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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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느껴지는 통증에 작게 신음 소리를 냈다. 오늘로 일주일째 집 밖을 나가지 않고 있다. 아저씨와 오빠 외에는 만나지도 않고 있고, 월아와는 대충 서류 문제로 바쁘다 핑계를 대고 문자 메세지를 주고 받고 있다.

"애기야"

똑똑 하는 소리와 함꼐 오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끓는 피를 가라 앉치며 그르렁 거리던 소리도 멈추었다.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오빠가 내 침대 쪽으로 걸어온다. 침대 한쪽이 가라 앉는거 보니 그쪽으로 앉은듯 싶다.

"ㅇㅇㅇ"

이불을 뒤집고 쓰고 있는 내 등을 톡톡 두드리며 날 부른다.

톡톡-

"어쭈? 이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톡톡-

"..."

톡툭-

"ㅎ-"

이불더미에서 내 옆구리를 어떻게 찾은건지 그 부분만 건들이는 탓에 내 몸이 심히 꿈틀였다.

툭툭-

"흫흐-"

꾹꾹-

"..."

"아하핳ㅎㅎㅎ 알겠엌ㅋㅋ"

결국 나는 이불을 치우며 웃음을 터뜨렸다. 간지럼은 못참아.

"이봐, 이렇게 이쁘게 웃어줄거면서"

"흐- 진짜"

개구지게 웃으면서 말하는 오빠에게 밉지 않게 째려봤다.

"문 싸이클인건 알겠는데 밥은 먹어야지, 응?"

흐트러진 내 머리칼을 정리해주며 다정하게 말한다. 내 머리색은 하얀색과 검은색으로 섞여있었다. 그냥 난장판, 개판이었다. 나는 별로 마음에 안들었지만, 오빠는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해서 내 머리칼을 매만졌다. 머리색이 변하고 있다는건 문 사이클이 오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럴 날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 머리색은 변하고 있었다.

"응"

"형은 나갔고, 나 장보고 올게. 뭐 먹을래?"

"오빠가 해주는거 다"

"음- 그럼 오랜만에 비프 스튜?"

"응 좋아"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오빠의 눈동자의 색은 밝은 갈색이었다. 아빠의 눈과 엄마의 눈을 섞은 색이었다. 늑대로 변하면 밝고 깊은 캐러멜 색이었다. 샛노란 나와는 달리.

"그래 그럼, 갔다 올게"

오빠가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 내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몇분뒤에 문소리와 철컹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으윽-"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억누르던 피를 방출하며 신음 소리를 냈다. 내 방안에는 내 페로몬 냄새와 헐떡이는 내 숨소리로 가득했다.

"하아- 하아- 으으 진짜 왜 이러는 거야"

분명 문싸이클 시기는 아니였다. 그래서 처음에 전에 당한 약물 때문에 발작을 일으켜 내 몸이 목숨의 위협을 느껴 그러는 줄 알았다. 하지만, 며칠째 이렇게 발작을 일으켰다. 늑대로 변하려는 발작.

마치 혼동을 일으키는 듯, 내 몸에 있는 인간의 피와 늑대의 피가 계속해서 서로가 서로를 잡아 먹을려고 했다.

"으으 시ㅂ-"

설상가상, 자꾸만 일어나는 이대식의 약물 심장발작까지 겹치는 탓에 내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오빠가 느리게 장 본다고 해도 앞으로 십분이다. 그 안에 다 진정 시켜야 한다.

늑대와 인간의 사이의 틈Donde viven las historias. Descúbrelo aho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