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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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가 되기 삼십분전, 운동화를 신고 조용히 집을 나왔다. 밤이라 그런건지 아님 요즘 변종인들이 많이 나타나서 그런건지 개미새끼 한마리 없었다. 발걸음을 서둘러 달빛계곡을 향해 걸어갔다.

"언니?"

달빛계곡에 오자 마자 보이는 아직 뜨진 않았지만 구름들 사이에 가려져 살짝 살짝 내리는 달빛에 은은한 빛에 빛춰서 흰색 광을 내는 머리카락. 늘 느끼는 거지만 오묘하게 아름답다.

"물어보고 싶은거 산더미인거 알아.."_쪼꼬미

"그럼 물어봐도 돼?"

언니의 옅게 황금처럼 빛나는 눈동자가 작게 흔들리더니 끝내 고개를 끄덕인다.

"왜... 왜 요섭 오빠를 공격했어? 왜 그 더러운 새끼랑 한패가 된거야? 왜?"

원망 가득했다. 미안하지만, 미웠다. 언니가.
지금 이 상황에도 걱정이 되는 언니가 너무 미웠다.

"나한테는, 친오빠가 있어. 저번에 나한테 물어봤지? 그 새끼랑 어떻게 연관 되어 있나고. 죽였어, 내 가족을.. 그리고 내 오빠를 잡아갔어. 나도 잡혀갔고. 그래서 도망 왔는데, 그 인간들이 우리 오빠를 잡아갔어."_쪼꼬미

"그럼 우리가 구해줄게 언니 제바-"

금방이라도 울거 같은 언니의 표정, 하지만 언니는 내 말을 잘라버린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살려준데"_쪼꼬미

"어.. 언니"

"나도, 오빠도 그 지긋 지긋한 족쇄에서 풀려 날수 있어"_쪼꼬미

"언니, 제발"

천천히 나에게 다가오는 언니는 제정신이 아닌듯 했다. 언니의 발걸음에 나도 뒷걸음을 쳤다.

"근데 그럴려면. 니가. 니가 필요해, 미안해"_쪼꼬미

그리고 난 정신을 잃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카이 시점ㅡㅡㅡㅡㅡㅡㅡㅡ

"시발."

없다.

분명 집에서 자고 있어야 할 월아가 없다. 밖으로 나가 찾아보아도 없다.

"젠장 젠장!!!"

쾅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가 부러졌다.

"카이 침착해. 아직 월아의 냄새가 남아있어"_태민

"맞아 형, 형이 그럴수록 상황은 더 악화 된다고."_정국

태민이와 정국이가 내 옆에서 폭주하는 날 진정 시키려고 말린다. 집으로 들어 왔을때 월아의 인기척이 안느껴지자 심장이 지하 아래 100미터로 떨어지는줄 알았다. 아니 떨어졌다. 숨이 멎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로 3초 동안 숨이 멎어 있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지 집 안에는 싸운 흔적이나 다른 사람의 인기척은 없었다.

"카이 알잖아, 월아 성격, 우리 만큼은 아니지만 혼자서 충분히 변종인 열댓마리는 혼자서 죽일수 있는 얘야"_형식

"그래 맞아 월아는 쎄, 너도 알고 있잖아"_요섭

형식이 형과 요섭이 형이 마찬가지로 날 진정 시키려는듯 적어도 한 10년 돼 보이는 나무를 한쪽으로 치우면서 말한다.

알고 있다. 나도. 월아가 얼마나 강해진지 그리고 또 얼마나 겁이 없는지, 그래서 더 걱정이 되는거다. 뭣 모르고 나대다가 혹시라도 다칠까 봐.

"서두르자, 아직 냄새는 남아있어"_디오

디오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말한다. 월아의 냄새가 사라지기 전 우리 모두가 그 냄새를 따라갔고 그 끝으로 우리가 다다른 곳은 달빛계곡이였다.

"... 이거 쪼꼬미 냄새 맞지?"_요섭

희미하게 느껴지는 쪼꼬미 냄새와 짙게 느껴지는 늑대 냄새.

"하지만 늑대 냄새가 나는데?"_정국

"아니, 맞는거 같은데?"_디오

갸웃 거리며 말하는 정국이와는 달리 확신에 찬 말투로 디오가 우리와는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묶여있던 손수건을 보여주면서 말한다.

"이거, 그 애 글씨체 잖아 그리고 이 손수건에서 냄새가 나"_디오

"이거 쪼꼬미 손수건이야"_형식

당황하며 손수건을 펼친다.급하게 적었는지 살짝 흔들린 필기체 였다.

"WH CLUB - 자정..."

묘한 긴장감 속에 디오가 입을 열었다.

"사실, 만났었어..."_디오

"뭐?!"_요섭

디오의 말에 다들 하나 같이 놀란듯 디오를 본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 만약, 걔가 그랬다면, 아무리 월아가 아끼는 사람이라도 가만 두지 않을꺼야.

"그때 한말이 이거였나?"_디오

"그니까 뭔데!!"_요섭

요섭이 형이 답답하다는듯 가슴을 치면서 말한다.

도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믿어, 달라고... 무슨 일이 있던 믿어 달라고. 월아를 꼭 구한다고..."_디오

"허? 지금 그 말을 어떻게 믿어!!"_정국

정국이가 디오가 한 말인대도 믿을수 없는지 뒷목을 만지면서 말한다. 이딴 뭣 같은 상황은 믿고 싶지 않다. 월아가 무슨 일 당할지도 모른다.

행여나 죽으면, 죽기라도 한다면...

"카이!!!! 정신차려!!"_형식

상상만해도 끔찍한 망상에 빠져 있을 즈음 형이 소리를 질러 대는 탓에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일단, 가자 그 클럽으로 가보자"_태민

"어"

한시가 급한 만큼 우린 빠르게 클럽으로 달려갔다.

훤하게 보인다, 오들 오들 무서움에 떨고 있을 네가.

클럽 안에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북적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빌어먹을, 아무런 냄새가 안나"

"진정해 찾을수 있을꺼야"_디오

디오가 내 한 손을 내 어깨에 올리며 말한다.

"밖에 요섭이 태민이랑 정국이가 남았어, 도망가진 못할꺼야"_형식

"어, 알아"

애써 웃으면서 최대한 흥분을 가라 앉치면서 말했다. 서로 갈라지면서 형은 일층 나와 디오는 룸들이 많은 이층을 수색하기로 했다.

시끄러운 음악과 코 안으로 스며드는 지독한 알콜 냄새에 월아의 향기가 안느껴진다, 평소에 유난히 냄새와 소리에 민감한 디오도 아무런 말이 없다.

"어머, 오빠들 우리랑 놀래?"

눈 찌푸릴 만큼 짧은 치마에 독한 향수 냄새, 두명의 여자들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꺼져"_디오

"아잉 그러지 말고 우리랑 놀자, 원하면 이차도 갈수 있는데?"

꺼지라는 디오의 말이 안먹히는지 그 중 한명이 나에게 달라 붙는다.

더러워 시발, 어딜 만저 내 몸은 오로지 우리 주인꺼야.

"시발, 말 더럽게 못알아 들어 처먹네, 꺼지라고 술집 여자들이랑 놀아줄 시간 없으니까."

그 말과 함께 여자를 내팽겨치고 복도를 걸어갔다. 뒤에서 우리를 욕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내 모든 오감과 육감은 조금이라도 월아의 흔적을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으니까.

"!?"_디오

"왜 그래?"_카이

"... 이쪽이야 이쪽에 있어"_디오

디오가 무언갈 느낀듯 복도의 맨끝 룸으로 걸어간다. 금색 문고리를 잡아 여니 내 기대와는 달리...

"... 늦었어"_쪼꼬미

월아는 없었다.

ㅡㅡㅡㅡㅡㅡ

((((((쪼꼬미)))))

김카이 철벽남.

늑대와 인간의 사이를 수호하는 자. 가디언. [완결]Donde viven las historias. Descúbrelo aho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