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ㅡㅡㅡㅡㅡㅡㅇㅇ 시점ㅡㅡㅡㅡㅡㅡㅡㅡ무섭다. 어둡고, 차갑다.
검은색 바탕에 끔찍하고 차마 두눈 뜨고 보질 못할 기억의 장면들이 보인다. 울리는 혐오스러운 목소리, 비명, 고함에 가까운 명령, 메스칼이 스치는 소리, 마지막으로 빨갛게 물든 피.
가끔가다 보이는 기분 좋은 기억들에 숨이 쉬어 질듯 하다가도 다시 순식간에 더럽혀 지는 기억에 숨이 턱 막힌다.
"으-"
"아가~"_아저씨
"으음-"
"아가씨~"_아저씨
"끙..."
"ㅇㅇ아 이제 일어나야지"_아저씨
식은 땀을 흘리면서 꿈을 꾸던 차, 들리는 익숙한 저음의 목소리에 슬며시 눈을 떴다.
"..."
매일 매일 같은 꿈.
익숙해질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왜 이렇게 식은 땀을 흘려? 어디 아파?"_아저씨
몸을 일으켜 이마에 촉촉하게 젖은 식은 땀을 손등으로 닦아냈다. 걱정스레 물어보는 아저씨에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잘때 더웠나봐"
"열 나는 건 아니지?"_아저씨
한 손은 자기 이마에 다른 한손은 내 이마에 손을 대며 슬쩍 열을 재본다. 그 때 그 새끼와 싸운 이후로 일주일이 지난 지금 계속 밤마다 고열에 시달렸다. 안 그래도 오빠가 아픈데 나까지 아파서 아저씨만 일주일 내내 생고생만 했다. 안 아픈척 온갖 별 짓을 다 했지만 내 숨소리가 조금이라도 바뀌면 당장이라도 내게 달려 오는 덕에 소용 없었다.
"미열이 살짝 있는데..."_아저씨
몇초 가량 열을 재다가 손을 때더니 낮게 읊조인다.
"붕대도 갈아야 겠다. 상처가 또 터진거 같네"_아저씨
상처가 뭘 얼마나 심한거야 하고 또 낮게 웅얼 거리며 눈을 찌푸린다.
"주름 생겨"
"쓰읍- 떽! 그런 말 하는거 아니야"_아저씨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살짝 치면서 혼내듯이 말한다. 서로 마주보며 웃음을 살풋 터뜨렸다.
VOUS LISEZ
늑대와 인간의 사이의 틈
Loup-garou[가디언 울프] 번외편 "난 죽어도 돼, 니들만 살면 난 만족하니까..." 13년 전, 대학살 사건에 어느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가여운 비명 소리를 지르고 또 어느 누군가는 자식과 반려자를 잃어 절망스러운 절규를 질렀다. 그날 수백명 아니 수만명이 그 소름 끼치는 실험실로 끌려가 다시는 못 나왔었다. 단 한명만 빼고... 이 악물고 살아 남아 미친듯이 복수심을 갈궜다. 그 와중에도 나는 너희를 만났다. 바보 같이 정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