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그런 이상형이라면 평생 못 만나실 것 같은데요.
이: 그래요? 꼭 그렇지도 않던데. 그럼 이제 제 차례죠? 같은 질문 돌려드리겠습니다. 태영도의 이상형은?
태: 저는…… 성격이 좋고, 귀여운 사람이요.
이: 끝이에요?
태: 전 은섭 씨와 다르게 아주 현실적이라서요. 이렇게 범위를 좀 넓게 잡아야 연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허 참.
태: 그럼 제 두 번째 질문입니다. 배우가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이: 어이없네, 진짜 식상해요. 말도 안 나올 정도로요.
태: 잔말 말고 답변을 해주세요.
이: 물론 나의 답변은 식상하지 않을걸요?(윙크)
태: 정말 왜 이러세요……. 그냥 잠자코 답을 해주시면 안 되나요.
이: 의외로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는데, 배우가 된 계기는 모든 사람이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유명해지면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과 재회가 가능해질까 싶었거든요.
태: 만나고 싶던 분과는 재회하셨나요?
이: 세 번째 질문으로 카운트하겠습니다. 답은 예스.
태: 네. 그러면 이어서 네 번째 질문 해도 될까요?
이: 아뇨, 제 차례잖아요! 세 번째 질문. 태영도의 첫사랑은?
태: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이: 네 번째 질문. 태영도가 첫사랑을 만나게 된 나이는?
태: (잠시 침묵) 열아홉.
이: (잠시 침묵) 영도 씨도 저한테 네 번째 질문 하세요.
태: 은섭 씨가 한 번도 첫사랑에 대해 말한 적이 없으시더라고요. 네 번째 질문, 은섭 씨의 첫사랑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이: 귀여운 애였어요. 공부도 엄청 잘했고, 맨날 단정하게 교복을 입고 다녀서 걔를 따라서 저도 좀 단정하게 입고 다녔는데 그냥 모범생 괴롭히는 양아치 같아 보였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드네요. 그 애를 생각하면 그 시절의 풋풋함이 떠올라서 여전히 마음이 이상합니다. 정말정말, 말도 안 되게 좋아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배우가 된 건 그 첫사랑을 만나고 싶어서가 8할입니다.
태: 그럼 다섯 번째 질문. <체험, 삶의 가치!>를 하게 된 이유는?
이: 첫사랑 때문.
태: (침묵)
이: (침묵)
10문 10답을 계획했으나 두 사람이 더는 서로에게 궁금한 게 없다고 투닥거리는 바람에 인터뷰는 예상보다 빨리 끝났다. 노파심에 말하는데, 제작진의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의 케미는 앞으로도 몇 번 더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이은섭 배우와 태영도 아나운서의 팬들은 마음을 놓아도 좋다.
이 인터뷰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룩북 촬영 당시의 분위기가 궁금하다고? 그렇다면 아래의 QR코드를 참고하자. 룩북 촬영 비하인드 영상이 끝난 후 까맣게 변한 화면 속의 당신은 분명 웃고 있을 것.
* * *
촬영이 모두 끝난 후 바로 옆에 있는 이은섭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이은섭
주말에 오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내일이 주말이야 헐
집 갔다가 우리 집 오고 그럴 거 번거로우니까 20:07
이은섭
그냥 오늘 우리 집 가서 잘래? 20:08
핸드폰 액정이 부서져라 열심히 메시지를 보내는 게 귀여워서 괜히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아까 전 이은섭과의 인터뷰를 하며 나도 너랑 좀 더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면서도.
집안일 할 거 많은뎅 20:09
이은섭
오늘 집 가서 당장 할 거 아니잖아 20:09
가면 나 무슨 옷 입고 자 칫솔도 없고 잠옷도 없고 20:10
이은섭
잠옷 내 거 입으면 되고 칫솔은 여분 있어 아 뭔.... 그런 게 걱정됨? 이상한 새끼네 이거;;
우리 동네 새로 생긴 피자집 존맛인데 20:11
내가 만든 파스타랑 먹으면 너무 맛있어서 기절할지도 모름;; 20:12
그래도 좀……. 20:13
이은섭
내가 허락 없이 너 건들까 봐 그래? 20:14
우다다다 메시지를 보내던 이은섭은 내가 잠시 답이 없자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이은섭
은섭이 그렇게 쓰레기 아닌데..... 20:15
그 메시지를 보자마자 웃음이 터졌다. 느닷없이 웃는 나를 보고 철수 준비를 하던 제작진이 뭐가 그렇게 웃기냐고 물었지만 나는 별거 아니라며 얼른 웃는 얼굴을 갈무리하고서 답신을 보냈다.
알겠어, 이따 같이 가자~ 20:15
이은섭
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