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재생하기!!!!
/서현우시점/
"백소연"
문은 열려있었다. 안나오는 애 치고는 방문도 잠그지 않았다. 한마디로 얘, 내가 데리고 나올 수 있는 수준이다. 소연이는 어릴적부터 엄마를 만나거나 안좋은 일이 있으면 방에 틀어박히곤 했다. 문을 잠그지 않을 때와 문을 잠글 때. 안 잠갔을 때는 어찌어찌 달랠 수 있었지만 잠글 때는 손 쓸 도리가 없었다.
"문 안잠갔네"
"........."
"소연아, 나 좀 봐봐"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을거다. 항상 그래왔다.
"너 보기 싫어."
"........"
평소와 다르다. 평소의 소연이었다면 아무리 불러도 대꾸도 안했을텐데 지금 한번에 대답이 돌아왔다. 불안하다.
"왜? 왜 싫은데?"
"너 그때 왜 내 전화 바로 끊었어? 급했으면 얼마나 급했는데."
급해...? 순간 그 때 소연이에게 걸려왔던 전화가 스치듯 지나갔다. 아 맞다, 그 때 류혜은 신경쓰느라.
"미안, 근데 그때는 지이이인짜! 어쩔 수 없었어."
"그럼 나는?"
"어?"
"그 때 내가, 어떤 심정이었는지 알아?"
소연이가 일어나 침대에 앉은채 내게 말했다.
"야, 백소..."
"난 죽고 싶었어! 엄마가 와서 나랑 같이 미국 가자더라? 매몰차게 버릴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그리고 그 때 넌. 넌 뭐했는데? 난 항상 니가 최우선이었고 니 말은 다 이해해줬잖아. 너 힘들 때 같이 있어준것도 나잖아. 근데 넌, 나한테 뭐했줬는데?"
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소연이가 나한테 화내는걸 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 소연아. 그 때는 진짜 류혜진이 위험해서-"
"너가 걔랑 언제부터 친했다고!!!! 걔 기억 잃기 전에는 너 한심하다고 쳐다도 안보던 애야..."
소연이는 내 말을 끊고 소리쳤다.
"걔가 너한테 중요해봤자 얼마나 중요한데? 나는 뭔데?"
소연이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바라만 봤다. 미안해서. 지금까지 난 얘한테 도움을 받기만하고 준적은 없어서.
"류혜진 좋아해?"
"........."
"이 쉬운 질문에도 대답 못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 어떤말도 소연이에게 상처가 될것만 같아서. 진심으로 미안하고 더 이상 상처주고 싶지 않아서. 내 소중한 친구가 다치지 않길 바래서.
"허무하다 진짜. 이러려고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너만 본거 아닌데."
소연이가 날 좋아한다고 말한적은 몇번있었다. 그 동안 전부 그냥 장난이려니하고 넘어갔었는데 오늘의 소연이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백소."
"됐어. 어차피 넌 나 안좋아하고. 나도 너 이제 포기하려고."
소연이를 이성으로 좋아한적이 없다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날 포기한다는 소연이의 말에 뭔가 기분이 묘하다. 뭔가 허무하고 텅빈것같다.
"내가 너 포기할게. 엄마도 용서할게. 그럼 나갈게."
"소연아-"
"엄마 용서하면 엄마랑 같이 미국으로 갈지도 몰라."
소연이가 내 옆에 없다는걸 생각해본적이 없다.
"그럼 용서하지마."
말려야해.
"가지마 소연아. 나랑 같이 여기에 있자."
소연이는 고개를 들고 날 봤다. 큰 눈에는 눈물이 대롱대롱 매달려있었고 금방이라도 무너질듯한 표정이었다.
"씨- 너 나 안좋아한다며. 근데 왜이래!"
"친구니까. 너 내 친구잖아. 난 친구 너밖에 없는거 너 잘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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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Teen Fiction어른들은 모르고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정글의 세계.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이 항상 존재하고 그 먹이사슬 속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늘 존재한다. 피하려해도 피할 수 없고 도망치려 해도 날 붙잡는 그런 장소. 가고 싶지 않지만 가지 않으면 불안한 장소.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