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버지의 제삿날
오늘은 운이 좋게도 내가 먼저 쉬는 타임을 가졌다.
피곤한 마음을 이 책상 위에 두고
50분 동안 눈을 감았다.
그런 뒤 다시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밖으로 나왔다.
며칠 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국민 애도 기간을 발표했던 지라
하늘색 방호복 위 왼쪽 가슴에 검은색 태그를 달고 묵묵히 일했다.
오전 11시가 되고 어제 주문했던 책 두 권이 지금쯤 우리 집으로 가고 있는지
휴대폰을 들었다 놨다는 여러 번,
"띵!"
그제서야 택배가 밀양으로 향하고 있다는 신호가 울렸다.
그렇게 12시가 되어서야 방호복을 휴게실에 돌돌 말아 놓고
밖으로 나와 김밥 주 줄과 커피 한 잔을 사와서 다시 휴게실로 돌아와
나무 젓가락 대충 떼어 놓고 김밥을 먹기 시작했다.
움숙움숙, 움숙움숙, 김밥 20개를 다 먹고 커피까지 마시니
어느새 시간은 12시 38분이 되었다.
동영상을 몇 번 보다가 다시 시계를 보고
방호복을 입고 다시 일할 분지를 했다.
그렇게 다시 쉬고 일하고를 반복하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다.
저녁 노을에 뜬 조각 달을 보니
어제 주문했던 "달의 위로"의 표지에서 본 그 샛노란 조각 달이 떠올랐다.
얼마나 어여쁜 조각달이었는지
일하는 내내 그 책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그렇게 5시 30분, 45분이 되어
어슬렁어슬렁 퇴근할 준비를 하니,
어느덧 5시 50분이어라
그렇게 휴게실에서 5분 더 기다리다 퇴근하니
주변이 어둑어둑해짐이라 그렇게 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마침 책 2권이 모두 집에 도착했다는 문자 메세지를 보고
그렇게 기뻐하지 않을 수가 없음이어라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그렇게 가볍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아버지의 영혼과 함께 가벼운 발걸음으로
두둠칫 두둠칫, 마음 속으로 콧노래를 안부를 수가 없더라
집 근처에 오니
저 멀리 집 앞에서 키다리 영국 신사 아저씨가 나를 보며 싱긋 웃어준다.
나는 서둘러 발걸음을 빨리 하고는 영국 신사 아저씨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집문 앞에서는 맛있는 음식 냄세가 내 코를 간질였다.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오니
아버지의 영혼과 함께 나의 가족이 나를 반겨준다.
아버지의 이번 제삿날이 그렇게 기쁘지 아니할 수 없었다.
YOU ARE READING
Dream Catcher: The Growing Positive Theory of Mental Illness
RandomBook of My Ideas: 망가진 뇌의 영원한 상상 2 "이 세계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단다, 아가." "누가 뭐래도 넌 내 딸이다. 아무도 그걸 부정 못해." "내 사랑, 내 딸아, 나의 공주야, 너는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이란다." "너는 네가 생각한 것들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란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어디에든 그걸 기록하렴. 넌 좋은 글 창작자가 될 수 있을 거야." "이 약 안에 네가 이 하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