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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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 여여랑: 미친ㅋㅋㅋㅋㅋㅋㅋ
[길드] 불좀켜줄래: 아니ㅋㅋ;;;;
[길드] 류페: ????
 
설마 내가 여기서 진짜로 현상금을 걸 줄은 몰랐는지 상황을 지켜보던 길드원들이 경악했다.
 
[길드] 아스타로트: 아니 저사람 뉴비라고 하지 않음?
[길드] 마하: 뉴비 상대로 이러는건 좀..
[길드] 오늘은일요일: ㄷㅊ!
[길드] 오늘은일요일: 이건 전쟁이야
[길드] 불좀켜줄래: 갑분 전쟁ㅋㅋㅋㅋㅋㅋ
[길드] 여여랑: 흔적 사라지고 그간 좀 조용하다 했더니,,
[길드] sky004: 기가막히네 ㄹㅇ
 
나라고 자존심 없이 뉴비를 상대로 현상금을 걸고 싶겠냐고. 근데 그걸 저 일휘일비 새끼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
 
[길드] 영화별론가: 일욜님한테 욕하지 마세요
[길드] 영화별론가: 저같은 거지는 부자들이 싸워줘야 개꿀이라고요
[길드] rxrx78: 영화님 혹시 뉴비 잡으러 가심?
[길드] 오늘은일요일: 이미 진작 출발함;
[길드] 류페: ㅅㅂㅋㅋㅋㅋㅋ
 
영화별론가는 내 서버 채팅을 보자마자 다른 사람한테 킬 로그를 뺏길세라 뉴비를 찾으러 후다닥 달려 나갔다. 돈에 환장한 놈다웠다.
 
[길드] 여여랑: 뉴비 위치는 ㅇㄷ래요?
[길드] 류페: 뉴비니까 뉴비존에 있을듯
[길드] 영화별론가: ㄴㄴ
[길드] 영화별론가: 칼림쪽임
[길드] 마하: 왠 칼림
[길드] 영화별론가: 통곡의종 오려다가 중간에 현상금걸려서 못오고잇는듯
[길드] 저6천원있어요: 자게보니까 칼림에 잇는거 맞네ㅋㅋㅋㅋ
[길드] 오늘은일요일: 킬로그 스샷 올라옴?
[길드] 저6천원있어요: 아뇨 아직 킬로그는 없어요
[길드] 류페: 오 뉴비치고 오래버티네
[길드] 영화별론가: 내가 1빠로 죽이러 간다간다^^>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길드원들이 알아서 해 주는 브리핑을 확인하며 느긋하게 팔짱을 꼈다.
2만 골드나 걸었으니 여러 명이 도전해서 아마 오래 버티지 못하고 죽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본인도 짜증 나서 필드 PVP를 비활성화하고 내게 연락해 오겠지. 어림잡아 20분 정도 지나면 친추나 귓속말 채팅을 해 올 것이다.
‘그러게 왜 깝치고 지랄이야.’
고인물이 넘쳐 나는 게임이라 뉴비가 귀중한 건 맞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저렇게 자꾸 기어오르고 민폐를 끼치는 뉴비는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한계가 있었다.
길드원들의 반응처럼 좀 과하긴 했지만, 이 정도는 해야 뉴비가 더 난리 안 치고 적당히 물러날 것이다. 어그로 끌기 좋아하는 관종 또라이는 더한 또라이 짓으로 응대해 줘야 꼬리 말고 도망간다. 이게 내가 게임을 오래 해 오면서 배운 교훈이었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일휘일비가 보내올 연락을 느긋하게 기다렸다. 그렇게 15분 정도가 지난 그때였다.
슬슬 자게에 킬로그가 올라올 거라 생각했던 나는 앞에 보이는 장면에 할 말을 잃었다.
 
[전체] 튀동: 저새1끼 잡아ㅅㅂ
[전체] 영화별론가: 아니 왤케 도망을 잘가냐고ㅋㅋㅋㅋㅋ
 
어디서 스킬 시전 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 했더니, 맞은편에서 일휘일비가 유저들을 주렁주렁 매달고서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엘레멘탈 마법사가 쏜 공격 스킬을 도망치는 와중에도 가뿐하게 피해 낸 일휘일비가 돌진기를 써서 순식간에 나와 거리를 좁혔다.
“이 미친……!”
마치 불빛에 달려드는 나방처럼 앞뒤 가리지 않고 내게 몸을 날리는 일휘일비를 보자 등줄기로 소름이 확 끼쳤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반사적으로 키보드를 눌렀다.
콰직!
본능적으로 누른 공격 스킬은 코앞에 있던 일휘일비에게 정통으로 들어갔다. 체력의 30%를 남기고서 여기까지 달려온 일휘일비는 그걸 처맞고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
 
[전체] 일휘일비: .....
[전체] 영화별론가: ㄷㄷ...
[전체] 류페: ?
 
나와 일휘일비를 둘러싸고 싸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일휘일비를 잡으려고 여기까지 쫓아온 유저들과 나와 함께 레이드를 돌았던 길드원들이 복잡한 기색으로 죽어 버린 일휘일비를 쳐다봤다.
 
[전체] 새로온엘마: 아니
[전체] 새로온엘마: 현상금 건 사람이 죽이면 어캄--;
[전체] asdasd: 그니까;
[전체] 반성문은영어로글로벌: ㄴㄴ죽일때마다 2만이라잔아요
[전체] 반성문은영어로글로벌: 더죽이면됨
[전체] 영화별론가: 저기 일어나주시면 안될까요 일휘일비님?
[전체] 류페: 개판났는데 일어나겠냐고욬ㅋㅋ
 
근처에 있는 유저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죽은 뉴비를 구경하는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다.
이게 뭐지? 두통이 밀려와 이마를 짚었다. 내가 예상했던 그림은 이런 게 아닌데.
현상금이 걸린 와중에도 아득바득 여기까지 뛰어와 죽은 일휘일비의 실력을 인정해 줘야 할지, 이 미친 또라이가 내 예상 밖이라는 걸 깨닫고 포기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전체] 일휘일비: 오일님
[전체] 일휘일비: 정말 너무하세요..
[전체] 오늘은일요일: 남의 닉네임 그딴식으로 줄여부르지 마셈;
[전체] 영화별론가: 오일ㅋㅋㅋㅋㅋㅋㅋ
[전체] 일휘일비: 그럼 뭐라고 불러요
[전체] 오늘은일요일: 부르지마
[전체] 일휘일비: 오일님 너무해요
 
일휘일비가 내 채팅은 싹 무시하고 제 할 말을 이어 갔다.
 
[전체] 일휘일비: 저는 그저 오일님이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건데
[전체] 일휘일비: 이제 막 50렙 찍은 뉴비 현상금을 걸고ㅠ
[전체] 류페: ㅠㅠ
[전체] 영화별론가: ㅠㅠㅠㅠ
[전체] 울팀인성봐조인성: 실드 못칠 쓰레기긴해~
[전체] 오늘은일요일: ㅋㅋ; 님이 먼저 건드렷잖아요
[전체] 새로온엘마: 머야 50렙이라고?
[전체] 반성문은영어로글로벌: 어쩐지 딜이 졸라 잘박히더라
[전체] 류페: 50렙 뉴비 현상금? ㄹㅇ에바
[전체] 일휘일비: 오일님이 저 pk당할때 구해주셔서ㅎㅎ
[전체] 일휘일비: 그때부터 좋아서 길드 들어가고 싶었을 뿐이에요ㅎㅎ
[전체] 오늘은일요일: ?ㅋㅋㅋㅋㅋㅋ
 
이 자식이 사람들 앞에서 피해자 행세하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여기까지 뛰어오면서 다른 유저들의 공격은 다 피해 놓고 내 것만 처맞고 죽은 것부터가 굉장히 수상했다.
 
[전체] 오늘은일요일: 구해준 사람한테 그 ㅈㄹ을 떨어놓고 양심있음?
[전체] 일휘일비: 제가요? 오일님한테요?ㅜㅜ
[전체] 일휘일비: 저는 그저 원래 어려운 뉴비 구해주고 다니는 분인가 싶어서
[전체] 일휘일비: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건데용ㅠ
[전체] 오늘은일요일: ???
[전체] 일휘일비: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전체] 일휘일비: 근데 저는 진심으로 오일님한테 감사해서..그리고 좋아서
[전체] 일휘일비: 혹시 저같은 뉴비도 길드 들어갈수있냐고 물어본거엿는데
[전체] 류페: ㄷㄷ
[전체] 영화별론가: ㄷㄷㄷ
[전체] 일휘일비: 이렇게 현상금 걸 정도로 싫어하신 줄은 몰랏어요....
 
“아오, 시발!”
쾅! 터지는 속을 감당하지 못하고 책상을 거칠게 내리쳤다.
 
[전체] 반성문은영어로글로벌: 요즘 세상에 뉴비 배척 무엇?
[전체] 새로온엘마: 섭 1위 길드라고 막나가는거야뭐야ㅋㅋ
[전체] 채롭: 어우 좀 너무하다ㅜㅅㅜ
[전체] asdasd: 흠;; 일단 뉴비 현상금 건거부터가;;
[전체] 영화별론가: 어허
[전체] 영화별론가: 길마가 문제인거지 길드원은 관련없습니다!
 
일휘일비의 하소연을 들은 근처에 유저들이 수군거렸다. 이 새끼들은 자기네들도 현상금 채팅 보고 뉴비 죽이러 왔으면서 아주 내로남불이 따로 없었다.
주변 유저들이 본인 편을 들어 주는 것을 느낀 일휘일비가 각 잡고 불쌍한 척을 해 댔다.
 
[전체] 일휘일비: 아니에요
[전체] 일휘일비: 눈치없이 계속 길드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본 제 잘못이죠
[전체] 일휘일비: 죄송합니다 오일님ㅠㅠ
[전체] 오늘은일요일: 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오늘은일요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오늘은일요일: 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채롭: 광기 ㄷㄷㄷ
 
내가 미친 듯이 웃자 구경하고 있던 유저들이 주춤하며 하나둘 자리를 떴다.
앞머리를 짜증스럽게 쓸어 넘기며 의자에 뒷머리를 기대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서버] 오늘은일요일: 현상금 끝냅니다
 
남은 확성기를 사용해서 일휘일비에게 걸린 현상금을 끝내 버리고 이어서 채팅을 쳤다.
 
[전체] 오늘은일요일: 알았어요 일휘일비님
[전체] 오늘은일요일: 저도 과했던점 인정합니다
[전체] 오늘은일요일: 현상금 건거 끝냈으니까 일어나셈
[전체] 일휘일비: 그럼 저 길드 가입시켜주는건가요?
 
이 새끼가 끝까지…. 어금니를 꾹 깨물며 힘겹게 대답했다.
 
[전체] 오늘은일요일: 네^^
 
그제야 일휘일비가 마음을 놓고 제자리 부활을 했다. 드디어 살아난 녀석이 발랄하게 인사했다.
 
[전체] 일휘일비: 감사합니당!ㅎㅎ
 
감사하기는, 내가 더 감사하지. 짙게 미소 지으며 미리 준비했던 대로 스킬을 마구 연타했다.
 
[전체] 오늘은일요일: 이럴줄 알았냐 ****야
 
내 캐릭터가 일휘일비를 향해 거침없이 무기를 휘둘렀다. 퍼억, 콰직! 타격음이 화려하게 울리며 일휘일비의 체력이 훅훅 깎여 나갔다.
어차피 쓰레기 새끼가 된 거 진짜 쓰레기가 뭔지 몸소 보여 줘야겠다. 넌 오늘 뒈졌어, 개새끼야.
 
[전체] 영화별론가: ㄷㄷㄷㄷ일욜님 참아요
[전체] 류페: 아ㅣㄴ잠마ㄴㅡ.;
[전체] asdasd: ????
[전체] 오늘은일요일: 니들도 똑같이 두1져ㅅ1발
 
나는 일휘일비를 죽여 놓고 옆에서 구경하던 길드원들과 유저들도 똑같이 후려 팼다.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 상황에 제자리 부활을 하자마자 죽어 버린 일휘일비가 신나게 웃어 댔다.
 
[전체] 일휘일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오늘은일요일: 상황파악못하고쪼개넷1발넘이
 
두 번째로 제자리 부활한 일휘일비에게 다시 스킬을 난사했다. 재빠르게 첫 번째 공격을 피해 낸 일휘일비가 두 번째 스킬부터는 예외 없이 모조리 맞고 또 죽었다.
내 눈에 흙이 들어오는 한이 있어도 넌 절대 내 길드 못 들어와, 개자식아.

মই প্ৰতিদ্বন্দ্বী হোৱা বন্ধ কৰি দিম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