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출렁이는 침대에서 체구가 다른 형제가 한 몸이 된 채 앉아 움직였다. 정확히는 장신의 사내가 제 남근으로 동생의 안을 들쑤시고 있었다.
꼬챙이로 꿰뚫리듯 연신 육봉에 관통당하는 늘씬한 나신이, 모질게 저를 탐하는 탄탄한 육체 위로 축 늘어져 흔들렸다.
“흐응, 읏, 흐아…….”
힘없이 벌어진 입에서 다 죽어 가는 교성이 흘러나왔다. 항상 따뜻하게 반짝이던 눈동자는 안개가 낀 양 잔뜩 흐려진 지 오래였다. 그 망가진 모습을 차은혁이 흥분에 찬 시선으로 범했다.
“우윽, 아파, 아, 그, 그읏, 그마안, 하으응.”
혀를 움직일 기력조차 없는지 뭉그러진 간청이 음욕을 부채질한다. 차은혁은 온갖 체액에 절어 미끌거리는 차은수를 강하게 끌어안아 품에 파묻었다. 그 상태로 하체를 험하게 놀리자 찌걱찌걱, 음란한 교접음이 한층 더 크게 울려 퍼졌다.
“아아! 앗, 아!”
“하, 후우, 훅.”
자비 없는 좆질에 한껏 달구어진 내벽이 극렬한 열락을 안겨 왔다. 기둥을 얌전히 받아먹다가도 간헐적으로 꼭꼭 씹어 대는 구멍에 하반신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흠뻑 젖은 성기를 출납하는 아랫구멍에서 하얀 거품이 부글거렸다. 매라도 맞는 양 차은혁의 묵직한 음낭과 딱딱한 허벅지에 부딪히는 가여운 엉덩이가 붉게 달아올랐다. 차은수는 이대로 온몸이 타 버릴 것만 같다고 느끼며, 넋이 나간 얼굴로 접힌 무릎만 움찔댔다.
퍽! 퍽퍽퍽! 고개를 숙인 차은혁이 희고 둥근 어깨를 물면서 스퍼트를 냈다. 차은수의 눈이 홉떠졌다. 쾌락을 넘어선 아찔한 감각에 유연한 허리가 뒤로 휜다.
“아, 악……!”
비명이 채 되지 못한 소리가 공중에 흩어졌다.
곤두서 있던 차은수의 성기 끝에서 맑은 액체가 몇 방울 떨어졌다. 차은혁은 경련하는 그를 끝까지 올가미처럼 얽어 제게 묶어 두며, 허리를 있는 힘껏 쳐올렸다.
불룩, 마른 배가 남근의 모양대로 튀어나왔다.
“큽……! 크윽!”
결장까지 닿은 대물이 부르르 떨렸다.
차은혁은 자신의 귀두를 쪽쪽 빨아들이는 감각을 느끼며 사정을 시작했다. 꿀렁꿀렁 쏟아지는 좆물이 기존의 것과 섞여 동생의 내벽에 그득하게 차올랐다.
“안, 아흐윽, 아아, 안 돼…….”
형이 다시금 제 안에 정액을 싸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차은수가 흐느끼듯 내뱉었다. 그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듯한 말에 차은혁은 기이한 만족감을 느꼈다.
거부하는 동생을 강제로 취한 데에서 비롯되는 희열.
이런 일을 당해도, 가이딩이 절박했다는 변명 한마디면 결국 자신을 버리지 못할 차은수의 성향을 알기에 드는 안정감.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고 느낀 에스퍼로서의 자아가 비아냥거리는 환청이 들린다.
정말 자신 때문에 난폭해졌던 것 같으냐고.
너는 근본이 이런 인간이라고.
“…….”
숨넘어갈 듯 히끅거리는 차은수의 얼굴을 틀어쥐고 제 쪽으로 돌려 입술을 겹쳤다. 이어 숨을 불어 넣어 주자 천천히 호흡을 되찾는다.
쿵쾅쿵쾅 뛰던 동생의 심장 박동도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했다.
“으읍, 음……. 흐응…….”
느리게 깜빡이던 차은수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허물어진 몸에 미약하게나마 남아 있던 힘 또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까무룩 정신을 잃은 차은수의 얼굴을 제 가슴팍에 기대게 한 채, 따끈한 육신에서 빠져나왔다. 쿨쩍이는 질척한 소리와 함께 두꺼운 좆이 미끄러지듯 꺼내어진다.
마개 역할을 겸하던 그것이 사라지자 열린 구멍으로 백탁액이 울컥거리며 흘러내렸다. 주변을 두르고 있던 거품을 꾸역꾸역 밀어내며 쉴 틈 없이 배출되는 모습이 지나치게 선정적이었다.
그 장면을 내려다보던 차은혁이 조소했다. 단순히 지켜본 것만으로도 또다시 발기하는 스스로의 물건을 느꼈기 때문이다.
어쩌겠나.
이 황홀경을 겪어 본 이상, 이토록 저열하고 잔인한 스스로를 인정할지언정……. 차은수를 포기할 수는 없다.
오늘로써 자신은 이미 선을 넘었다.
차은혁은 차은수의 몸을 안아 들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심히 가벼운 무게감에 어떻게든 살을 찌워 관계 시 버티는 시간을 늘려야겠다는 흑심이 들었다.
어느덧 그의 머릿속에는 누군가와 먼저 몸을 섞었던 동생의 체력이 처음부터 바닥난 상태였다는 사실은 의도적으로 지워진 채였다.
생각에 불과할지라도 이 순간에 타인이 끼어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으니까.
지금은, 오로지 형제의 시간이었다.
체액으로 적셔지고 흥건해진 시트를 흘끗한 뒤 욕실로 향했다.
몇 시간 전에도 사용되었을 욕조는 희미한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그곳에 온수를 받고 동생을 조심스레 입수시켰다.
투명한 수중에서 정사의 자취가 빼곡한 나신이 일렁였다. 고개만 바깥으로 내밀게 만드니 숨을 쉬는 것에도, 얼굴 쪽을 씻기기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머리부터 부드럽게 감긴 이후, 얼굴을 씻겨 주기 시작했다. 말라붙은 정액을 닦아 내는 손길이 점차 느릿해졌다.
자신이 사출한 직후 하얗게 젖어 눈가를 찡그리던 동생의 색정적인 모습이 되새겨진다. 발갛게 부어오른 입술 사이를 비집고 따끈한 안쪽을 제 좆으로 헤집었을 때의 쾌감 또한.
차은혁은 뻐근해지는 아래에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손은 착실히 동생의 세안을 마무리해 주었다.
이윽고 욕조로 들어가 그 앞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는 나울거리는 양쪽 다리를 잡아 올려 제 옆구리에 걸쳤다.
물속에 잠긴 밑구멍을 더듬어 손가락을 삽입했다. 아직 남아 있을 제 씨 물을 긁어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하.”
물에 적셔진 살결이 차은혁의 피부에 착 감겨 왔다. 그는 불가항력으로 바짝 서는 자신의 물건을 느꼈다.
물끄러미 차은수를 내려다보았다. 따뜻한 수온에 혈액 순환이 이루어지면서 발그스름하게 상기된 얼굴까지도 과하게 매혹적이었다.
문신이라도 한 것처럼 성교의 흔적으로 가득한 나신이야 말할 것도 없었고.
차은혁은 구멍에서 손가락을 빼내었다.
그리고 곧 그 자리는, 흉흉하게 까딱거리는 육봉이 대신하게 되었다.
욕실에 들어온 목적이 반대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
철벅철벅. 무언가에 의해 거칠게 물결이 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몸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느낌도 들었다.
이상해……. 안온하면서도 끔찍할 정도의 쾌감이 동시에 몰아닥치는, 기묘한 감각이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
익숙한 욕실 천장이 보였다.
“깼어.”
의문형이 아닌 물음이 날아왔다. 꺾여 있던 고개를 힘겹게 들자, 젖은 머리를 쓸어 올리며 나를 내려다보는 형이 눈에 들어왔다.
물에 젖은 채 꿈틀거리는 근육과 육욕에 물든 눈빛이 내 시선을 앗아 갔다.
“형……!”
보아하니 후처리를 위해 나를 욕실에 데려왔다가, 또 아랫도리가 동해서 미친 듯이 박아 대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유도하지 않아도 알아서 키워드를 실현 중인 형에게 감사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일단 지금은 후자다.
고삐가 풀린 것처럼 날뛰는 형의 모습은 굉장히 짜릿하지만, 지금 나한테는 즐길 여유가 없었으니까.
솔직히 목숨의 위협마저 느껴진다.
진짜로, 힘들어 뒈지겠다고.
“무슨 생각 해.”
“아흑!”
철퍽! 남근이 예고 없이 우악스럽게 밀고 들어왔다. 눈을 크게 뜨며 허우적거리다가 겨우 욕조 벽을 붙잡았다. 수증기가 서려 하마터면 미끄러질 뻔했다.
“하응! 흐윽!”
차라리 극점이라도 눌리지 않으면 나을 텐데, 형은 집요하게도 내 성감을 자극했다. 그나마 아까처럼 살 떨리는 곳까지 파고들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정신 좀 차린 나랑 섹스하고 싶은 걸까.
“잠, 앗, 하읏!”
“후우…….”
욕조 물이 바깥으로 촤륵촤륵 흘러넘칠 정도의 공격적인 허릿짓이 이어졌다.
내 안으로 물과 함께 들어왔다 빠지기를 반복하는 남근이 너무 크고 딱딱했다. 속이 더부룩해 욱욱 소리가 절로 나왔다. 잠시 멀쩡했던 눈앞에 별이 반짝이는 듯한 현상까지 발생했다.
“으응! 우웁!”
간간이 튀는 물에 눈을 꼭 감았다. 그러자 형이 동작을 멈추었다.
“……아!”
형은 욕조 끄트머리에 몰아붙여져 있던 내 몸을 자신의 위로 올렸다.
머릿속에 경고등이 켜졌다.
안 돼.
이 체위로 또 하면…….
시발, 나 복하사할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며 즙을 짜기 시작했다.
“싫어! 왜……. 왜 가이딩도 끝났는데 이러는 거야, 형……!”
“…….”
내 외침에 형이 나를 가차 없이 잡아 내리려다가 멈칫했다.
실제로 형의 파장은 거의 안정적인 상태였다. 형과 결합된 현재 내가 느끼는 바로는 그랬다. 정말 죽을 것같이 지치긴 했지만, 거기서 더 심해지는 느낌은 없었다. 그러니 오래 기절해 있지도 못하고 형의 좆질에 반응해 깨어 버린 것일 테지만.
형은 나를 몇 번이고 범했으니, 오래된 갈증이 단번에 해소된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심태성도 그랬으니까.
폭주가 머지않았다는 S급 에스퍼를 이틀 만에 둘이나 케어하고도 꽤 정상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지금의 스스로가 대단히 놀라웠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형의 가슴팍을 기운 없이 밀어냈다.
“이러면……. 우리 그냥 섹스하는 거잖아.”
단순 가이딩이 아니라 그냥 떡 치는 거지. 안 그래?
확실하게 얘기하자면, 형이 일방적으로 날 따먹은 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