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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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님?

장로님이라면 카이네 할아버지였던 거 같은데?

빨리 가자는 요섭 오빠의 말에 내 손을 덥썩 잡더니 갑자기 뛴다.

"흐엑.. 흐엑..."

정말 한 3분은 성난 소 마냥 우리 집을 향해 뛰었다. 카이는 쾅!! 하며 우리 집 문을 열었고.. 젠장 내 문..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건 우리 집 거실, 거실에는 늑대들이 차례대로 무릎을 꿇으면서 손을 들고 벌을 받고 있었다.

대박 대박!! 디오도 무릎을!!

"하, 할부지.."

카이가 슬금 슬금 눈치를 보더니 갑자기 왠 멋있게 늙으신 꽃중년 할아버님이 우리 집 어디선가 튀어 나오더니 갑자기 카이의 등을 때린다. 이 분이 장로님이자 카이의 할아버지 이신가?

"이 녀석!!! 가디언 찾으라고 했더니 여자나 꼬시고 있어!?"

"흐이이잇"_요섭

"흐헉"

달려 오시는 장로님 덕에 요섭 오빠는 내 뒤에 숨고 카이는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맞는다.

잠만... 오빠? 요섭 오빠?

내가 인간이고 오빠가 늑대인간인데 왜 내 뒤에 숨어?

게다가 여자인데 왜 내 뒤에 숨는지 말해줄래?

하하하하하.

시방 심지어 내 뒤에 다 가려지네...

퍽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카이의 등이 굽어진다. 내가 때릴 때랑 소리가 확연히 틀린데?

더 둔탁해, 아프겠어...

"아악 아파!! 아프다고!!!"

정말 불쌍 표정으로 초롱 초롱거리는 눈빛을 보낸다. '살려줘' 라는 메세지를 태워서 말이다. 그 메세지가 고스란히 전해저서 결국 아직까지 때리고 있는 할아버님을 막을려고 카이와 할아버님의 사이로 끼어들었다.

"자.. 잠시만요!! 그... 할아버님? 아니 아니 장로님? 일, 일단 진정 하세요"

"?"_장로

"후하... 살았다"

"화 내시면 혀.. 혈압에도 안좋고 건강에도 안좋아요"

"...."_장로

내 말에 손을 내리시면서 가만히 우릴 아니.. 날 쳐다 보신다.

"하.. 할아범? 많이 화났어?에헿 미안해~"

카이가 다시 슬금 슬금 눈치를 보면서 장로님의 팔 한쪽을 붙잡으면서 온갖 애교를 부린다. 그리고 태민 오빠가 눈치를 보더니 반대쪽 팔을 부여 잡고 쌍으로 애교를 부란다. 오 마이...

"아힣 할아범~~ 울 할부지 더 젊어졌네? 주름도 많이 없어지고 응? 헤헿"_태민

"저런 미틴"_형식

"아.. 시발 토 나와"_디오

"아.. 내 눈 젠장"_정국

와하... 나즈막히 들리는 욕들에 난 웃음이 나올뻔 했지만 꾹 참았다.

"저리 비켜 이 놈들아!!"_장로

두팔에 대롱 대롱 매달려 있는 카이와 태민이 오빠를 밀치더니 나에게 다가오신다.

"이 예쁜 처자는 누구인고?"_장로

"ㄴ..네? 저, 저요?"

내 손을 슬쩍 잡으시더니 흐뭇한 표.. 표정을...

"아!! 할아범 얜 내꺼야!!! 다른 새끼들도 신경 씌여 죽겠는데 할아범까지!!!"

"흠... 이 처자가 니가 꼬시고 있다는 그 처자냐?"_장로

누가 누굴 꼬셔? 이게 뭐소리야??

"응 할아범"

"뭐 꼬실만하네, 그래서 넘어 왔냐?"_장로

꼬실만해? 은근 기분 참 나쁘네? 젠장? 손은 왜 쪼물딱 거리시는 건데요?!

"당연하-"

"허!? 누가 넘어가긴 넘어가?! 손도 좀 그만 쪼물딱 거리세요!!"

"허허 화끈한 처자구만"_장로

"ㅎ 우리 주인님이 좀 화끈하지"

하.... 내 말을 전혀 안듣고 있어. 유전이였어..

"하하핳... 할아범 근데 왜 오셨어?"_태민

태민 오빠가 속이 부글 부글 끓고 있는 내 속을 애써 삭히는걸 봤는지 어색하게 웃으며 화제를 돌린다.

"아아.. 그래, 그래 변종인에 대한 일이다."_장로

이 한마디에 모두들 조용해지고 한껏 진지해 진다.

"니들도 이쪽을 와라"_장로

거실 쇼파에 앉으시며 말하신다. 하나 둘씩 일어나 다들 일어나 쇼파에 앉는다. 물론 나도 카이에게 이끌려서 앉았다.

"변종인 급격하게 늘어가고 있다는 건 잘알고 있겠지? 아무래도 조만간 우리 무리를 습격 할꺼 같구나."

"네?!"

하나 같이 갑작스러운 소식들에 눈이 두배로 커진다. 물론 나도 그렇고.

"지금 당장이라도, 돌아가야 할꺼 같구나"_장로

진지한 얼굴로 우릴 아니 가드 녀석들을 보면서 말한다. 유난히 카이를 보면서 말이다. 무거워진 공기에 장로님은 작게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신다. 그 와 함께 다른 가드들도 일어난다. 나만 자리에 앉아 걱정 그리고 아쉬움에 빠졌다.

몇번이여도, 몇년이 지나도 난, 헤어지는게 익숙하지 않다. 난 아직도 어린 아이인가 보다. 바보같이... 한두번도 아닌데, 왜 매번 이러는지... 거실을 보니 카이와 장로님이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 때문인가?

카이가 내 눈치를 보더니 나에게 다가온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어느새 카이가 내 코 앞에 있다.

"걱정하지 말고 가"

".... 선수쳤네"

"그 정도 눈치는 있으니까"

"미안해"

"뭐가, 종족들 지키러 가는건데 뭘 그래, 나 그렇게 속 안좁아"

"ㅎㅎ 우리 주인님 참 착하네"

내 머리를 만지면서 말하는게 안쓰러워 보인다.

잠깐이라도 만났으니까 됐지...괜찮아 난..
그러니까 그렇게 안쓰럽게 웃지 않아도 돼.
하고 싶은 말 정말 많았는데, 참았다. 말하면 정말 붙잡고 싶어질꺼 같아서.

우리는 왜 매번 이런 식인지...

인간과 늑대인간이여서 그런걸까? 그 새 가드들은 우리 집 밖에서 카이를 기다린다.

"나가 봐 배웅은 못해 주겠다, 해주면... 해주면 나 너 붙잡을꺼 같아"

"월아야..."

애써 나울려는 눈물을 꽈악 붙들어 잡고 쓰게 아니 이쁘게 웃으면서 카이를 바라 보았다.

"얼른 가, 기다리잖아"

"너..."

애틋한 표정으로 날 보더니, 내 입술로 직진한다.

쫌! 순수하게 헤어질순 없어!? 없냐고!!

따듯하고 말캉한 혀가 내 입속으로 들어와 다 휘집어 놓더니 촉 하고 민망한 소리와 함께 우린 떨어진다. 그 와 함께 내 얼굴도 후끈 달아 오른다. 날 뚫어져라 처다보더니 푸핫하고 웃는다.

"하여간, 너 때문에 미친다 이 귀여운 주인아"

"씨이... 나가!!!"

안다, 나도 지금 내 얼굴 토머토 보다 더 빨개져 있다는 걸. 부끄러운 마음에 카이를 내쫓듯이 내보냈다.

"다음에 볼때 꼭 오빠라고 불러 줘!"

"싫어!!!"

싫다는 내 말에 갑자기 가던 길을 멈추고 정색 하면서 나에게 성큼 다가온다.

"오빠라고 불러 안 그럼.."

"안 그럼?"

"확!! 잡아 먹는다"

"이... 이씨!!! 빨리 가!!!!"

"ㅋㅋㅋ 약속 지켜!!!"

개구진 웃음을 짓더니 다른 늑대에게 달려 간다. 그렇게 멀어지는 카이를 한번 보고, 집으로 들어갔다. 짙은 하늘을 보니 아직까지도 꽈악 찬 달이 날 외로이 빛춰준다.

"하아... 발이나 닦고 잠이나 자야지"

늑대와 인간의 사이를 수호하는 자. 가디언. [완결]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