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빚과송금: 와 물량 대박이네ㄷㄷ
[파티] 쥐안에든독: 길원수 오지네
[파티] 쥐안에든독: 이거 나중에 길전하면 우리가 지는거 아님?
[파티] 빚과송금: 확실히 예전보다 엄청 늘어났네
[파티] 빚과송금: 우리 길드였으면 인사로 저정도 화력 절대 안나올텐데ㅜㅜ어케요
[파티] Z10N: ㅋㅋㅋ그건 까봐야알지
우리 길드였다면 신입 길드원이 들어온다고 이렇게 활발히 소통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거다. 그건 인정한다.
새 유입이 들어오지 않은 지 오래라서 길드원 숫자 자체도 적었고, 저런 간지러운 인사는 안 하고 넘기는 놈들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길드 전쟁이나 누군가와 시비가 걸렸다 하면 부리나케 달려와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길드 전쟁 같은 대규모 인원이 필요할 때도 부족하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든 적이 없었다.
‘…뭐지? 이렇게 생각하니까 그냥 싸움에 미친놈들만 모인 길드인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아무튼 고작 인사 채팅이 활발하다고 미리 단언할 필요는 없었다. 마음을 다잡고 쏟아지는 인사에 대답을 보냈다.
[길드] Z10N: 안녕하세요ㅎㅎ
[길드] 빚과송금: 하이요!
[길드] 위대한미술품: ㅎㅇ~
[길드] 성하연: 안뇽하세용 ㅇㅅㅇ
[길드] 쥐안에든독: 신입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아~
[길드] haewo1: 안녕하세요
[길드] 모르므로: 신입이 무려 4명이나 들어오더ㄴㅣ 개꿀이당
[길드] 노퓨쳐: 4명 모두 뉴비니까
[길드] 노퓨쳐: 고인물분들이 잘 좀 도와주세요^.^
[길드] 잇쨔잇쨔: 헉 뉴비??
[길드] Rahm: 오
[길드] Iilliliilil: 나 님들 알아요
[길드] Iilliliilil: 티거랑 싸운 뉴비팟 아님?ㅋㅋㅋㅋ
[길드] 쥐안에든독: 맞아요ㅠㅠ
[길드] 빚과송금: 무서웠으뮤
[길드] 빚과송금: 근데 어케 아세요?
[길드] Iilliliilil: 사사게에 떠서요
[길드] 방벽: 웬만한 유저 다 알걸요ㅋㅋ
[길드] 율냥냥: 티거 재수없는거 이미 유우명해서
[길드] 위대한미술품: 이제 길드 들오셨으니까 ㄱㅊ아요
[길드] 위대한미술품: 티거는 여기 못건드림
[길드] 노퓨쳐: ㅎㅎ
[길드] haewo1: 그래요? 다행이네요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데?’
흔적 사칭범인 ‘heunJeok’은 미접속 상태라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시작이 꽤 괜찮았다.
노퓨쳐가 알아서 우리를 뉴비 파티라고 설명해 주고, 티거 길드랑 트러블 있던 그 파티라고 먼저 알아봐 주니 내가 할 게 딱히 없을 정도였다.
특히 뉴비 파티라는 건 우리 입으로 말하기 애매했는데 노퓨쳐가 이렇게 도와줄 줄이야. 이걸 고마워해야 할지,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길드원 나의라임나무 님이 로그인했습니다.
그때였다. 타이밍 좋게 라임나무가 게임에 접속했다.
[길드] 율냥냥: 나무님 하잉
[길드] 성하연: 나무님~><
[길드] 노퓨쳐: 나무님 하이요
[길드] Iilliliilil: ㅎㅇ
[길드] 나의라임나무: 님들 좋은저녁^~^
[길드] Z10N: ㅎㅇ
[길드] 나의라임나무: ㅇ?
[길드] 나의라임나무: 엥???
[길드] 나의라임나무: 으잉? 지온님?
[길드] 나의라임나무: 머야 길드 들온거에여?
[길드] Z10N: 네
[길드] 빚과송금: 우리 다같이 왔어요ㅋㅋㅋㅋ
[길드] 나의라임나무: 헐
[길드] 나의라임나무: 진짜 우리 길드 올줄이야
[길드] 잇쨔잇쨔: 아는 사이?
[길드] 나의라임나무: 고럼
[길드] 나의라임나무: 내가 저 파티 먹여살렸는뎅^~^
[길드] 나의라임나무: 근데 요일 길드 안가여?
[길드] 나의라임나무: 솔직히 요일 갈 줄 알았는데
[길드] 노퓨쳐: ㅎㅎ..
[길드] 노퓨쳐: 여기가 더 좋으셨나봄
[길드] 성하연: ㅇㅅㅇ???
[길드] 위대한미술품: 왠 요일길드?
[길드] 나의라임나무: 아니~
[길드] 나의라임나무: 얼마전에 요일 부길마님이 직접 스카웃하러 왔더라구
[길드] 나의라임나무: 난 그래서 요일갈 줄 알았져
[길드] Iilliliilil: 우리가 요일길드 이긴거임? 올ㅋ
[길드] Z10N: 요일은 너무 빡셀거같아서
[길드] Z10N: 여기로 왔습니다
오늘 진짜 날인가? 왜 이렇게 분위기가 우리한테 유리하게 흘러가지?
요일 길드가 우리 파티한테 접근했다는 사실은 노퓨쳐가 입 꾹 다물고 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흘릴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라임나무가 때마침 나타나서 이렇게 쉽게 해결해 주다니.
흐뭇하게 웃으며 라임나무 말에 적당히 반응해 주려던 그 순간이었다. 나보다 먼저 어나더 길드원들의 채팅이 올라왔다.
[길드] 위대한미술품: 잘한거임ㅋㅋ
[길드] 위대한미술품: 요일 쓰레기들만 모인 길든데 거길 왜감
[길드] 율냥냥: 가면 개고생만 했을듯^^..
[길드] 잇쨔잇쨔: ㄹㅇ
[길드] 잇쨔잇쨔: 선택 잘하셨어요!!
[길드] 노퓨쳐: ㅎㅎ
[길드] 별보너스: 거기 길마가 ㄹㅇ쓰레기오브쓰레기
[길드] 크라나샨트: ㅁㅈ
[길드] 크라나샨트: 혹시 님들중에 여자있음?
[길드] 크라나샨트: 그럼 요일 절대 ㄴㄴ
[길드] Z10N: ?
…이 새끼들이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거지?
여자? 갑자기 여자가 왜 나와? 여성 유저랑 우리 길드랑 뭔 상관이라고? 기가 막혀서 넋을 놓은 나를 두고 서정연이 대신 물어봐 줬다.
[길드] haewo1: 요일 길마랑 여자랑 관련있음?
[길드] 크라나샨트: 네
[길드] 위대한미술품: ㅇㅇ
[길드] 크라나샨트: 요일 길마 유명하잔아요ㅋ
[길드] 크라나샨트: 여자한테 템뜯고 버리는거로
“……뭐?”
[길드] 위대한미술품: 뭐 얼굴 잘생겼다고 얘기돌던데
[길드] 위대한미술품: 진짜 잘생긴건 몰겟고ㅋ
[길드] 위대한미술품: 그 소문 이용해서 여자한테 템 뜯고다님
[길드] 율냥냥: 얼굴 반반하다는것도 구라같음
[길드] 율냥냥: ㄹㅇ반반했으면 겜에서 여자템 뜯고 다녔겠냐거ㅋㅋㅋㅋ
[길드] Iilliliilil: ㅇㅈ
[길드] Iilliliilil: 반반한데 겜을 왜해
[길드] Iilliliilil: 그 시간에 클럽을 가겠지
[길드] haewo1: 그래서 쓰레기라고 하는거?
[길드] haewo1: 유명하다는데 전 이 얘기 지금 첨듣네요
[길드] haewo1: 헛소문 아님?
[길드] 위대한미술품: ㅋㅋㅋㅋㅋㅋㅋ
[길드] 위대한미술품: 아니 헛소문일수가 없어요..
[길드] 잇쨔잇쨔: 여기에 피해자가 이미 있음ㅋㅋ..
[길드] 잇쨔잇쨔: 하연님이..
[길드] 성하연: ㅎㅎ.....
“뭐?”
이 새끼들이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아주 끝이 없다. 피해자? 피해자라고?
‘저런 닉네임을 여기 와서 처음 보는데 뭔 피해자야, 시발!’
아, 혈압 올라. 가슴 속에서 화산이 폭발한 것처럼 치솟는 뜨거운 감정을 어떻게든 내리누르려고 애쓰는데, 서정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해준 씨가 저런 귀찮은 일을 하고 다녔을 것 같진 않고. 저 성하연이라는 유저도 노퓨쳐랑 한패인가 보네요.]
“설명 안 해도 알아 주니 아주 고오맙다. 미치겠네, 시발.”
[어떡할까요. 더 파고들어 볼까요? 저 정도 자극적인 얘기는 지금 아니라도 나중에 알아볼 기회가 생길 것 같긴 한데.]
“나중에도 알아보고, 지금도 알아봐야지. 내가 할 테니까 가만히 있어 봐.”
지켜만 보기에는 내 성격에 맞지 않았다. 욕을 먹더라도 내가 직접 파헤쳐 봐야겠다. 감히 나를 여성 유저의 아이템이나 뜯어먹는 쓰레기 새끼로 만들어?
[길드] Z10N: 성하연님이 피해자?
[길드] Z10N: 요일 길마한테 템 뺏긴거?
[길드] 성하연: 넹..ㅠ-ㅠ
[길드] 성하연: 한두개가 아니라 여러개용..ㅎ
[길드] Z10N: 템 머머 뺏겼는데요?
[길드] 성하연: 그냥..
[길드] 성하연: 장비랑 의장이랑 고런거ㅎㅎ..
[길드] Z10N: 장비?
[길드] Z10N: 장비 어느거요?
[길드] 성하연: ㅠ-ㅠ....
[길드] 성하연: 직업 전용이라서 기억안나용^-ㅠㅎㅎ;
[길드] Z10N: 그럼 하연님은 요일 길드였던거죠?
[길드] Z10N: 템 언제 뺏겼는데요?
[길드] 크라나샨트: 저기요ㅋㅋㅋㅋㅋ
[길드] 크라나샨트: 뭘 그렇게 캐물어요 피해자한테;
[길드] 잇쨔잇쨔: 맞아 하연님 의심하는거같네..
[길드] 성하연: ㅜㅅㅜ
[길드] 크라나샨트: 조심좀 해주세요;;
[길드] 성하연: 전 갠찬아요 샨트님ㅎ-ㅎ
“하…….”
아주 지랄들을 하세요. 머릿속에서 수만 가지 욕설이 맴돌았지만 일단 수습이 우선이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억지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길드] Z10N: 아 ㅈㅅㅈㅅㅠㅠ
[길드] Z10N: 제 여동생도 비슷한 일을 겪어서
[길드] Z10N: 공론화 가능하면 도와주려고 한거에영
[길드] Z10N: 불편하셨으면 ㅈㅅ합니다
[길드] 성하연: ㅇㅅㅇ
[길드] 잇쨔잇쨔: 그런거면 ㅇㅋ인데 그래도 피해자한테 직접적으로 막 캐묻는건 하지말아주세요
[길드] Z10N: 넵 제송ㅎㅎ
[길드] 노퓨쳐: 지온님이 사과도 하셨으니까
[길드] 노퓨쳐: 이 얘기는 그만하셈 다들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자 노퓨쳐까지 나서서 상황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괜한 의심을 받을 뻔했지만, 그래도 얻은 게 아무것도 없지는 않았다.
“야, 이거…….”
[도해준 씨, 이거…….]
나와 서정연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나는 뻐근한 눈을 꾹꾹 누르며 녀석에게 양보했다.
“네가 먼저 말해.”
[네. 결론만 말하자면 성하연이라는 저 유저, 남자 같네요.]
“미친. 나도 그 얘기하려고 했어.”
이번에는 진심으로 놀랐다. 이런 의견까지 딱 맞을 줄이야. 숙였던 고개를 들며 이어 말했다.
“정확한 증거는 아직 없지만, 방금 대화나 닉네임 같은 게 너무…….”
[‘여성 유저’에 정형화된 느낌이 들죠. 누가 봐도 여자라고 보도록. 거기에 노퓨쳐와 연관되어 있으니 더더욱 평범한 유저는 아닐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