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한시점/
"굿모닝 피플"
교실에 들어오며 가방을 내 자리로 던졌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몇명안되는 아이들이 날 보고 손을 흔들어보인다.
"아, 오늘 류혜진 일찍 왔더라."
그러자 반 아이중 한명이 혜은이 자리에 가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입가의 미소를 숨기지 못한채 물었다.
"지금 어딨어?"
"와 박유한, 좋아하는거 봐라. 쟤 백퍼 류혜진 좋아한다."
나는 입고리를 내리려고 노력하며 다시 물었다.
"아, 어딨냐고."
"옥상"
그 아이는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난 곧바로 옥상으로 뛰어올라갔다. 옥상에 도착하자 부는 산들 바람에 찰랑거리는 혜은이 머리카락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혜은이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 그래서 다행이다.
"류혜은"
나의 부름의 혜은이가 뒤를 돌아봤다. 나는 천천히 다가갔다. 그런데 갑자기 쌩뚱맞는 소리가 들렸다.
"이름이 뭐였지?"
"뭐?"
"아, 내가 기억상실증때문에 사람 다 까먹은거 알잖아...ㅎ"
뭐야 얘 지금 장난하는건가?
"뭐야, 류혜은 장난하지마라."
"누구야 너."
"?"
갑자기 넌 나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장난인가 싶어 아무말 없이 가만히 널 쳐다본다.
"야 너 진짜 왜그래, 무슨 몰카야? 어디 카메라 있어?"
내가 주위를 둘러보며 카메라를 찾는 시늉까지 했다. 류혜은 장난 맞춰주려고. 근데 얘는 멈출 줄을 모른다.
"너 어떻게 혜은이를 알아. 그리고 어떻게 혜은이가 나 대신 학교에 나온걸알아. 너 누구야."
나는 순간 표정이 굳었다. 장난치는거겠지.
"왜그래, 류혜은. 너 설마......."
근데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든다. 순간 떠오른 죽었다던 류혜은의 쌍둥이 언니. 진짜 류혜진.
"그래, 나 진짜 류혜진이야. 근데 넌 누구냐고."
"분명 죽었다고..."
"나 안죽었어. 나 죽은줄 알았다기에 나도 식겁했구만."
"말도 안돼....."
"그래서 넌, 누구냐고."
표정을 풀으려고 해도 풀어지지가 않는다. 무슨 소설에나 나올법한 얘기들이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걸 보니까 당황스럽다. 이게 무슨 장난같지도 아는 전개야.
"박유한. 혜은이 중학교때부터 친구. 그리고 너네반 전학생."
내가 얘기하자 류혜진은 내가 누군지 안다는 듯이 되물었다.
"혜은이 도와준다던 애?"
도와준다던애라..... 혜은이한테 난 이것밖에 안되는 존잰건가.....
"응, 나 혜은이가 예지였을때 못도와줘서 아직도 한이거든. 남자라서 때려줄 수도 없고 다른 학교여서 옆에 있어줄 수도 없었어. 그래서 지금, 같은반인 지금은 혜은이 지켜주려고."
애써 웃어보이면서 대답했다. 류혜진은 가볍게 웃어보이며 다시 하늘을 쳐다봤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기분이 좋아보였다.
"근데 왜 니가 왔어? 류혜은한테 무슨일 있어?"
내가 묻자 류혜진은 날 보며 고개를 흔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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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Teen Fiction어른들은 모르고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정글의 세계.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이 항상 존재하고 그 먹이사슬 속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늘 존재한다. 피하려해도 피할 수 없고 도망치려 해도 날 붙잡는 그런 장소. 가고 싶지 않지만 가지 않으면 불안한 장소.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