면서, 진짜 행세하는게."
하여튼 조급해하는거 티내는거봐. 현재 나보다 더 저급한 사람은 한민진. 둘다 깠을 때 더 불리한 사람이 한민진이니까.
"아 진짜, 그렇게 치면 나도 학교폭력 가해자께서 여기서 우스운 친구놀이하는게 우습거든?"
나의 말에 한민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는 살짝 웃어보였다.
"찐따. 많이 컸다? 내 눈도 볼 수 있고, 말대답도 꼬박꼬박 잘 하고."
"누가 찐따야. 나 류혜진이야."
"아니지. 넌 강예지지."
"이왕이면 류혜은이라고 해줄래? 내 진짜 이름이거든."
"니 진짜 이름은 강예지지! 몇 년동안을 그 이름으로 살았는데."
"야"
그 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내가 니들 내 아지트 들어와서 싸우지 말랬지. 또 잠 깼잖아"
서현우였다. 서현우는 나와 한민진의 사이를 가로막고 섰다.
"그냥 편하게 둘다 까라니까. 내가 다 까줄게!"
서현우는 살짝 웃어보이며 말했다. 한민진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봐서"
그러고는 나를 지나쳐 밖으로 나갔다.
"야 너 앞으로 쟤 만날때 나랑 같이 만나. 아니면 그 박유한인가 유환인가 하는애랑 같이 만나던가."
나는 곧 있으면 눈물이 쏟아질거같아 고개를 돌렸다.
/작가시점/
혜은의 돌린 얼굴에서 슬픔을 본 현우는 순간 당황해서 어찌할 줄 몰랐다. 위로는 해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주는지를 몰라서. 소연이었다면 안아주면 되는데 소연이 아닌 혜은이라 어찌 할줄을 몰라 가만히 있었다.
"울지마라 류혜은"
진짜 이름을 불러주자 혜은은 현우를 바라보았다. 현우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고 혜은은 놀란 얼굴로 그런 현우를 쳐다봤다.
"아 내가 니 이름 불러줄테니까 울지 말라고."
혜은은 유한으로도 충분할거라고 생각했다. 자기 진짜 이름 불러줄 사람. 하지만 유한은 자신을 '강예지'라고 불렀고 혜은은 강예지를 별로 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현우가 자신을 혜은이라고 불러준것은 혜은으로써는 진정한 위로가 되주었다.
"야 류혜은, 같이 있고 싶을때는 혼자 있고 싶다고 하면 같이 있어줄게."
"그게 뭐야.... 헤"
현우는 혜은과 친하지는 않았지만 혜은에게는 엄청난 위로이자 힘이 되어주었다.
/백소연시점/
"소연아...."
"아 진짜..."
요즘따라 저 여자가 다시 내눈에 띄기 시작했다.
"엄마랑 같이 가자. 응?"
예전에 그렇게 날 모른척하고 갈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엄마 엄마 하는 꼴하고는. 재수없어.
/7살/
"소연이 너, 아빠 따라가"
"엄마아... 흐어.... 으 엄마....."
"칭얼대지말고 가라고. 꼴도 보기 싫으니까."
"엄마아아아... 으앙...."
작가
오랜만입니다! 다음편에는 소연이 과거 조금 나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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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Teen Fiction어른들은 모르고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정글의 세계.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이 항상 존재하고 그 먹이사슬 속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늘 존재한다. 피하려해도 피할 수 없고 도망치려 해도 날 붙잡는 그런 장소. 가고 싶지 않지만 가지 않으면 불안한 장소.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