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걸리적 거리는 눈밑 밴드를 때고 테이블 위에 내려놨다.
털썩, 소파 위에 몸을 던지자 소파 쿠선이 바람 빠지는 소리가 집안에 울린다. 상체를 돌려 발도 소파 반대쪽에 올렸다. 하얀색 부드러운 붕대가 내 발을 감싸 안은게 보인다.
'하... ㅇㅇ아, 다치치마라... 진짜 너 아픈거 나도 형도 요섭이 이 녀석도 다 보기 힘들어. 니가 그 모습을 싫어하는거 알아, 그렇다고 막 그렇게 널 막 대하지마. 너는 소중한 존재야, 알잖아 모두들 다 널 아끼는거... 응?'_형식
부드럽게 발을 매만지면서 형식이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저씨가 하는 위로 아닌 다른 사람이 하는 따듯한 목소리와 온기의 위로는 오랜만이다.
'ㅇㅇ아, 아프지마'_태민
아직 눈 앞에 선명한 태민이의 모습에 느릿하게 눈을 떳다 감았다...
점점 이 아이들과 가까워 지는거 같아, 점점 더 정이 들고 있는 거 같다. 약간은 두려움에 몸을 웅크렸다.
분명 춥지 않은 날씨인대도 불구하고 갑자기 차가운 공기가 뼈 속 깊이 파고든다.
왜 뭐가, 난 뭐가 이렇게 두려운걸까?내 본모습, 그에 얽혀진 기억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온기...
더렵혀진 내가, 그런 순수한 웃음을 짓고 있는 그 아이들과 지낼수 있을까?
분명 이런 생각 안해도 잘 지내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잘나가다 이러는건지... 그냥 죄책감이 든다. 왼쪽 등 맨 위쪽, 바로 어깨 뒤, 얼음장 같이 차가워진 손 끝으로 고스란히 새겨진 흉터 아닌 흉터를 만졌다.
"으..."
'까아아아아악-'
검은색, 온통 검은색이였다. 고스란히 들리는 비명 소리들, 남자 목소리 여자 목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들 울음 소리...
치이이익-
하얗게 수증기가 피어 오른다, 쾌쾌한 무언가 타는 냄새도 코를 찌른다. 그 방 한 구석, 오빠 품에서 두려움에 바들 바들 떨면서 하얗고 뻣뻣한 옷깃을 꽈악 쥐어 잡았다.
'괜찮아, ㅇㅇ아 듣지말고 응?'
부드러운 목소리에 약간의 떨림이 느껴졌다. 눈을 꽈악 감고 오빠의 품에서 몸을 더 웅크렸다, 그러자 오빠가 날 더 꽈악 감싸 안았다. 따듯한 오빠의 온기에 진정이 될 즈음 크고 차가운 손이 내 팔을 쥐어 잡았다, 선명하게 기억나는 미소 였다. 필사적으로 오빠는 날 잡을려고 애를 썼다.
'아! 안돼'
안됀다고 소리를 지르며 으르렁, 이빨을 내민다.
'어디서 개겨, 이런 잡종 같은 새끼가!!!'
'크윽!!!!'
'오빠!!!!'
날 휘어 감은 반대 손으로 오빠를 처내면서 욕설을 내뱉는다. 남자의 바지 가랑이를 잡으면서 어떡해서든 날 잡으려고 붙드는 오빠를 보면서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에이 시바-"
'윽!!!
퍽 퍽... 둔탁한 소리에 눈을 질끈 떳다 감았다.
발로 밣으면서 계속 욕설을 한다.
너무나도 무서워서 두려움에 눈물만 뚝뚝 흘렸다.몇분이 지난 후에야, 오빠가 잠잠해 지자 발길질을 멈춘다.
'오빠!!!!'
죽었을까 한 마음에 더 큰 방울들의 눈물들과 오빠를 불렸던 기억이 난다.
'시발년아 안닥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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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인간의 사이의 틈
Werewolf[가디언 울프] 번외편 "난 죽어도 돼, 니들만 살면 난 만족하니까..." 13년 전, 대학살 사건에 어느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가여운 비명 소리를 지르고 또 어느 누군가는 자식과 반려자를 잃어 절망스러운 절규를 질렀다. 그날 수백명 아니 수만명이 그 소름 끼치는 실험실로 끌려가 다시는 못 나왔었다. 단 한명만 빼고... 이 악물고 살아 남아 미친듯이 복수심을 갈궜다. 그 와중에도 나는 너희를 만났다. 바보 같이 정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