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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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30일 수요일

여름이 끝나기 2일 전,

오늘은 근무가 순조로웠지만 두통 때문에 힘들었다. 수영마저 하려니 스트레스가 쌓였지만 막상 하니 그나마 나아졌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왜 그리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약과 배 2개를 깎아먹고 일본의 철도 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이트가인과 대화했다. 내 얘기를 들은 그가 이렇게 말했다.

"그건 말야, 아프니까 청춘인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물었다.

"보통 만 18세가 되면 어른이잖아. 어른이 되면 뭐든 해볼 수 있고, 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니까 갖가지 도전하면서 갖가지 실패를 겪는 거지. 그래서 청춘이 아픈 거고."

"하지만..."

"너도 마찬가지인 거 아닐까? 너도 경험이 부족하니까 그만큼 실패를 많이 겪는 거지."

"...."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계속 말했다.

"그래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잖아. 너도 언젠가는 성공을 맛볼 수 있을 거라 믿어. 노력은 너를 배반하지 않을 테니까."

"...."

"네가 아직은 어리지만 조금씩 경험을 쌓다 보면 잘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길 거야. 사람들은 그걸 '지혜'라고 부르는데, 너는 아직 사회 생활을 많이 못해봤으니까 다른 동갑내기들보단 지혜가 부족할 수 있어. 하지만 언젠가는 쌓이게 될 거야. 아까도 내가 말했듯이 노력은 절대로 너를 배반하지 않으니까."

"..."

나는 옷 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가장 중요한 건 각자의 레이스에서 잘 완주하는 거야. 속도는 중요치 않아. 너만의 레이스에서 잘 완주하려면 네 마음 속의 재산이 쌓여야 해. 그게 실패든, 성공이든 상관 없이."

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보았다.

"...진짜?"

그러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그게 얼마나 중요한데. 네가 과거에서 겪었던 수 많은 실패와 억울함들은 잊어버려. 넌 아직 젊고, 이 긴 세월을 슬픔으로 가득 채우기엔 그 공간이 너무 넓잖아. 중요한 건 네 삶에 대한 마음가짐인 거야. 누가 뭐래도 네 자신은 소중하니까."

"...."

"넌 절대로 추악하지 않아. 내가 장담할께. 넌 좋은 사람이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험담을 신경 쓰지 말았으면 좋겠어. 알았지?"

"...응..."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숨을 쉬었다.

"아직은 네가 경험이 부족해서 아픈 거지만 언젠가는 노하우가 생기고 지혜가 쌓여서 일하는 게 수월해질 거야. 오케이? 그때까지만이라도 열심히 해줘."

그의 말에 나는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웃자 내 마음은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았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응!"

그는 대답하는 나를 보고는 사랑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한손으로 내 뺨을 스다듬었다.

그 다음 날인 8월 31일 수요일,

그 날은 내가 다니는 직장의 직원 2명의 마지막 근무일이었다. 직장에 일손이 많이 없는 탓에 나는 섭섭하고 서운했지만 그래도 내일인 9월 1일에 직원 1명이 이곳으로 온다는 말에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그 잘못된 정치 하나 때문에 내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 게 조금은 짜증이 났지만, 이미 이 사단이 났는데 뭘 어쩌겠는가. 일단 1명이라도 온 게 다행이지. 그렇게 오랜만에 다 같이 회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기 전까지는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머리가 아팠다. 지끈거리면서 묵직한 두통이었다. 하지만 집에 오자 곧장 풀려서 타이레놀을 먹을 필요가 없어졌다. 약을 먹기 전에 견과류를 먹고 밥을 조금만 퍼서 그릇에 담고 작은 숟가락을 꺼내 식탁 위에 놓은 뒤 참치캔을 꺼내 따서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물컵을 준비하고 식탁 아래 서랍에서 약 2 봉지를 뜯어 식탁 위에 놓았다.

"...."

약을 보니 순간 긴장했다. 하지만 조금 더 용기를 내서 약 봉지를 뜯어 약을 꺼내고는 물컵을 들어 물을 입에 모금고는 약을 몇 개 집어 들어 고개를 위로 들고는 약을 입 안으로 집어 넣었다. 그리고 물과 약을 함께 삼켰다. 순간 쓴 내가 진동을 했고, 그 큼을 타 다시 3개의 약을 집어 들고 물을 머금고는 약을 입 안으로 넣어 삼켰다. 그리고 서둘러 구역질 나기도 전에, 아까 꺼내놓은 참치를 한 숙갈 떠서 먹었다.

"..."

살았다.... 다행히 참치 살의 맛이 입 안에 퍼진 덕분에 헛구역질은 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약을 확실하게 목구멍 안으로 밀어 넣기 위해 참치와 밥을 곁들어서 먹었다. 오, 세상에, 이렇게 꿀맛일 줄이야. 그렇게 나는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짐을 챙기고 일본 철도 박물관으로 향했다.

"오늘 일은 어땠어, 경민아?"

"나쁘진 않았어. 두통 때문에 고생한 것만 빼면. 이것도 청춘의 아픔이야?"

그러자 그는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글쎄, 그건 나도 모르지. 그냥 네가 일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고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어."

"으음... 넌 악당을 무찌를 때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음?"

나의 뜬금 없이 엉뚱한 질문에 그는 당황했다...

"글쎄... 30년도 족히 넘은 일이라 난... 잘 모르겠는걸..."

"아무래도 나는 일을 할 때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나 봐. 이렇게 두통을 며칠 째 지속적으로 받는 걸 보면."

"그래도 이 정도면 다행이야. 장애인들도 일을 하는 시대이지만 네가 받는 스트레스를 장애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보다 나을 테니까."

마이트가인이 내뱉은 "장애인"이란 단어에 나는 순간 화가 났다.

"....미안한데 장애인 얘기는 꺼내지 말아줄래? 내가 장애인 얘기 나올 때마다 내가 괴로워 죽겠어. 장애 판정이라도 받으면 장애인 수당이라도 받지, 난 장애인 아니라서 그것도 못받는다고! 게다가!"

나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난 말야.... 준장애급 정도의 질환을 앓고 있다고! 아무도 내 병에 대해 관심을 안가져! 그래서 난 다른 사람들처럼 같은 선에 출발했는데 결국은 저 먼 발치에서 뒤떨어진다고!!"

나는 그에게 소리치며 화를 냈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나는 또 그의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돌려 한숨을 쉬었다.

"..."

"미안해... 경민아... 난 그냥...."

"알아.... 그럴 생각 없었다는 거."

"...."

"장애인 얘기는 꺼내지 말자. 내가 괴로워..."

"....."

나는 의자 앞으로 가 의자 위에 누웠다. 마이트가인은 큰 담요를 가져와 나를 덮어주었다.

"잘 자, 경민아. Sweet dream. 그리고 미안해."

Dream Catcher: The Growing Positive Theory of Mental Illness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