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2부 1화. 혼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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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진시점/

"야 저기 들어온다 들어온다."

내가 교실에 들어서자 모두들 하던일을 멈추고 날 쳐다보았다.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날 번갈아 보기까지.

"희..연아..."

희연이도 내게 눈길을 거두었다. 나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불안한 느낌에 교실을 벗어났다. 밖에 나와도 반아이들이 웅성거리는게 눈에 보이는듯했다. 마치 평택에서 강예지가 죽었을때, 아니 죽은줄 알았을 때 다른 아이들이 보이는것같다.

"뭔데, 대체 뭔데!"

나는 내 핸드폰을 꺼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리고 내 이름이 댓글에 잔뜩 언급되있는 기사를 봤다.

".....말도 안돼."

누구야, 대체 누가 이런걸 올린거야...

"박유한"

그래, 그 새끼밖에 없어

*

학교를 누비며 박유한을 찾아다녔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옥상으로 올라가자,

"뭐냐"

서현우가 있었다. 그리고

"저년이야?"

강예지가 서있었다. 나는 강예지에게 한걸음씩 다가갔다.

"강예지 너야?"

"야, 서현우. 강예지가 누구야?"

강예지가 서현우에게 능청스레 물었다.

"야, 니가 강예지지 누구야. 찐따 많이 컸네?"

"야, 한민진...이라했나? 어쨋든 너, 죽고싶냐?"

뭐야, 얘 전혀 다른사람이라도 된거같이. 내가 알던 강예지가 아니다. 설마, 진짜 류혜진인건가?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류혜진은 죽었잖아.

"너 내 동생한테 한짓 나는 다 알고 있어. 너 꼭 내가 죽여줄거야."

강예지는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내게 한글자도 흘기지 않고 말한다음 나를 지나쳐갔다. 교복도 아닌 사복차림으로 학교에 온 강예지는 어울리지 않는 마스크와 안경 그리고 모자를 쓰고 애들 눈에 띄지 않게 교문을 빠져나갔다.

"야 서현우 쟤 뭐야? 쟤 미쳤어?"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서현우가 날 지나쳐 가려했다. 그리고 난 확실하게 내 의사를 전했다.

"둘다 까야지. 이제 어쩌겠어."

서현우는 내 말을 듣고 뒤돌아서서 내게 웃으며 물었다.

"근데 둘다 까면 누가 불리할거같아?"

*

/김승재관점/

어제 그 아이의 이름을 들은 후 잠에 들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했지만 미선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쳤어? 다시는 연락하지 말랬잖아

"혜은이 찾았다며"

-뭐? 누가 그딴 헛소리를 지껄여

"재현이가 그러던데. 지금 혜진이가 혜은이라고."

-그 년은 진짜 여기저기 들키고 다니고. 어쩐지 저번에 친아빠 찾더라.

"너 정말 니 딸한테 그렇게밖에 말 못해? 혜진이만 당신 딸이야? 그럴거면 내 딸 나한테 넘겨주지 그랬어!"

-당신 혜은이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마. 가만안둘거야.

"너야말로 혜은이한테 그런식으로밖에 못하면 내가 소송걸어서 데려갈테니까 그렇게 알아.

-뭐라고? 진짜 정신나간거야?

끊어버렸다. 저런 대우를 받으며 산 혜은이가 불쌍해서.

"아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리고 누군가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재현이가 서있었다.

"아빠한테 딸이 어딨어요..... 네?"

"재현아, 그게 아니고....."

"아빠한테 딸이 어딨냐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재현이가 화를 내는게 당연해서. 재현엄마는 재현이를 내게 안겨준채 죽어버렸다. 그리고 몇달 뒤 내가 미쳐서 술을 마시고 내 첫사랑이었던 미선이와 아이를 가졌다. 차마 재현이에게 말할 수도 없는 큰 죄를 지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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