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태성은 제 샅에 얼굴을 묻은 차은수를 내려다보았다. 당장에라도 작은 머리통을 움켜쥐고 싶지만, 움직이지 않기로 했으니……. 결국 주먹만 강하게 움켜쥘 수밖에 없었다. 피로한 상태임에도 욕망을 달래 주려는 가이드의 요구를 어떻게 듣지 않을 수 있겠나.
차은수가 고개를 틀어 심태성의 기둥을 주욱 핥아 올리고, 귀두를 입에 넣었다. 입가가 찢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부푼 좆이 서서히 입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볼이 불룩해졌다. 반 정도를 겨우 넣은 그는 버거운 듯 눈을 찡그리며 매트를 꾸욱 짚었다.
“음, 우읍.”
“윽…….”
쿠퍼액이 질질 흘러나오는 육봉이 꺼떡거렸다. 심태성은 미칠 것 같은 기분으로 차은수를 내려다보았다. 그를 올려다보는 낯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조심스러우면서도 유혹적인 손길이 심태성의 고환을 매만졌다. 동시에 좆대를 자기 입 안에 담갔다가 빼는 것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춥, 츠읍, 달콤한 무언가를 녹여 먹기라도 하듯 빨아 젖히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유동하는 혀와 점막이 주는 쾌감은 아랫구멍만큼이나 강렬했다. 심태성은 제 손아귀를 터뜨릴 듯이 쥐며 이를 악물었다. 열이 오른 눈이 충혈되고, 이마에 핏대가 불뚝 돋았다.
“으응, 흡, 욱.”
미처 삼키지 못한 액체가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처럼 커진 좆을 조금 더 깊게 머금은 차은수가 삼키듯이 입을 오므렸다. 그런데도 역부족이자, 차은수는 주르르 성기를 뱉고 손등으로 턱을 훔쳤다.
기다란 속눈썹 아래의 눈동자가 심태성을 향한다. 축축하게 젖은 입술이 시각적인 자극을 선사했다. 심태성은 산산이 흩어지려 하는 인내심을 그러모은 채, 차은수의 색스러운 얼굴을 태워 버릴 듯이 응시했다.
차은수는 부끄러운 듯 눈을 내리깔며 상체를 똑바로 세웠다. 이어 자신이 입고 있던 샤워 가운의 끈을 느리게 풀었다. 정사의 흔적으로 울긋불긋해진 살결이 벌어진 가운 사이로 드러났다.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젖꼭지 역시 심태성의 끈질겼던 애무로 붉게 부어올라 있었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사정감이 차오르는 선정적인 모습이었다. 심태성은 심장이 터질 듯이 뛰는 것을 느꼈다.
“……!”
차은수가 심태성의 곧추선 성기 위에 천천히 주저앉았다. 가운에 가려진 맨 엉덩이가 욕구에 한껏 성난 물건을 깔아뭉갰다.
“큿! 도, 련님……!”
심태성이 뜨거운 숨을 몰아쉬며 차은수를 불렀다. 차은수 역시 피어오르는 성감에 눈꺼풀을 자르르 떨면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심태성의 것은 크기가 크기이니만큼, 차은수의 좆 밑까지도 넉넉히 받쳤다.
척척한 양물을 적나라하게 느끼며, 차은수는 유연하게 하체를 돌리기 시작했다.
쿨쩍쿨쩍. 흠뻑 젖은 거근이 회음부에 문대어지며 질척한 마찰음을 퍼뜨렸다. 은밀한 부위의 피부는 부드럽고 따뜻했다. 잔뜩 흥분한 좆이 위협적일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하으……. 아.”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야릇한 감각을 즐기던 차은수가 허리를 굽혔다. 발간 혀가 심태성의 복근부터 흉근을 요사스레 맛보았다. 나직하게 신음한 심태성은 키스를 청하듯 고개를 숙였다. 차은수는 그의 바람을 이루어 줄 것처럼 얼굴 근처까지 올라갔다가,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한 상태로 애를 태웠다.
“흐으읏, 경호원님…….”
명백히 느끼고 있는 목소리가 속삭인다. 가까이서 마주한 눈동자는 열감에 물들어 촉촉하게 젖은 채였다. 차은수가 엉덩이를 움직일 때마다 달아오른 숨결이 어지럽게 섞였다.
“으, 응.”
차은수가 발개진 눈가를 움찔하며 심태성의 입술을 핥았다.
“…….”
심태성은 결코 길지 않은 이 순간이 억만년처럼 느껴졌다.
차은수가 저를 이용해 느끼는 모습은 분명 귀중한 것이었으나……. 결국 이번에도 그에 한해서는 참는 것을 포기했다.
다급하게 차은수의 입술을 삼켜 물었다. 빼꼼 보이던 여린 혀를 강하게 얽고, 그로도 모자라 혀뿌리를 자극해 타액을 들이마셨다.
“흐읍……! 우읍!”
차은수가 속절없이 광포한 입맞춤에 당했다. 감질나게 허리를 돌리던 행위도 멈춘 채였다.
몸을 일으키려는 시도는 그를 옭아매는 에스퍼의 무력 앞에 좌절되었다. 심태성은 자신을 뿌리치려는 차은수의 저항이 잠잠해졌을 때 입술을 놓아주었다.
차은수가 할딱거리며 심태성을 밉지 않게 흘겨보았다.
“가만히 계시라고, 제가……. 아!”
말을 막듯이 철퍽, 강하게 밑을 쳐 온 남근에 전신이 크게 들썩였다. 차은수는 제가 움직일 때와는 차원이 다른 강도에 그만큼 강한 자극을 느꼈다. 맨살이 맞닿는 느낌 자체가 꼴렸다.
사실 자신도 처음부터 꽤 흥분한 상태라, 빨리 좆을 품고 싶었으나 심태성을 안달 나게 만들기 위해 시간을 끌었을 뿐이었다. 지금은 짓눌린 좆이 언제든 꼿꼿하게 일어서서 자신의 안을 파고들 수 있다는 사실에 제법 스릴감도 느꼈고 말이다.
“도련님.”
정욕이 형상화된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심태성은 거칠게 가슴을 부풀렸다가 가라앉히며 차은수의 턱을 길게 핥았다.
“넣게 해 주십시오.”
“…….”
차은수는 황당한 표정을 숨겼다. 이미 심태성은 자신의 허리를 강제로 잡고 살짝 들어 올린 채, 넣을 준비를 마친 상태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문제일까. 저 또한 은근히 바라던 상황에, 차은수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함께 밑구멍에 조준되어 있던 좆대가리가 푸욱 들어온다. 한바탕 치렀던 격렬한 섹스로 인해 과열되었던 내부가,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도 못하고서 다시금 대물을 받아들였다.
“크으윽……!”
“아으, 흑! 흐아앗!”
차은수는 쾌감에 찬 눈으로 허리를 휘었다. 새벽의 푸르스름한 빛 아래에서 보이는 모습이 지나치게 음란했다.
낮게 목을 울린 심태성이 상반신을 일으켰다.
“흐으……! 아, 악!”
조바심이 들게 굴었던 대가가 고스란히 돌아왔다. 퍽퍽퍽! 광기가 묻어나는 좆질에 차은수의 몸이 거세게 튕겼다.
심태성은 차은수의 몸을 제 품 안에 욱여넣으며 자리를 이탈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숨이 막힐 만큼 포악하게 들이닥치는 남근에, 차은수는 반사적으로 심태성의 어깨를 밀어내려 들었다.
“후우, 흡, 크읍!”
당연히 끄떡도 하지 않은 심태성이 차은수의 쇄골에 입을 묻으며, 허릿짓에 온 신경을 쏟았다. 험악한 상하 운동에 맞추어 좁고 습한 안쪽이 발작적으로 떨렸다. 좆기둥을 씹어 대는 반응이 뇌가 녹을 정도로 황홀했다.
심태성은 차은수의 엉덩이를 강하게 움켜잡고, 고개를 들어 차은수의 얼굴 이곳저곳에 입을 맞추었다.
“흐윽! 앗, 아아아!”
그대로 차은수를 뒤로 눕혀 꿰뚫어 댔다. 마치 정신을 놓아 버리라는 것처럼 밀어붙이는 태도였다.
차은수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끅끅 울었다. 너무 깊거나 거칠다는 말을 할 생각조차 떠올리지 못하는 기색이었다. 단 한 순간의 여유도 없이 휩쓸리는 그의 관자놀이를 타고, 끊임없이 눈물이 굴러떨어졌다.
그 모습이 안쓰럽지도 않은 것인지……. 아니. 그러기는커녕 더욱 발정열이 오른 심태성은 차은수의 두 뺨을 감싼 채 입술을 겹쳤다. 조막만 한 얼굴이 커다란 손에 갇혀 꼼짝도 하지 못했다.
제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기에, 차은수는 심태성의 전부를 받아들이기만 했다. 입 안을 헤집는 묵직한 혀, 장기를 쑤셔 대는 남근, 온몸에 쏟아부어지는 육욕과 애욕은 감당키 힘겨울 수준이었다.
엉망으로 범해지는 구멍이 마찰열에 의해 붉게 변한 채 비명을 지르듯 찌걱거렸다. 차은수가 막힌 신음을 흘려보내며 까무러쳤다.
그리고 그 순간, 오랫동안 욕구를 참고 있던 양물이 절정 앞에 굴복했다.
“후, 큭……!”
고개를 쳐들고 이를 악문 심태성이 양껏 좆을 밀어 넣었다.
배 속을 차지한 거근이 왈칵 뿜어내는 정액의 느낌에, 차은수가 자맥질을 하듯 팔다리를 휘저으며 정신을 차렸다. 본능적으로 배를 움켜쥔 그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괴로워했다. 한계치를 넘어선 쾌락에 모골이 송연했다.
“아흑……! 욱, 히윽!”
차은수는 자신의 안에서 심태성이 사정을 잇는 동안 몰려오는 선득선득함에 몸을 떨었다. 어떻게 몇 번을 해도 사출량이 이토록 많을 수 있는 건지……. 아무리 에스퍼라고 해도, 이건 너무 사기적이었다.
심태성은 좆이 녹아내리는 느낌에 숨을 거세게 들이켰다가 내쉬었다. 이미 따끈하게 풀려 있던 내벽이 좆을 감싸 오는 감각은 정신이 아찔할 정도라, 짐승처럼 날뛰고 말았다.
저를 끝까지 받아 낸 차은수에게 이제는 사뭇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뒤늦게 달래는 듯도, 후희를 즐기려는 듯도 한 교접이었다. 아직 진정이 되지 않은 차은수가 할딱거리며 그의 숨을 나누어 받았다.
땀에 젖은 몸에서 더욱 짙어진 체향이 풍겨 나왔다. 입욕제 향과 어우러진, 묘하게 포근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차은수 특유의 향이었다. 심태성은 고개를 내려 그의 목선을 코로 훑으며 욕심껏 체취를 들이켰다.
“하, 흐읏, 하아.”
차은수의 호흡이 점차 규칙적으로 변했다. 그는 몽롱한 눈을 깜빡이다가 눈꺼풀을 스르르 내렸다. 퓨즈가 끊긴 듯 잠에 빠진 모습이었다.
심태성은 사출 직후에도 차은수의 체내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슬며시 딱딱해지고 있던 좆을 조용히 물렸다. 주르륵, 내벽을 긁어내리며 빠져나간 물건에 차은수가 무의식적으로 앓는 소리를 흘렸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성애가 가시지 않은 음성이 속삭였다. 심태성은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가이드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