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일 월요일
나는 작년 말까지 일했던 곳에서 4개월 만에 재취직 되었다.
작년엔 정말 고되게 일해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는데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완화되어 2년 전에 취직되었던 곳에 재취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선별진료소의 일거리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엄마의 말을 한번 믿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넣었는데...
"어서 와, 경민아!"
....이렇게 쉽게 취직될 줄은 몰랐다.
쨌든 나는 많은 것들이 바뀐 환경에서 다시 직원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직원 안내 메뉴얼 책을 열심히 읽고 복습했다. 말하는 건 예전보다 나아졌기 때문에 방식만 제대로 알고 하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증상자 PCR 검사가 완전히 사라지고 신속 항원 검사가 그 자리를 꿰찼기 때문에 선별진료소는 유증상자에게만 PCR 검사를 무료로 해주고 있었다. 여튼 계약직 직원의 수도 5명으로 늘어난 상황이고 게다가 공공근로 직원도 3명이나 있기 때문에 말단 직원은 총 8명이 되었다.
기본 지식을 새롭게 배워야 했지만 사람들은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했다. 작년에 같이 일했던 단발 머리 선배님은 "손님은 거의 없으니까 네가 읽을 책을 가져와서 읽어도 돼."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이 났다.
쨌든 다시 오니 반갑기는 하지만... 아니, 이런 건 별로 반갑지는 않다. 그래도 오는 사람이 줄어들어서 좋기는 하다.
일단 11일에 병원 왜래 진료 보러 가야 하는 상황이라 '주사(공무원 계급 이름 중 하나)' 님께 이번 달 반차 써도 되는지부터 물었다. 그러자 주사님은 "어어... 안돼는데... 1개월이 지나야 월차가 나오거든."라고 말씀 하셨다.
"그래도 저... 그 날 약이 다 떨어져서요... 안가면 진료도 못받고 약도 못받아요."
"흐음... 너 이번 달 월급 깎일 텐데, 괜찮겠어? 엄마한테 물어봐. 그래도 괜찮은지."
주사님의 말씀에 나는 얼른 휴게실로 가 휴대폰으로 엄마에게 전화해서 물어보았다.
"어어, 상관 없다. 그렇게 해."
그렇게 나는 주사님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사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럼 내가 계장님한테 너 다음 달 11일에 반차 내겠다고 말해볼게. 반차 땡겨 쓰는 걸로 해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얘기는 성과되었다.
병원 진료일, 나는 엄마와 브라이트와 함께 진료를 받았다.
"오오, 너 다시 일한다고?"
"네. 이번 달 초부터요."
"괜찮아? 작년엔 되게 힘들어 했잖아."
"방침이 많이 바뀌었대요. 그래서 사람도 거의 줄고..."
"그렇구나.... 감정은?"
"어어.. 아직도 수시로 왔다 갔다 하긴 하는데... 폭이 좀 커요. 가끔은 견딜 수 없을 만큼의 분노도 느끼곤 해요."
"일단 체중은 전보다 많이 줄었고... 일단 이대로 가보자. 오늘은 체혈도 하고 소변 검사도 볼 거야."
"저어... 저 영양 보충제 먹는데요?"
"어, 괜찮아. 상관 없어. 그럼 10주 뒤에 보자."
그렇게 진료는 10분 만에 끝났다. 나는 다시 카운터로 향했다. 거기서 진료일이 잡히고 1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다시 계산 카운터로 가서 진료비를 지불하고 계산서를 받아 약 처방전 발급 장치로 가서 진료 카드의 바코드를 센서에 갖다댔다.
그렇게 처방전을 2장 발급 받고 엄마는 주차장으로 나는 병원 밖 약국으로 갔다.
"(ㅇ_ㅇ)"
나는 뚱한 표정으로 약국 안 의자에 앉았다. 처방전은 이미 내어서 기다리기만 하면 됬었다.
여튼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나3주가 되었을 때쯤엔 일이 이제 익혀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잠깐 밀린 사람들의 전자문진표 작성을 도와주고 시간을 확인해 가며 쉬고 일하고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딸리는 폰 베터리가 문제였다. 그러면 조용히 책을 읽거나 멍 때리며 상상하면 되지만.
여튼 내가 선별진료소에 다시 일한다는 말에 영국을 제외한 파이브 아이즈 멤버들은 모두 웃었다.
"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
미국이 말했다.
"뭘 그럴 줄 알았대, 시발. 이 땅 좁은 데에서 일거리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아나?"
"야, 차라리 편의점 알바를 해라."
"거긴 싫거든!"
"왜애, 어차피 거기도 그냥 물건 값 계산만 해주고 다야!"
"너 임마, 경영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는 알고나 하는 소리가? 시발, 너 회사 경영은 해봤어?"
"아이고, 웃겨. 쨌든 재취업 됀 거 축하한다."
호주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런데 너, 정신병자인데도 불구하고 너희 오빠보다 돈 잘 버네? 작년도 한달에 210만원 가량 받았잖아. 그런데 그 좋은 데에 또 취직돼고 말야."
캐나다가 말했다.
"어어... 그게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 점성술에서는 내가 의외로 돈 잘 버는 기질이 있다고 하더라고. 목성의 기운을 받았다나 뭐라나."
"어어... 난 그런 거 모르겠는데."
미국이 귓구멍을 후벼팠다.
"여튼 취업 축하한다. 나중에 월급 타면 한 턱 쏴라잉?"
"....나보다 돈 더 잘 버는 주제에 어딜 감히 가난한 사람한테."
나는 미국을 째려보았다.
"그나저나 이젠 많이 완화됬네. 작년엔 진짜 바빴는데."
"문제는 중국이야. 다시 재확산 되기 시작하면서 나라 전체가 봉쇄 되었다고 하던데."
"걘 맨날 문제 터지잖아. 처리만 잘 했어도 이러진 않았을걸?"
"맨날 잘하고 있다고 우쭐 대더니만, 꼴 좋네, 하."
"여튼 우린 이대로 가면 돼지?"
"물론입니다요."
뉴질랜드의 말에 나는 여유로운 말투로 대답했다.
"이번 연도 후기엔 한국도 풀린다고 하니까 이번 추석도 기대됀다. 너네 집 가서 송편 먹어도 돼?"
"안돼, 쉑캬. 네가 네 돈 주고 사 먹어. 그리고 자꾸 나한테 손 빌리지 마."
"히잉..."
"뭘 '히잉'이야, 이 자본주의 돼지 쉑키야."
"말이 좀... 심하다, 동생아?"
"여튼 이제 이번 연도로 코로나 19는 빠이빠이라 생각하니 기분은 좋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러시아를 노려야지."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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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Catcher: The Growing Positive Theory of Mental Illness
De TodoBook of My Ideas: 망가진 뇌의 영원한 상상 2 "이 세계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단다, 아가." "누가 뭐래도 넌 내 딸이다. 아무도 그걸 부정 못해." "내 사랑, 내 딸아, 나의 공주야, 너는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이란다." "너는 네가 생각한 것들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란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어디에든 그걸 기록하렴. 넌 좋은 글 창작자가 될 수 있을 거야." "이 약 안에 네가 이 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