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소연시점/
"엄마아아아... 흐엉....."
"시끄럽고 빨리 아빠 따라가라고"
엄마가 날 버렸다. 나는 이제 겨우 7살.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버거운 나이다. 엄마와 아빠는 이혼을 하시고 엄마는 이혼서류에 돈을 찍자마자 나의 양육권을 포기 하셨다.
"소연아 가자."
현직 검사. 그게 얼마나 대단한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타이틀을 갖고 계신 아빠의 말에 나와 엄마는 모두 복종해왔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도 모두 아빠의 말에 따지지 않았다.
엄마가 떠났고 나는 그저 하염없이 울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엄마를 그리워했다. 그리움은 쌓이고 쌓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난 아빠를 따라간 파티장 구석에 쪼그려 앉아있었다. 모두 모르는 사람들뿐. 이제야 7살인 내가 적응하기는 어렵다.
"소연아"
그리고 아빠는 그런 날 억지로 끌어내셨다. 사람들 앞에 세우고 날 소개하셨다. 나는 아빠의 바지가락을 붙잡고 고개를 아빠에게 묻었지만 아빠는 억지로 날 끌어 똑바로 세웠다.
"제 딸 소연이입니다."
"아 여기는 제 아들 현우입니다. 따님이 7살이라고 하셨죠?"
"아 예 이사장님."
"제 아들도 7살이니까 동갑이네요. 현우야 인사해야지?"
그 아저씨 등 뒤에 숨어 있던 남자애도 쭈뼛쭈뼛 서서 아빠를 보고 인사했다. 그리고 날 보고 손을 살짝 흔든 뒤 다시 아저씨의 등 뒤에 숨었다.
"소연이 너도 인사해."
"안녕하세요...."
나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아저씨에게 인사했다. 아저씨는 웃으면서 현우라는 남자아이를 나에게 밀었다.
"자, 둘이 친구니까 사이좋게 놀으렴."
나와 현우라는 아이는 억지로 등이 떠밀려 둘만 남게 되었다. 어색함이 우리를 싸고 돈다. 비록 어릴 땐 서로 친해지기 쉽다지만 우리는 친해지기가 어려웠다.
"너 엄마는 어딨어?"
그 때 현우가 물어왔다.
"없어... 엄마가 나만 두고 없어졌어."
"정말? 나도 그런데!"
현우는 갑자기 밝아져서는 나를 반가워했다. 같이 슬퍼해줘야하는거 아닌가..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엄마도 나만 두고 가버렸어. 아빠 따라가라고 하고."
"나도 그런데.. 넌 엄마 안보고싶어?"
"아니.. 보고싶지만 괜찮아! 내가 커서 엄마 찾아가면 돼!!"
현우와 나는 비록 처음보는 사이였지만 같은 아픔을 나눠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 수 있었다.
*
/15살 때/
"야! 서현우!"
"어? 여긴 왠일이냐, 남중까지."
"너보러 왔지 내가 여길 왜 왔겠냐?"
"그니까 날 왜 보러 왔냐고"
"아! 좀! 그냥 너 보러왔다고! 봤으니까 간다"
"현우야....."
어떤 여자가 나타났다. 현우와 여자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자 현우는 정색을 한 뒤 바로 버스에 올라탔다. 나이대를 보아하니 전 여친은 아닐거고... 이모, 아는 아줌마 아니면.... 엄마. 현우의 반응 보니까 엄마라는 추측은 대략 맞는듯 하다. 나는 가려는 버스를 급하게 잡아 함께 버스에 올랐다.
"야 서현우"
나는 조심스레 현우를 불렀다. 현우는 내 눈을 피했다. 나는 현우의 팔을 잡아 살살 흔들었다.
"서현우"
현우는 그냥 버스벨을 눌러 내릴 준비를 했다. 아직 내릴 정류장이 아닌데도 말이다.
"야 너 아저씨보고도 오지 말라고 하더니 어디가"
현우를 따라 나가 버스 카드를 찍으며 묻자 현우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대답했다.
"몰라"
"뭐?"
"나 오늘 진짜 혼자 있고 싶은데 혼자 있으면 안돼?"
거짓말. 혼자 있기 싫으면서.
"혼자 있기 싫잖아 너. 나랑 같이 있자."
"......."
"앞으로 혼자있고 싶다하면 같이 있고 싶다는 뜻으로 알게."
"그래... 나 지금 너무 혼자 있고 싶다......"
현우가 내리고 나도 따라 내렸다. 그 여자가 누구인지는 나도 묻지 않았고 현우도 설명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 둘 다 알고 있으니까. 엄마라는걸 그리고 그걸 내가 예측하고 있다는 걸.
*
"여보세요?"
-소연학생! 나 현우 유모야.
"아 예.. 안녕하세요"
-혹시 우리 현우랑 같이 있어?
"예? 왜요? 현우 무슨 일있어요?"
-아니... 아빠랑 크게 싸웠는데 그냥 나가버려서..
나는 바로 전화를 끊고 현우를 찾아 나섰다. 현우가 아디있을지 있을만한 곳, 좋아하는 장소 모두 찾아 뒤졌다. 현우를 찾아야해. 이 생각밖에 안들어서.
"하....하.... 찾았다......"
그리고 드디어 찾았다.
"야 서현우"
"어? 백소연? 여기서 뭐하냐?"
"뭐하긴. 너 찾지."
"날 왜?"
"그냥 너 보고싶어서"
다행이다. 너 괜찮아보여서.
"야 백소연"
"어?"
"나 오늘 되게 혼자 있고 싶은데"
"그래. 혼자 있자 오늘."
현우는 내가 지켜.
/18살/
다시 현재.
엄마를 봤다. 그리고 가슴이 아파왔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벅차왔다. 눈물이 흐르는걸 억지로 참아냈다.
"소연아... 엄마랑 같이 가자.. 응?"
그리고 난 또 다시 엄마를 외면하고 뒤돈다.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현우의 번호를 천천히 눌렀다. 흘러나오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흘려보낸다.
띠리리리링-
신호가 가고 현우가 전화를 받는다.
"현우야..!"
"백소연 나 지금 좀 바쁘니까 나중에 다시 전화해"
뚝-
끊겨버린 전화에 난 하고싶은말을 하지 못했다.
"나 오늘 진짜 혼자 있고 싶은데....."
너무 하고싶었던 말. 니가 듣고 내게 달려와주길 바랬던 말. 난 그 어떤것도 말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 시각 현우
"야 류혜은, 같이 있고 싶을때는 혼자 있고 싶다고 하면 같이 있어줄게."
"그게 뭐야.... 헤"
혜은을 위로해주고 있었다.
작가
곧 있으면 1부가 완결이에요...!!!! 지금까지 함께 와준 독자분들께 감사를 크흡..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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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Teen Fiction어른들은 모르고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정글의 세계.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이 항상 존재하고 그 먹이사슬 속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늘 존재한다. 피하려해도 피할 수 없고 도망치려 해도 날 붙잡는 그런 장소. 가고 싶지 않지만 가지 않으면 불안한 장소.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