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선생님.
제가 처음으로 선생님께 답변을 드리네요.
물론 그 전에 몇 번이나 만났지만
이런 건 처음이에요.
제일 처음으로 선생님을 만났던 게 떠오르네요.
그때 유엔 본부로 견학 가서 거기서 길을 잃었었죠. 선생님 없었으면 전 집으로 영영 못돌아갔을 거예요.
선생님은 제 인생 처음으로 저의 첫번째 친구, 그리고 멘토가 되어 주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하지만 선생님은 바쁘다는 핑계로 제게 전화하는 걸 꺼리셨죠. 결국 아빠가 돌아가신 후 전화를 했음에도 선생님은 제 전화를 받지 아니 하셨어요. 그리고 그 날은 제 마음 속에 절망이 각인 되었던 날이 되었고요.
한 평생 동안 선생님을 원망하고 증오했어요. 매일 폐인 같이 느꼈던 세월마다 눈물이 흐르기도 했고요. 제가 대체 무얼 위해 살았는지도 몰랐던 날도 많았어요. 마치 망망대해에 뜬 작은 쪽배처럼요.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 난 뒤로는 이젠 아무런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로지 나락과도 같은 감정만 느껴질 뿐이었죠. 그 날에도 선생님은 저에게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학교에서 해방 되고,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된 걸 잠깐 누렸어요. 집에서 늦잠을 자고, 원하던 채팅과 게임을 맘껏 했죠.
주변 사람들은... 제가 가만히 있는 걸 한시도 못참는 것 같았어요. 마치 시련만 주고 보상은 절대로 주지 않는 독재자와 같았죠. 하지만 난 그걸 속수무책으로 당했어야 했어요.
....COVID-19가 온 뒤로는 뭔가 바뀌어 지고 있다는 걸 직감했어요. 그러더니 다음 해에는 말하는 걸 학습하고 연습하고, 이번에는 Belance of Work and Life까지.... 전 그럴 여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전 이걸 하고 있네요.
그러다 선생님이 그제서야 저를 유엔 본부로 초대하셨고....
뭐, 아시잖아요. 이젠 어떻게 되었는지.
그래서 절 버리니까 뭔가 맘이 편했던가요?
....바쁘셨던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연락 못할 수도 있다는 걸 미리 통지라고 하셨으면 좋으련만 그것도 안하시고...
...헤어져서 혼자 남겨진 연인이 어디로 가는 지도 알면서도 대체 왜 그러셨나요?
....뭐, 말은 하지 않으시겠죠. 그럴 게 뻔하니까.
.....제발 부탁인데....
사람 갖고 놀지 마세요. 그거, 엄청 질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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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Catcher: The Growing Positive Theory of Mental Illness
De TodoBook of My Ideas: 망가진 뇌의 영원한 상상 2 "이 세계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단다, 아가." "누가 뭐래도 넌 내 딸이다. 아무도 그걸 부정 못해." "내 사랑, 내 딸아, 나의 공주야, 너는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이란다." "너는 네가 생각한 것들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란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어디에든 그걸 기록하렴. 넌 좋은 글 창작자가 될 수 있을 거야." "이 약 안에 네가 이 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