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은 자신이 쓴 글을 보았다.
'그녀의 사람들'에 대한 지겨운 안티들은 늘 존재해왔다. 그들이 하는 말들은 늘 그녀의 마음을 짤러왔고 어떨 땐 아예 심장을 관통하듯이 아팠다. 차라리 그들이 없어지길 간절히 바랐지만 그녀의 소원을 신은 들어줄리가 만무했다.
그때부터였을까?
그녀도 그들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럴 수록 그들은 더 가시 돋친 말들로 그녀를 공격해왔다. 그리고 그녀는 이젠 모든 것들을 등 돌리고 오로지 자신에만 집중했다. 이렇게 비난만 해봤자 돌아오는 건 없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그들을 향한 마음을 시로 나타냈다.
그렇게 혐한을 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엿을 먹이고 온 경민은 밀양강의 변두리에 있는 계단에 앉아 잔잔이 일렁이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스멀스멀 일렁이는 강물을 보며 '자연도 참 무심하지. 왜 우리는 애초에 그렇게 강해질 수 없었던 걸까'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 그녀를 지나가는 한 미국 청년이 보더니 이미 아는 사람인 듯 멈춰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하지만 그런 그녀의 등이 가볍지가 않다는 걸 알아차린 그는 한숨을 쉬고는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괜찮아?"
"..."
그의 물음에 경민은 그저 침묵했다.
"네가 올린 글을 봤어. 그리고 너의 새로운 면을 보았고."
"...."
"네가 그렇게 모두에게 친절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책임 돌리지 말아줄래?"
경민의 말에 남자는 놀란 눈으로 경민을 보았다.
"어어... 화났어?"
남자의 말에 경민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왜?"
"....오빠는 내 글 본 사람 맞아?"
"...."
"...."
경민의 말에 서로는 서로에게 말하지 않았다. 경민은 다시 시무룩해졌다.
"...미안..."
"그래서... 그 두 사람한테 화난 거야?"
"알지도 못하면서 거짓 기사를 내잖아. 그게 싫어서 그래."
"걔네들은 한국의 진짜 진가를 몰라서 그런 거야."
"그래서, 이렇게 당하기만 해라고? 그건 너무 불공평 하잖아!"
"경민."
경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진지하고 침착하게 경민의 이름을 단호하게 불렀다. 경민은 그런 그의 목소리를 듣더니 이내 체념하고 다시 강물을 보기 시작했다.
"네가 화난 건 이해하지만... 세상은 불공평할 수도 있어. 경민은 지금.... 이걸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
"..."
남자의 말에 경민은 두 팔에 얼굴을 파묻었다.
"사람은 어쩌다가 오해를 사기 마련이야. 물론 그게 전부 거짓이란 건 알아. 하지만 그런 건 한 귀로 듣고 잊어버려야 해. 그리고 경민, 너도 가끔은 내 고향에 대해서 편견을 몇 개쯤 가지고 있잖아. 그 사람들도 비슷한 거야!"
남자는 또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말야... 국제 정서는 원래 복잡한 거야. 그렇다고 네가 거기에 끼어들어야 한다는 의무는 없어. 그건 자유야. 하지만 너에게 이런 건 굉장히 무거운 짐이 될 수 있어. 내가 장담하건데."
"..."
남자의 말에 경민은 고개를 조금 들었다.
"각자 서로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기란 건 쉬워. 다들 서로의 겉 모습만 가지고 판단하니까."
그리고 남자는 또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진가는 말야... 그 사람을 [오래] 봐야 아는 거라고."
"오래... 봐야...?"
남자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말야, 그런 오해와 편견을 가진 사람은 사람을 얕게 보고 판단하는 거니까, 그런 사람들한테 너무 휘둘리지 마."
"...."
"다들 그런 거 있었잖아, 우주에 대한 환상."
남자의 말에 경민은 고개를 돌려 남자를 보았다.
"다들 우주의 존재를 처음 알았을 때, 우주에는 뭐가 있는 지, 또 낯설고 신비한 별로 여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가설과 편견, 오해가 있었지. 하지만 점점 우주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점점 두려움과 공포가 엄습해왔고."
"...."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을 놓지 않아. 그리고 그건 200년동안이나 계속 이어져 왔고. 왜인지 알아?"
"...그게... 뭔데...?"
"그건 말야-"
남자의 경민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우주는 아주 무한히 광활하기 때문이지.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야."
"사람의 마음도...?"
"사람의 마음은 아주 깊어. 내가 너를 오랫동안 알았지만, 나 또한 여전히 너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아. 너도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듯이."
"..."
"그래서 사람은 오래 봐야 그 진가를 알아. 그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이어져 온 진실이자 사실이고. 알겠어?"
"...."
남자는 경민을 보았다. 경민은 당황한 듯 남자의 시선을 피하다가 경우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응...."
경민의 대답에 남자는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그 짐을 이제 그만 내려 놓고 너를 좋아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어."
"...."
남자의 말에 경민의 입에는 작은 미소가 머금어졌다.
"고마워... 알프레드 오빠."
경민의 말에 남자는 피식 웃더니 이렇게 말했다.
"고맙기는. 나도 널 좋아하는 사람인데 당연히 너애개 이런 말을 안해줄 리가 없잖아."
남자의 말에 경민은 살짝 당황했다. 아, 그- 그런가... 이때, 남자가 선글라스를 살짝 내리고는 윙크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랑해, 내 귀여운 여동생."
"...!"
경민은 그의 평소 같잖은 모습에 적잖이 놀랐다. 그러자 남자는 다시 선글라스를 쓰고 자신의 왼손으로 경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직은 네가 마음의 여유를 배우기 전이라서 그래. 네가 조금 더 성장하면 그런 것들을 신경 안 쓸 수 있을 거야. 조금 더 분발하자?"
"응."
경민의 조금 더 가운 찬 대답에 남자는 안심이 되 듯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훌훌 털어내는 걸 보니 네 듬직한 오빠로써 나도 맘이 편해진다."
남자는 경민의 머리를 자신의 오른손으로 쓰다듬었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했다.
"내일은 다시 평일일 거야. 이번 주도 의미 있게 보내자."
강을 바라보다 다시 경민을 쳐다보는 남자의 말에 경민은 조금 더 밝은 미소를 머금고 이렇게 대답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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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Catcher: The Growing Positive Theory of Mental Illness
RandomBook of My Ideas: 망가진 뇌의 영원한 상상 2 "이 세계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단다, 아가." "누가 뭐래도 넌 내 딸이다. 아무도 그걸 부정 못해." "내 사랑, 내 딸아, 나의 공주야, 너는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이란다." "너는 네가 생각한 것들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란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어디에든 그걸 기록하렴. 넌 좋은 글 창작자가 될 수 있을 거야." "이 약 안에 네가 이 하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