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ㅡㅡㅡㅡㅡㅡ월아 시점ㅡㅡㅡㅡㅡㅡㅡㅡ
아침 일찍 눈을 떠보니 거실 천장이 아닌 내 방 천장이 보인다. 이상하네, 어제 책 읽다가 거실 소파에서 잠이 들었는데...
나 몽유병인가 하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을 즈음 옆에서 깊은 숨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깜둥이가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다.
깜둥이가 이렇게 늦게까지 잘 때도 있네... 잠이 든 깜둥이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 침대에서 내려와 부엌으로 갔다. 오늘 깜둥이와 마지막 날 일수도 있으니까, 맛있는거 만들어야 줘야겠다.
바쁘게 브런치을 준비해 다 차리던 도중 음식 냄새에 깬건지 깜둥이가 계단에서 내려온다. 난 아무일 없는듯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깜둥아 오늘 맛있는거 먹자!!"
내 말엔 신경도 안쓰더니 갑자기 두 발로 서더니 나에게 안긴다. 내 품에서 킁킁 거리더니 조용히 있는다.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하는 깜둥이에 놀라 그냥 가만히 있었을수 밖에 없었고 몇분 뒤 난 의문 가득한 말투로 깜둥이에게 물어보았다.
"깜둥아 너.. 배고파서 그래?"
"크헝"
내 말에 콧방귀를 뀌더니 삐진건지 자기 밥그릇 앞으로 간다. 왜 저래? 내 말이 틀렸나?? 깜둥이는 내 품에서 내려오더니 자기 밥 그릇으로 향했다.
우린 브런치를 금방 해치웠고 배가 부른체로 거실 바닥에서 나뒹굴어 다녔다.
"배불러..."
"컹..."
깜둥이도 배가 부른지 내 옆에서 조용히 누워있다.
난 아무 말 없이 깜둥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깜둥이는 내 손길을 느끼는듯 눈을 감고 있다가 내 어깨에 머리를 파묻힌다.
평온함도 잠시 초인종이 울렸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문 앞으로 들어갈려고 했는데... 깜둥이가 내 티셔츠 자락을 붙잡는다.
"왜 이래? 놔 옷 다 늘어나"
내 말에 어쩔수 없는듯 입으로 물었던 웃을 놔준다.
집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세요?"
"저, 개주인 인데요"
아마 이제 만난 깜둥이 주인이신가 보다.
"들어오세요~오"
찰칵하고 대문이 열린 뒤 말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깜둥아 네 주인 왔어"
"크헝"
내 말에 콧방귀를 뀌더니 삐진건지 부엌으로 들어간다.
인터폰을 보니 어제 봤던 두 남자들이 보인다. 꽤나 다가오는 시끌벅적한 소리에 아마 집문 앞에 있나보다.
"안녕하세요!!!!!"
똑똑 거리는 노크 소리에 문을 여니 어제 봤던 건장한 남자 두명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들어오세요!!"
나도 웃으며 인사를 하며 집안으로 들였다.
"근데 어디에 있어요?"
키 작고 귀염상의 남자가 집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더니 아마 깜둥이를 찾는지 나에게 두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어본다.
"깜둥이는 부엌에 있어요, 이쪽이에요"
왠지 모를 씁쓸한 마음에 애써 웃으며 대답을 했다.
"까..깜둥이?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깜둥이랰ㅋㅋ"
키 작은 남장와 키 큰 남자가 순서대로 웃더니 나보고 이름 센스 최고라며 엄지를 척 올린다. 음?
부엌으로 들어갔는데... 깜둥이 아니 카이가 입구에서 떡하니 날 노려본다.
"자!! 약속대로 데릴러 왔어!! 무리.. 아니 집으로 돌아가자"
키가 큰 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깜둥이에게 말한다.
하지만 깜둥이는 키 큰 남자의 말을 무시하고 부엌 구석으로 가 엎드려 버린다.
"야.. 야아;"
남자가 대답 없는 깜둥이에 뻘줌 한지 내 눈치를 본다.
"까..깜둥아"
내가 부르니 그제서야 고개를 돌리며 날 본다.
허허.. 당황스럽군...
"컹!!!"
내가 부르자 그제서야 날 본다. 나 진짜로 보낼꺼야? 라는 얼굴로 말이다...
"야!! 너 안 나와!!!"
하지만 아마 깜둥이는 건장한 두 남자의 힘을 못 이기는지 집 밖으로 끌려 나갔다..
"잘 가 깜둥이"
"크르렁"
대문 앞에서 깜둥이에게 눈을 맞추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고 깜둥이는 날 쳐다보더니 손을 핢고 이마를 핢는다.
"......"
두 남자는 조용히 우리 둘을 입을 떡 벌어진체로 본다. 난 웃으며 깜둥이를 보냈고 깜둥이는 가면서 두 세번 돌아보더니 나중에는 그냥 간다.
깜둥이 눈빛은 마치 꼭 나에게 '나 다시 돌아올게' 말해주는것 같았다. 아마 내 착각이지겠지만...
아마 이제 많이 외로울꺼 같네. 웬수 아닌 웬수 였지만 빈자리가 크다. 많이 보고 싶을꺼야...
"잘 가.. 깜둥아"
걸음이 얼마나 빠른지 이미 멀어져 검은 형태로 보이는 깜둥이의 뒷모습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몇시간 뒤 숲속 어디선가 왠지 모르게 구슬픈 하울링이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